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가 게임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 이미 사용한 아이템이라도 소비자에게 구매액을 환불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짧은 기간 유료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 뒤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해버리는 게임사 ‘먹튀’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아이템 팔고, 서비스 종료…'먹튀 게임' 막는다
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모바일 게임 표준약관 개정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게임 내 아이템 상품 환불은 공정위가 제정한 표준약관에 근거해 각 게임사가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이용자의 단순 변심에 따른 청약 철회(환불)는 구매 후 7일 이내에 가능하다. 구매 후 사용했거나 개봉했을 때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상품이 게임사가 안내한 광고와 어긋나는 등 게임사에 귀책사유가 있다면 이미 사용한 경우라도 30일까지는 환불받을 수 있다.

문제는 상품을 구매한 뒤 30일이 지나 게임 서비스가 갑자기 종료됐을 때다. 모바일 게임에서 대세로 자리 잡은 ‘뽑기’식의 확률형 아이템은 구매·사용 후 바로 소멸하는 특성 때문에 서비스 종료 후 환불받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표준약관에 서비스 종료 시 환불과 관련한 별도의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용한 지 30일이 지난 아이템에 대해서도 일정 기간 이내라면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표준약관 개정에는 “정보 비대칭으로 비롯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공정한 게임시장을 조성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 3일 넥슨에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 조작과 관련해 역대 최고인 116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약관 개정이 제대로 된 보상 없이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는 중국계 게임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2년 홍콩 게임사인 디밍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배틀삼국지의 한국 서비스를 출시 1년 만에 종료하면서 쓸 수 없게 된 유료 아이템의 환불과 관련한 안내를 하지 않았다.

오형주/이주현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