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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길거리 나앉을 판"…새 아파트 '입주 대란' 공포 [주간이집]
8월 입주 '매교역팰루시드', 잔금대출 막혀 '날벼락'
연말까지 전국 7만1368가구 입주…대출 문제 확산 우려
연말까지 전국 7만1368가구 입주…대출 문제 확산 우려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29일 부동산 플랫폼 호갱노노에 따르면 매교역팰루시드는 이달 넷째 주(20~26일) 이용자가 가장 많이 찾아본 아파트로 집계됐습니다. 한 주 동안 4만2663명이 방문했습니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이 단지 잔금대출 문제가 거론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은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당시 토론회에 참석한 매교역팰루시드 입주 예정자는 "은행들의 대출 한도가 소진되면서 잔금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예외 적용이나 경과조치를 마련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이미 확정된 건데 사후에 정책 변경을 하면 어쩌란 말이냐"며 관련 내용을 점검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매교역팰루시드가 잔금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직접적인 원인이 강화된 대출 규제의 소급 적용 때문은 아닙니다. 이 단지는 2023년 말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사업장으로 지난해 발표된 '6·27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의 예외 대상에 해당합니다.
문제는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강화하면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연간 가계대출 증가 여력의 85.3%(약 3조6968억원)를 이미 소진했습니다.
올해 증가액 목표치 4조3363억원 가운데 하반기 가용 여력은 14.7%(약 6395억원)뿐입니다. 남은 기간 대출 증가량을 억제해야 하는 은행이 집단대출에도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입주를 앞둔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보게 된 셈입니다.
매교역팰루시드 입주 예정자들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입주는 다음달 18일부터 10월19일까지 진행될 예정입니다. 기한 내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연체이자가 발생하죠. 오는 11월30일까지 중도금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 이에 따른 연체이자도 추가됩니다. 통상 잔금대출을 받으며 중도금대출을 정리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중으로 연체이자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한 입주 예정자는 "단지에 필요한 잔금대출은 1조원 수준인데, 취급 은행들의 한도는 100억~150억원 정도여서 사실상 대출받기 어렵다"며 "어렵사리 내 집 마련에 성공했다 싶었는데, 입주를 앞두고 대출 상담조차 받아주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이가 많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렇다고 매교역팰루시드에만 대출을 추가 공급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특정 단지만 대상으로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한 단지를 예외로 인정하면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단지와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잔금대출 문제가 매교역팰루시드만의 일은 아닙니다. 경기 평택의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와 '브레인시티 로제비앙&엘가 더퍼스트' 등에서도 집단대출을 구하지 못해 입주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8~12월 전국에서 입주를 앞둔 물량은 7만1368가구에 달합니다.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교역팰루시드에서 불거진 잔금대출 문제가 전국 입주 단지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