케빈 워시 미국 Fed 총재(의장) / AP 연합뉴스
케빈 워시 미국 Fed 총재(의장) / AP 연합뉴스
29일(현지 시간) FOMC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선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왜 지금 금리를 올리지 않았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케빈 워시 미국 중앙은행(Fed) 총재(의장)가 말만 하고 행동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워시 총재는 "최근 회의 이후 42일 동안 미 국채 수익률곡선 전반에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상당히 올랐다"고 말했다.

시장이 Fed 관계자의 발언이나 점도표보다 실제 경제지표에 직접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동결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기보다는, 시장금리 상승이 이미 긴축 효과를 내고 있으며 연준이 경제와 시장의 추가 신호를 관찰하면서 '더 어려운 결정'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워시 총재의 설명이다.

워시 총재는 "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는 8주 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가계와 기업의 조급함은 63개월 동안 쌓여왔다"며 "연준은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반드시 결과를 낼 것이다. 그러나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즉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워시 총재는 이번 금리 동결을 긴축의 일시 중단이나 정책 후퇴로 규정하는 것을 거부했다. "인플레이션은 Fed의 2% 목표보다 여전히 높다"고 지적하며 공식적인 2% 목표 외에 더 높은 ‘암묵적 목표’나 ‘느슨한 목표’가 존재한다는 인식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기업 자본지출(CAPEX)에 대해선 "인공지능(AI) 관련 첨단장비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강하게 증가하면서 제조업 생산과 미래 성장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투자가 생산성과 총공급에 미치는 효과의 시점과 규모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공급 충격과 AI 투자에 따른 생산성·총공급 변화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몇 달간 추가 판단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기대에 구속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아래는 질의응답 전문.

▶(질문) 포워드 가이던스가 줄어든 상태에서 시장이 움직이는 모습을 약 두 달간 지켜봤다. 현재 적절한 통화정책 수준에 관해 시장이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보는가.

"연준이 하려는 것은 시장으로부터 가공되지 않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얻는 것이다. 미 국채와 달러의 외환가치가 매수자와 매도자의 거래를 통해 스스로 형성되도록 두고, 그 가격이 연준의 물가와 고용 책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판단하려 한다. 그 결과 시장은 지난 회의 이후 42일 동안 연준 발언보다 실제 경제 상황에 훨씬 직접적으로 반응했다."

▶시장금리 상승은 기준금리도 높아져야 한다는 뜻 아닌가. 시장이 실제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 구체적으로 무슨 말을 하고 있는가.

"시장을 해석하는 것은 불완전한 작업이다. 시장 움직임에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원인으로 정확히 분해하기 어렵다. 다만 국채시장은 경제성장과 생산이 견조하고, 자본지출과 생산성이 강하며, 노동시장도 안정적이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제 상황 때문에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 연준이 지난 42일간 정책금리를 움직이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은 상당한 정도의 긴축을 스스로 진행했다."

▶세 명의 반대표가 제시한 논리는 무엇이었나. 의장이 원했던 ‘집안싸움’이 벌어졌고 세 명의 반대표가 나왔다. 반대 위원들은 어떤 주장을 했으며, 의장은 왜 설득되지 않았는가.

"지난 이틀간 위원들은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론했다. 정책을 올바르게 만드는 것이 위원회의 ‘북극성’이며,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집안싸움’이 벌어졌다. 물가안정을 달성할 권한과 수단, 책임이 연준에 있다는 점에는 폭넓은 합의가 있었다. 동결 결정은 다수의 지지를 받았지만 관성적으로 내려진 결정은 아니었다. 앞으로 가능한 모든 정책 선택지를 놓고 적극적이고 치열한 논의가 있었다."

▶ 6월 근원 CPI가 7월 동결에 얼마나 영향을 줬나. 7월에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결정은 어느 정도나 6월 근원 CPI 결과 때문이었나.

"별 영향을 안 줬다. 데이터 의존의 역사적 문제는 데이터 자체와 그것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 있다. 연준은 특정 지표 하나를 결정의 명분이나 핑계, 사후 정당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는다.중요한 것은 개별 수치가 아니라 데이터의 추세다. 최근 일부 고무적인 물가지표가 있었지만, 연준이 그 지표만을 숨죽이며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연방기금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의 관계, 각종 통화정책 준칙의 추정치 등을 보면 현재 금리가 더 높아야 하는 것 아닌가.

