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생활 로봇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이 소형 로봇(오른쪽)은 자율주행으로 집안 곳곳을 돌며 불필요하게 작동되는 가전을 제어한다. LG전자 제공
LG전자의 생활 로봇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두 개의 바퀴가 달린 이 소형 로봇(오른쪽)은 자율주행으로 집안 곳곳을 돌며 불필요하게 작동되는 가전을 제어한다. LG전자 제공
삼성전자, LG전자, 두산로보틱스를 비롯한 국내외 기업이 45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푸드테크’(음식+기술)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인다. 이들 업체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서 관련 신제품과 차세대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냉장고·인덕션 등과 조리 로봇, 휴대용 전자레인지 등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 전망이다.

삼성, 푸드 생태계 소개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다음달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삼성의 ‘푸드 생태계’를 선보인다고 27일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와 ‘애니플레이스 인덕션’을 처음 공개한다.

패밀리허브는 냉장고 내부 AI 카메라로 식자재 종류와 입출고 시점을 인식해 고객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예컨대 냉장고에 채소와 과일, 달걀이 들어온 시점을 기록했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하면 고객에게 알려준다. 냉장고 우측 문에 설치된 32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식사나 요리 때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을 볼 수 있다. 이 터치스크린을 통해 고사양 게임도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푸드 앱인 ‘삼성푸드’는 내부 AI 카메라로 냉장고에 보관 중인 식자재를 파악해 만들 수 있는 요리(레시피)를 추천한다. 레시피는 냉장고 터치스크린과 스마트폰 화면에 뜬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로봇인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한다. 이 소형 로봇은 두 개의 바퀴가 달렸다. 제품 앞면에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됐다. 이 제품은 자율주행 기술로 집안 곳곳을 돌면서 불필요하게 가동되는 가전을 제어한다. 고객이 밖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반려동물처럼 현관 앞으로 마중 나와 반겨준다. 고객의 목소리와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추천·재생한다.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도 CES 2024에서 칵테일 로봇 등을 선보인다. 이 로봇은 AI로 사람의 표정을 분석한 뒤 맞춤형 칵테일을 제조해준다.

푸드 프린팅 기술 선보여

국내외 스타트업도 푸드테크 기술을 선보인다.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기술이 핵심이다.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탑테이블은 CES 2024에서 4차원(4D) 푸드 프린팅 시스템 ‘잉크’를 전시한다. 잉크는 질감, 크기, 영양 성분뿐만 아니라 인체 내 녹는 지점까지 설정하는 맞춤형 영양 제공 시스템이다. CES 2024 푸드&애그테크 부문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누비랩은 새롭게 디자인한 3세대 AI 푸드 스캐너와 제2형 당뇨병 환자용 앱을 최초로 공개한다.

미국 스타트업 수비는 식사 준비를 돕는 키친로봇과 식사키트 배달 서비스를 소개한다. 라이즈가든은 혁신상을 받은 수경재배 솔루션을 선보인다. 미국과 일본에 기반을 둔 요카이익스프레스는 즉석에서 라면을 끓여주는 무인 레스토랑 플랫폼을 전시한다.

일본 섬유·전자기업 윌텍스는 전자레인지 가방 ‘윌쿡’을 선보인다. 이 제품은 300g 무게의 얇은 가방이다. 여기에 식품을 넣으면 90~130도의 열을 가해 식품을 조리할 수 있다.

주요 기업들이 가세한 푸드테크 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27년 3420억달러(약 444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CES에서는 푸드테크를 주제로 74개 기업이 전시 부스를 차린다.

김익환/허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