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르만부터 키신·소피 무터까지…내년 '연주의 神' 몰려온다
내년 한국에선 ‘연주의 신'들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클래식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하는 거물급 연주자들이 줄줄이 내한한다.

먼저 ‘세상에서 가장 까칠한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폴란드 출신의 피아노 거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1월 초 한국을 찾는다. 1975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자 출신인 그는 완벽한 테크닉과 남다른 작품 해석으로 세계 피아니스트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조성진의 조언자이기도 하다.

‘피아노의 황제’로 통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은 3년 만에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서른 번 넘는 커튼콜과 한 시간에 걸친 앙코르 연주, 자정을 넘기는 사인회 등 한국 클래식 애호가들이 가장 열광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명인 그의 내한 일정은 11월로 잡혔다. 그의 뒤를 잇는 러시아 피아니스트이자 현재 세계 클래식 음악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인 다닐 트리포노프는 4월 무대에 오른다. 그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루빈스타인 콩쿠르 우승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메르만부터 키신·소피 무터까지…내년 '연주의 神' 몰려온다
연륜 있는 노장 피아니스트들의 무대도 이어진다. ‘이 시대 최고의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루돌프 부흐빈더는 6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1~5번)을 2회 공연에 걸쳐 들려준다. 그는 이 공연에서 루체른 페스티벌 스트링스 지휘와 피아노 연주를 병행한다. 아시아 첫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은 6월, ‘모차르트 해석의 대가’ 마리아 조앙 피레스는 9월 리사이틀을 연다.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를 제패한 젊은 피아니스트도 대거 출동한다.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역사상 최초로 5관왕(우승+전 부문 특별상) 기록을 세운 폴란드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가 2월 한국을 찾는다. 10월엔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그랑프리(전 부문 대상)를 거머쥔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가 온다.

그 밖에도 중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11월), 2009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공동 우승자인 일본의 츠지이 노부유키(3월)·중국의 장 하오첸(9월) 등이 한국을 찾는다.
지메르만부터 키신·소피 무터까지…내년 '연주의 神' 몰려온다
현의 명장들도 몰려온다. ‘바이올린 여제(女帝)’로 불리는 독일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가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0대 때 전설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발탁된 이후 독보적인 음색과 무결점 테크닉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인물이다. 많은 바이올리니스트의 롤모델로 거론되는 그는 내년 3월 연주를 들려준다.

젊은 시절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키신,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과 함께 ‘러시아 신동 삼총사’로 불리며 세계 무대를 휩쓴 ‘바이올린 거장’ 막심 벤게로프도 8년 만에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2007년 어깨 부상 이후 지휘자로 쭉 활동해오다, 2011년 바이올리니스트로 재기했다. 내한 일정은 내년 4월이다.

이외에도 그래미상 수상만 세 차례에 빛나는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5월), 2009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인 대만계 호주 바이올리니스트인 레이 첸(7월), EMI 역사상 최연소 음반 녹음 연주자이자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최연소 수상자인 한국계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12월) 등이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