"현재 시장금리는 42일 전보다 높다. 연준이 시장을 움직이려는 시도에서 일정 부분 물러나자, 시장은 미 국채 수익률곡선 전반에서 적정 명목금리 수준에 관한 판단을 스스로 상향했다. 연준이 시장 판단을 명령처럼 그대로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관찰하고 있다. 연준이 정책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므로 시장도 반응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시장은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연준이 무엇을 말하거나 정책금리를 직접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금융시장 가격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시장 반응도 통화정책 파급효과의 일부다."

▶동결 결정은 확신에 찬 결정이었나, 아슬아슬한 결정이었나 동결을 지지한 의장과 여덟 명의 위원들은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나. 아니면 동결과 인상 사이에서 매우 근소하게 동결을 선택한 것인가.

"공식 투표 결과는 9대 3이었다. 다만 더 폭넓은 논의에서는 경제 충격과 기조적 상황, 정책수단, 물가와 생산에 미치는 효과 등 어려운 질문에 대해 상당한 공통점이 있었다. 현재는 ‘주의 깊게 기다리는 시기’가 아니라 ‘주의 깊게 사고하는 시기’다. 이 점에는 위원들이 사실상 모두 동의했다고 본다."

▶인플레이션이 높고 내려오지 않는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금리를 올리는 것인가.

"향후 전망 기간에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은 상태라면 금리는 해결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다만 금리만을 고립된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지는 않는다. 금융시장과 가계, 기업 사이에는 연준이 공식적으로 2% 목표를 제시하면서도 실제로는 그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 행동을 통해 드러난 선호라는 의미에서 ‘현시선호’가 2%보다 높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2%를 중심으로 형성되도록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 인플레이션에 대한 연준의 책임을 인정하고 다른 요인을 탓하지 않는 것, 금리와 기타 정책수단을 실제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준은 말이 아니라 실제 성과로 평가받을 것이다."

▶목표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의 상당 부분이 공급 충격에서 발생했다. 이 때문에 금리 인상의 효과가 떨어지는가.

"이번 회의에서는 충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조적인 인플레이션 동학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공급 충격을 중요하지 않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무시하지 않는다. 핵심은 공급 충격의 영향이 얼마나 넓게 확산되는지, 그리고 충격의 직접적인 원인과 멀리 떨어진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까지 오르게 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연준의 목표는 경제성장은 더 폭넓게 확산되는 반면, 인플레이션은 일부 영역에 제한되고 국지화되는 것이다. 충격으로 인해 정책 판단이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며 위원들 사이에도 견해 차이가 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판단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시장가격의 신호도 활용할 것이다."


▶오늘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오늘의 결정을 ‘일시 중단’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 경제 상황과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를 엄밀하게 검토하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확인한 것이다. 이를 억지로 ‘중단’이라고 부른다면 금융시장 가격은 그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회의 사이의 기간에 시장은 멈추지 않았다. 물가지표와 강한 경제성장에 반응했고, 명목금리와 실질금리가 모두 올랐다. 연준이 오늘 정책금리를 명시적으로 바꾸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것은 이야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잭슨홀 연설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것인가

"현재는 완전히 백지상태이며 연설에 무엇을 담을지 아직 검토를 시작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잭슨홀 연설은 가을에 벌어질 일을 미리 설정하거나 예고하는 연설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그런 역할을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잭슨홀에서는 0.25%포인트의 금리 조정 같은 근시안적인 문제를 넘어 큰 질문을 제시하고 싶기도 하다. 큰 그림을 다루는 연설로 할지, 9월부터 12월 사이의 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전통적인 연설로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금리로 수요를 둔화시키지 않는다면 어떤 경로로 물가를 낮추나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은 서로 전쟁을 벌이는 목표도, 양자택일의 문제도 아니다. 두 목표 사이에 엄격한 상충관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금리는 대출·신용·신뢰·환율 경로를 통해 작동한다. 대차대조표는 신호효과와 포트폴리오 재조정 경로 등을 통해 작동할 수 있다. 연준이 총수요를 미세하게 조절해 총공급에 정확히 맞추려는 것은 아니다. 중앙은행은 그런 정밀조정에 능숙하지 않다. 현재 총수요는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지만 총공급은 추정해야 한다. 특히 AI 관련 기업 자본지출이 생산성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불확실해 공급과 수요의 경쟁을 판단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위원들 사이의 정확한 이견은 무엇이었나

"물가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와 전략은 무엇인가. 더 어려운 정책 결정을 언제 내려야 하는가. 시장이 연준의 점도표나 연설이 아니라 실시간 경제 상황에 반응하고, 국채 수익률곡선이 어느 정도 긴축적이어야 할지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은 유용한 변화다."

