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 루리, 실용주의 정책 펼쳐
기업 稅부과 반대 등 AI붐 견인
뉴욕 맘다니, 고가 주택에 과세
소유주 인터넷 명단 공개 논란
뉴욕=황정수 특파원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미국 동부와 서부를 각각 대표하는 이들 도시는 4000㎞ 넘는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경제, 산업, 문화 등에서 차이가 크다. 정치적으로는 ‘민주당이 장악한 진보 성향 대도시’란 공통점을 공유해왔다. 하지만 최근 두 도시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가 중도 실용주의 성향의 시장을 중심으로 과거 명성을 회복하고 있는 반면 뉴욕에서는 시장의 ‘민주사회주의’ 때문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대니얼 루리
29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대니얼 루리 샌프란시스코시장은 최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관련 행사에서 “아직 부족하지만 도시가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노숙자와 도심에 만연한 마약, 업무용 빌딩 공실로 ‘쇠락했다’는 평가를 받던 도시가 부활했음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올 상반기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오피스 임대 면적도 전년 동기보다 23% 증가했다. 2021년 7%에 이르던 거주자 순유출은 지난해부터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변화의 중심엔 루리 시장이 있다. 민주당 출신으로 2025년 1월 취임한 그는 취임 초기 ‘돈 많은 시민운동가’라는 시선을 받았지만 중도 실용주의 노선을 앞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루리 시장은 빈곤층 자립과 거리 환경 개선,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방만하게 운용되던 예산을 개혁해 적자를 해소했다. 또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새로운 기업 관련 세금 도입에 반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사회주의가 장악한 다른 대도시와 달리 샌프란시스코는 ‘실용주의의 모범 사례’가 됐다”고 분석했다. 뉴스위크는 “새로운 중도주의적 담론에 기반한 재창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란 맘다니
뉴욕에서는 지난 1월 민주사회주의를 내걸고 당선된 조란 맘다니 시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혼란이 커지고 있다. 500만달러 이상 고가 주택을 보유하면서 상시 거주하지 않는 사람에게 부과하는 징벌적 부동산 세금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최근 맘다니 시장은 뉴욕시 홈페이지에 고가 주택 소유주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등이 포함됐다.
명단에 들어간 가구는 뉴욕시 약 370만 가구 중 96만 가구에 이른다. 1주택자 등 과세 대상이 아닐 가능성이 큰 사람까지 명단에 들어가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세계 자본주의 심장인 뉴욕에서 “부자 망신 주기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맘다니 시장은 지난달 25일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 100만 가구의 월세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소규모 건물주들이 반발하며 집단 무효 소송에 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