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가 자회사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DB하이텍 지분 5.63%(250만 주)를 1650억원에 매수했다고 28일 공시했다. DB하이텍 지분 약 7%를 보유하던 행동주의 펀드 KCGI로부터 주식을 샀다. DB Inc의 지분율은 18%로 상승했다. DB는 “안정적 경영권 확보 및 중장기적 투자 수익 확보가 목적”이라고 지분 매수 이유를 밝혔다.

KCGI는 그동안 DB그룹에 이사회 중심 경영과 주주 환원정책을 강화할 것을 요청했다. 업계 관계자는 “DB그룹과 행동주의 펀드 간 분쟁은 사실상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DB하이텍 추가 매수로 DB Inc는 지주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정 기업의 총자산이 5000억원을 넘고,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 이상이면 해당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거쳐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강제 전환된 지주사는 2년 내 상장 자회사 지분 ‘30% 이상’을 의무 보유해야 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이슈 등을 포함해 보유한 자회사 지분의 매입 또는 처분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