▶시장의 예상을 깨뜨리는 결정에는 어떤 위험이 있나

"시장을 놀라게 하는 것은 연준의 목표가 아니다. 연준의 최우선 목표는 최선의 정책 결정을 내리는 것이며 다른 요소들은 그 목표에 기여해야 한다. 시장에 결정을 일일이 떠먹여주거나, 정책을 사전에 예고하거나, 특정 방향의 힌트를 주지 않으면 시장 참가자들이 연준 발언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제 판단을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면 정책 이야기의 주도권을 잃지 않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들은 위기 상황에서 안도감을 주기 위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 정책을 구체적으로 예고했다. 위기 때는 그것이 적절했지만, 여건이 더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같은 방식이 필요한지는 재검토할 가치가 있다. 시장 참가자와 기자들은 많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소비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과정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더 나은 정책 결정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2% 목표는 어떤 물가지표를 기준으로 하나

"공식적인 답은 개인소비지출, 즉 PCE 물가지수다.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와 전략 문서에서 PCE 물가를 기준으로 2% 목표를 정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를 고수한다. 다만 내년 전략 검토에서 변화가 있을 가능성까지 미리 배제하지는 않는다. 관련 태스크포스가 추가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실제 정책 판단에서는 PCE만 보지 않는다. CPI와 세부 구성요소 등 더 폭넓은 지표를 통해 경제 전반의 기조적이고 광범위한 가격 변화를 파악하려 한다. 공식적인 책무는 좁고 명확하지만, 이를 판단하는 시야는 훨씬 넓다."

▶의장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2%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반복하지만 실제 정책 조치는 하지 않았다. 이전 위원들도 이미 같은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연준은 도대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

"기자회견이 오늘 자신이 한 일의 전부는 아니다. 연준은 지난 이틀과 2주 동안 통화정책 전략과 정책수단, 현재 확보한 데이터와 추가로 필요한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오늘 결정은 관성적인 선택과 거리가 멀었다. 지금 시점에서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른 결과는 9대 3 투표에 나타났지만, 그 이면의 논의는 훨씬 더 치열했다.국채 수익률곡선과 달러, 금융시장 내부 지표를 보면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있으며 목표를 달성할 신뢰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에는 마법 지팡이가 없다. 며칠이나 몇 주 안에 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오늘 회의와 준비 과정은 의회가 부여한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였다."

▶AI 태스크포스 위원들의 이해상충은 어떻게 검증했나

"다섯 가지 핵심 질문을 다루기 위해 전문성이 뛰어난 15명을 선정했다. 올바른 답을 얻으면 연준이 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잘못된 답을 얻으면 문제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사안들이다. 다만 최종 의사결정자는 외부 태스크포스가 아니라 연준 이사회와 FOMC다. 연준은 다섯 위원회가 내놓은 결과를 참고하고 활용하겠지만, 외부 그룹이 정책 결정을 좌우하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다. 태스크포스 내부에서도 ‘집안싸움’이 벌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지 않는다면서 왜 행동하지 않았나

"질문에서 가계와 기업들이 느끼는 조급함이 들린다. '이제는 결과를 내놓으라'는 것이다. 이것은 핑계가 아니라 사실이지만 현 지도부가 출범한 지는 8주 반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가계와 기업의 조급함은 63개월 동안 쌓여왔다. 연준은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으며 반드시 결과를 낼 것이다. 그러나 마법 지팡이를 휘둘러 즉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시장이 9월 인상을 거의 확신하면 연준은 따라야 하나

"연준은 시장가격에 제약받지 않으며, 시장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다만 시장은 정책 판단에 매우 유용한 정보원이다. 결정을 좌우하는 유일한 정보도 아니고 완벽하지도 않지만 참고할 가치가 크다. 연준이 2% 인플레이션이라는 목표에 비행기를 착륙시키려 하는 상황에서, 전망과 수시 논평을 계속 내놓아 시장 신호를 흐리게 만들면 연준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성공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능력도 약화할 수 있다."

▶금리 변화도, 포워드 가이던스도 없는데 오늘의 뉴스는 무엇인가

"농담을 섞어 말하면 자신이 기자회견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뉴스였던 것 같다. 일반 국민에게 전할 핵심 메시지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첫날에도 자신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사회와 FOMC가 책무를 달성할 능력에 대해 더 큰 확신을 갖고 있다. 언론은 세 명의 반대표 때문에 ‘분열된 연준’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본 것은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이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연준의 정책결정 방식을 개혁하려는 모습이었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