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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 한 달…안미현 검사 "10점 만점에 0점" [이정우의 중대사안]
안미현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
"증거유랑민 돼 경찰·공소청·법원 떠돌아"
"檢 구속기간에 警 보완수사…위법 논란"
"검사가 몇 분이면 할 일, 며칠로 불어나"
"보완수사권 인정이 해법…계속 문제 제기"
"증거유랑민 돼 경찰·공소청·법원 떠돌아"
"檢 구속기간에 警 보완수사…위법 논란"
"검사가 몇 분이면 할 일, 며칠로 불어나"
"보완수사권 인정이 해법…계속 문제 제기"
"0점이다."
안미현 대전지방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3일 한경닷컴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과 검찰청 폐지 한 달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선 현장의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해온 그다.
여당은 여러 우려 속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담은 개정법을 "더 좋은 형사소송법"이라고 주장하며 통과시켰으나, 시행 후 한 달간 현장 모습은 딴판이라는 게 안 검사가 보고 느낀 바다.
안 검사는 "비효율과 비정상으로 점철됐다"고 묘사했다. 그에 따르면 검사의 수사권 폐지로 사건관계인이 경찰과 공소청을 오가고, 몇 분이면 끝날 사실 확인에도 며칠씩 걸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검사가 직접 확보한 자료를 재판 증거로 사용할 수 없어 경찰 등 수사기관을 거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 공판검사가 국세청에서 확보한 자료를 제출하려 하자 재판장이 법원을 통한 별도 절차를 요구한 일도 있었다. 검사가 직접 검색하면 몇 분이면 끝날 일몰 시각 확인을 두고 경찰과 여러 차례 서류를 주고받은 사례도 나왔다.
안 검사는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결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음은 안 검사와의 일문일답.
"0점이라 할 수 있다. 비효율과 비정상으로 점철됐다. 사건관계인은 증거유랑민이 돼 경찰, 공소청, 법원을 떠돌아야 했다. 검사들이 손쉽게 보완할 수 있는 것도 모두 경찰의 손을 거쳐야 했다. 그나마 마이너스가 아닌 0점을 준 이유는 보완수사 이행결과통보에 종합수사결과를 포함하도록 한 점 때문이다. 수사한 내용을 정리한 의견을 적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 지난 한 달간 검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제기된 문제는.
"사건관계인이 제출하는 것을 검사가 받아도 되는지, 검사가 해도 되는 일인지, 공판에서 다툼의 소지가 생기지는 않을지 많은 논의가 있었다. 사건관계인의 자료를 받고 진술을 듣는 것은 실체가 수사다. 수사권이 없는 검사의 위법한 수사라는 논란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시행 전에 예상됐던 문제인가.
"예견된 것이었다.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고 공소를 유지하려면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듣고 자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는 수사활동과 떼어낼 수 없는데 작위적으로 분리하려다 생긴 문제다."
"해당 조항은 검사가 사건관계인에게서 자료를 받고 진술을 들을 수 있도록 수사행위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기형적' 조항이다. 기존에는 검사가 직접 진술을 듣고 자료를 받아 증거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제는 직접 듣고 직접 받아도 증거로 쓸 수 없다. 이에 공소청은 이를 증거로 쓸 수 없으니 경찰에 제출하라고 안내할 수밖에 없다. 경찰은 사건을 이미 공소청에 넘겨 자기 손에 사건이 없다며 추가 진술이나 자료 제출을 공소청에 하라고 안내한다.
법정에서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형사소송법 245조의13은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에도 진술을 듣거나 자료를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역시 검사가 취득한 진술과 자료는 증거로 쓸 수 없다. 이에 법원은 검사에게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게 한 뒤 법원을 거쳐 다시 증거신청을 하도록 한다. 아니면 공판검사가 당사자에게 경찰에 자료를 내게 한 뒤 경찰로부터 추송받아 제출해야 한다."
▶ 공소제기 이후 피해자에게 자료를 제출받는 것은 공소유지 활동이므로 허용된다는 해석도 있다.
"형사소송법 245조의13 명문 규정에 '공소유지에 필요한 때' 검사가 확보한 진술과 자료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돼 있다. 법을 고치지 않는 한 그런 주장은 명문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게 검사 대부분의 생각이다.
실제 사례가 있다. 증언을 마친 증인이 공판검사에게 자료를 내겠다고 하자, 재판장이 공판검사에게 이를 제출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공판검사가 국세청에서 확보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내려 하자 재판장이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을 통해 증거를 제출해달라고 한 사례도 있다. 재판부도 공판검사가 직접 확보한 증거를 낼 수 있는지 의문을 갖거나 불가능하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개편 이후 사건 지연을 막기 위해 보완수사 기간을 한 달로 제한했다. 경찰은 이행결과통보 전에 공소청 검사에게 협의요청을 하고, 검사는 일주일 내 의견제시를 해야 한다. 이것이 또 다른 업무 부담이 됐다. 종전에는 검사가 간단히 보완하면 되던 사안도 이제는 모두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해야 한다. 경찰은 한 달 내 보완수사를 하고 협의요청서를 쓰고, 검사는 이에 대해 의견제시서를 써야 한다.
최근 어떤 검사는 오후 6시30분께 발생한 야간주거침입절도 사건에서 범행 당시가 일몰 이후인지 확인할 자료가 없어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했다. 검사가 직접 검색하면 몇 분 만에 확보할 자료다. 경찰은 일몰 시간을 검색해 야간주거침입절도를 유지하겠다는 협의요청서를 보냈다. 검사는 의견대로 진행하라는 의견제시서를 보냈다. 경찰이 이행결과를 통보해 사건이 다시 공소청에 왔다. 몇 분이면 될 일이 며칠이 됐다. 검색 결과만 있으면 됐을 일이 종합수사결과보고서, 협의요청서, 의견제시서, 이행결과통보서라는 서류를 만드는 절차로 바뀌었다."
▶ 이 밖에 공론화가 필요한 문제는.
"구속사건이다. 경찰은 구속기간 10일 내 사건을 공소청에 송치해야 한다. 송치 이후 보완수사가 필요하면 경찰이 해야 하는데, 공소청의 구속기간이 진행되는 동안 경찰이 보완수사를 하는 문제가 있다. 향후 공판에서 경찰이 자신들의 구속수사 기간이 끝난 상태에서 검사의 구속기간을 이용해 수사한 것이 위법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 현직 검사로서 법의 문제점을 공개 지적하는 데 부담은 없었나.
"이미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구속사건에서 향후 제기될 문제를 공소청 본청과 개인 페이스북에 제기해 오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결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것인데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적어도 문제의 일부 수정을 위해서라도 계속 문제를 제기할 예정이다. 실무 현장에서 문제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