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성다이소 제공
사진=아성다이소 제공
다이소가 5000원짜리 전기면도기와 고데기 등 소형 생활가전을 잇달아 내놓는다. 화장품과 패션, 식품에 이어 가전까지 상품군을 넓히며 기존 전문점과 온라인 쇼핑몰이 장악한 시장을 파고드는 모습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저렴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다이소의 ‘5000원 가격 상한’ 전략이 생활가전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면도기·고데기도 5000원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아성다이소는 이달 신상품으로 충전식 전기면도기와 온열 뷰러, 미니 판고데기 등 소형 생활가전 3종을 출시한다. 가격은 모두 5000원이다.

충전식 전기면도기는 USB-C 방식으로 충전할 수 있는 휴대용 제품이다. 충전 케이블과 면도날 청소용 솔을 함께 제공한다. 여행이나 출장 때 간단히 사용할 수 있도록 크기와 기능을 줄였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저가형 충전식 면도기가 통상 1만원대 이상에 판매되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온열 뷰러는 약 70도로 가열되는 실리콘 온열부를 이용해 속눈썹을 고정하는 제품이다. 전원을 켜고 약 30초가 지나면 온열부 색상이 변해 사용할 시점을 알려준다. USB-C 충전 방식을 적용했으며 이달 다섯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판매한다.

미니 판고데기도 5000원에 선보인다. 일반 고데기보다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높였고 머리를 펴거나 끝부분에 굴곡을 주는 기본적인 스타일링에 사용할 수 있다. 시중의 휴대용 판고데기가 저가형도 2만~3만원대에 판매되는 것과 비교하면 가격 차이가 크다.

뷰티 넘어 가전까지 확장

다이소는 그동안 수납·청소용품과 문구 등 생활잡화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화장품과 패션, 건강식품, 소형 가전 등으로 상품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한 번 방문했을 때 여러 종류의 상품을 구매하도록 해 매장당 매출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소형 가전은 가격대가 높은 데다 제품 개발과 안전성 검증이 필요해 균일가 유통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혀왔다. 다이소는 기능을 단순화하고 대량 발주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추고 있다. 브랜드나 디자인보다 가격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상품군 확대의 배경이다.

다이소의 생활가전은 고가 제품을 대체하기보다는 여행용이나 보조용 수요를 겨냥한다. 이미 면도기나 고데기를 보유한 소비자가 출장이나 휴가 때 사용할 제품을 추가로 구매하거나, 특정 기능을 시험해보는 용도로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이소는 매달 600종 이상의 신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식품과 주방·청소용품, 뷰티, 패션, 생활가전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약 3만종에 달한다. 대부분 가격을 500~5000원으로 제한하고 용도와 크기, 디자인을 세분화해 소비자가 여러 제품을 비교해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매출 4년 만에 54% 증가

상품군 확대는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4조5363억원으로 전년보다 14.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4424억원으로 19.2% 늘었다.

다이소의 매출은 2022년 2조9457억원에서 2023년 3조4604억원, 2024년 3조9689억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 처음 4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3년 만에 매출이 54.0% 늘어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다이소는 최고 성능보다 필요한 기능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수요를 만들고 있다”며 “소형 가전은 안전성과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중요한 만큼 초기 판매 반응과 재구매 여부가 카테고리 확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