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에서 비야디(BYD)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당해 수리를 맡기려면 약 250㎞ 떨어진 부산이나 수도권까지 가야 한다. 판금, 도장이 가능한 비야디의 공식 서비스센터 5곳이 이들 지역에만 있어서다. 이마저도 수리 기간이 평균 9.8일로 국내 전기승용차 평균(6.7일)보다 3.1일 길다. 유영준 카테크 대표는 “BYD는 진출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기존 국산차 업체보다 인프라가 부족해 현장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입 전기차 판매가 국산을 넘어설 만큼 급증하고 있지만 정비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1년 새 판매를 7배 늘린 BYD는 사고 수리가 가능한 센터가 5곳뿐이다. 차는 많이 팔렸는데 고칠 곳을 찾아 헤매는 ‘수리 난민’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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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사에 맡긴 AS

2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상이 끝난 BYD 승용차 피해 사고 373건의 평균 수리 기간은 9.8일이다. 수리가 길어지다 보니 렌트 부담도 불어났다. 평균 렌트 기간은 9.4일로 전기승용차 평균(6.7일)보다 2.7일 길고, 렌트비는 107만6000원으로 국산차(55만2000원)의 두 배였다.

수리가 오래 걸리는 건 사고 수리 거점이 부족해서다. BYD 서비스센터 21곳 중 사고 수리가 가능한 곳은 서울 양천, 경기 안양·수원, 인천 부평, 부산 사상 등 5곳이다. 국내 누적 판매량(2만6244대) 기준 한 곳당 5248대에 이른다.

거점이 더디게 느는 건 정비를 딜러사에 맡긴 구조의 영향이 크다. BYD는 본사가 아니라 딜러사 6곳이 판매와 사후서비스(AS)를 모두 맡고 있다. 정비사 교육도 딜러사 몫이다. 국내에 공식 서비스센터 1967곳을 둔 현대자동차·기아가 신차 출시 전 동네 정비업체 직원까지 불러 교육하는 것과 대비된다. 국내 진출 2년이 채 안 돼 정비 사례가 적다 보니 드문 고장일수록 원인을 찾는 데 오래 걸리는 한계도 있다. 판매가 급증해도 정비 역량을 곧바로 늘리기 어려운 이유다. 공임도 딜러사마다 시간당 11만~11만5000원으로 제각각이다.

피해는 차주에게 돌아간다. BYD 차주 커뮤니티에서 한 이용자는 지난달 22일 부품값(215만1500원)보다 공임(282만7500원)이 많이 나온 견적서를 올리며 “부품비보다 공임이 더 비싸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8일엔 소형차 돌핀의 운전석 판금, 뒷문 교체 등에 수리비로 210만원이 들었다는 글도 올라왔다.

보험료 인상 우려 역시 커졌다. 상반기 BYD 전기승용차의 대물 손해율은 168.4%로 전기승용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보험료 100원을 받아 168원을 내줬다는 뜻이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손해율이 이 정도 추세라면 보험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테슬라도 ‘정비 대란’ 우려

이는 수입 전기차 전반의 문제로 꼽힌다. 배터리, 모터 같은 핵심 부품은 8~10년 보증하는데, 보증된 서비스를 받으려면 지정 정비소에서 고쳐야 한다. 국내 누적 판매 24만 대에 이르는 테슬라는 공식 서비스센터 18곳을 포함해 지정 정비소가 37곳에 그친다. 이마저도 사고수리센터는 경기 동탄과 용인 두 곳뿐이다. 테슬라 차를 수리하려면 차를 들어 올리는 리프트까지 전용 장비를 써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만의 기준이 있다 보니 부품을 구하고 수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내년에 테슬라 정비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보증 기간이 끝난 뒤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서울 자동차 정비업체 3180곳 가운데 전기차를 정비하는 곳은 364곳(11.4%)뿐이다. 김종남 카포스 서울조합 이사장은 “고가 장비, 전문인력을 개별 정비업체가 모두 확보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BYD코리아는 “공식 서비스센터 이외에 사고수리용 전문업체와의 협력 체계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리 기간과 관련해선 “주요 정비 및 사고수리용 부품을 미리 확보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정상원/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