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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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에 긴급 주문을 넣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 판매가 늘면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드라이버 IC(DDI) 생산에 필요한 웨이퍼 1만장을 추가 요청했지만, 현지 업체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파운드리 업계는 기존 계약 물량을 소화하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인 만큼 이 같은 긴급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현지 파운드리 업체 UMC에 DDI 생산을 위한 1만장 규모 이상의 웨이퍼 물량을 긴급 주문했다. 하지만 UMC는 생산시설 가동률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워 주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가 UMC에 추가 생산을 요청한 것은 갤럭시 폴더블 제품이 예상을 웃도는 판매 호조를 보여서다.

DDI는 스마트폰 화면에 글자·사진·영상 등이 나타나도록 제어하는 칩이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로부터 영상 정보를 받아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각 화소의 밝기·색상을 조절한다. OLED 화면을 작동시키는 데 필수적인 부품인 만큼 공급이 부족해질 경우 스마트폰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당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등이 맞물려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앞서 UMC에 맡기려던 DDI 웨이버 1만장 이상 분량의 생산 주문을 취소했었다.
지난 4일 삼성 강남 1층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사전 개통 시작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4일 삼성 강남 1층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 사전 개통 시작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판매량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 특히 신형 폴더블폰(갤럭시Z폴드·플립8 시리즈)이 인기를 끌자 제품 출하에 필요한 DDI를 추가 확보하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삼성전자는 앞서 취소했던 생산 물량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UMC에 긴급 주문을 요청한 셈이다.

문제는 UMC 생산 능력이었다. UMC는 삼성전자가 주문을 취소한 이후 비어 있던 생산 물량을 다른 고객사들을 통해 채웠다. 이 회사는 기존 생산라인에 다른 고객사 주문 일정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반도체 업계에선 이번 사례를 파운드리 시장의 수급 구조가 달라지고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일부 성숙 공정에서 생산능력이 빠듯해지면서 파운드리 업체들이 고객사 주문을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여지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폴더블 판매가 늘면 DDI 수요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선을 여러 곳으로 넓혀보는 것도 자연스러운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파운드리 업계는 기존 계약 물량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빠듯한 상황"이라며 "기존 거래처가 아닌 곳의 추가 주문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홍민성 한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