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 문화부에서 클래식 음악을 비롯한 공연예술 전반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ksoohyun@hankyung.com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등장한 첼리스트 문태국(30·사진)의 옆엔 2대의 첼로가 놓여 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네 개의 현을 사용하는 모던 첼로와 한국에선 좀체 보기 힘든 다섯 개의 현이 달린 피콜로 첼로였다. 그는 모던 첼로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프렐류드’를, 피콜로 첼로로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 중 ‘가보트’를 들려줬다. 스틸 현과 함께 양의 창자 등을 꼬아 만든 거트 현(아래 두 줄)을 장착한 2대의 첼로와 바로크식으로 개량된 활을 든 문태국은 사나우면서도 포근한 음색으로 바로크시대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내비쳤다.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문태국이 바흐로 돌아왔다. 워너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새 앨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가지고서다. 그가 2019년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에는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6곡)이 담겼다.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진 서울, 경남 김해, 경기 안양 등에서 세 차례 리사이틀도 앞두고 있다. 문태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은 다섯 개의 현을 위해 쓰인 곡”이라며 “바흐의 의도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처음으로 고(古)악기인 피콜로 첼로 연주에 도전했다”고 했다.문태국은 피콜로 첼로를 연습하면서 겪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악기의 사이즈가 모던 첼로의 8분의 7 수준이기에 코드를 짚는 지판의 간격이 다르고, 네 개의 현으로 배운 운지
7일 서울 종로구 크레디아클래식클럽 스튜디오.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등장한 첼리스트 문태국(30)의 옆엔 2대의 첼로가 놓여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 네 개의 현을 사용하는 모던 첼로와 한국에선 좀체 보기 힘든 다섯 개의 현이 달린 피콜로 첼로였다. 그는 모던 첼로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프렐류드’를, 피콜로 첼로론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 중 ‘가보트’를 들려줬다. 스틸 현과 함께 양의 창자 등을 꼬아 만든 거트 현(아래 두 줄)을 장착한 2대의 첼로와 바로크식으로 개량된 활을 든 문태국은 사나우면서도 포근한 음색으로 바로크 시대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내비쳤다.2014년 파블로 카살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린 문태국이 바흐로 돌아왔다. 워너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새 앨범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가지고서다. 그가 2019년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이번 앨범에는 ‘첼로의 구약성서’로 불리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6곡)이 담겼다. 이달 말부터 내달 초까진 서울·김해·안양 등에서 3차례 리사이틀도 앞두고 있다. 문태국은 이날 간담회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6번은 다섯 개의 현을 위해 쓰인 곡”이라며 “바흐의 의도에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처음으로 고(古)악기인 피콜로 첼로 연주에 도전했다”고 했다. “현이 다섯 개인 첼로를 구하려고 10시간을 운전했어요. 그리고선 밤새도록 연습해 녹음까지 마쳤죠(웃음).”문태국은 피콜로 첼로를 연습하면서 겪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악기의 사이
일본 출신의 후지타 마오(사진·1998~)는 현재 세계가 가장 주목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중 하나다. 그는 우아한 음색과 섬세한 표현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특히 모차르트 작품에 대한 해석이 우수한 연주자로 손꼽힌다.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2017년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2019년엔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 자리에 오르면서 다시 한번 뛰어난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이후 네덜란드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LGO),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적 악단들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아왔다. 2021년엔 소니 클래시컬과 전속 계약(월드와이드)을 맺은 최초의 일본인 피아니스트로 알려지면서 다시금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후지타 마오는 내년 2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열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임윤찬은 경이로운 테크닉의 피아니스트로 천부적 재능과 음악가적 탐구 정신을 모두 지녔다.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나 빠른 시일 내에 이토록 깊은 인상을 남긴 경우는 거의 없었다.”(그라모폰)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적 클래식 음반 시상식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 4월 영국 명문 음반사 데카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발매한 첫 앨범 ‘쇼팽: 에튀드’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도 그의 차지였다.임윤찬은 이날 한국경제신문에 보낸 수상 소감을 통해 “이런 큰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 가족과 선생님들, 위대한 예술가들, 에이전시 관계자 그리고 친구들”이라며 “세상에 태어나 처음 음악으로 접하게 된 부모님의 음성, 말투부터 눈으로 본 풍경, 새롭게 배운 감각과 지식이 전부 나의 음악에 켜켜이 녹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살면서 듣거나 느낀 사소한 경험들이 모두 나의 피아노 연주로 표현돼 왔다”며 “나와 나의 음악은 주변 사람에게 매우 감사해야 한다”고 했다.그라모폰상은 음악가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클래식 음반계의 오스카상’으로도 불린다. 영국의 권위 있는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이 1977년부터 해마다 시상식을 열고 있으며, 피아노·협주곡·관현악·실내악·현대음악 등 부문별로 선정한 최고의 클래식 음반에 대해 시상한다. 지금까지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임윤찬은 경이로운 테크닉의 피아니스트로 천부적 재능과 음악가적 탐구 정신을 모두 지녔다.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나 빠른 시일 내에 이토록 깊은 인상을 남긴 경우는 거의 없었다.(그라모폰)”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적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 4월 영국 명문 음반사 데카(Decca)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발매한 첫 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도 그의 차지였다. 임윤찬은 이날 한국경제신문에 보낸 수상 소감을 통해 “이런 큰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 가족과 선생님들, 위대한 예술가들, 에이전시 관계자들 그리고 친구들”이라며 “세상에 태어나 처음 음악으로 접하게 된 부모님의 음성, 말투부터 눈으로 본 풍경, 새롭게 배운 감각과 지식이 전부 나의 음악에 켜켜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살면서 듣거나 느낀 사소
“이제 막 스무살이 된 임윤찬은 경이로운 테크닉의 피아니스트로 천부적 재능과 음악가적 탐구 정신을 모두 지녔다. 젊은 피아니스트가 이렇게나 빠른 시일 내에 이토록 깊은 인상을 남긴 경우는 거의 없었다.(그라모폰)” 피아니스트 임윤찬(20)이 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적 클래식 음반 시상식인 ‘그라모폰 클래식 뮤직 어워즈’에서 2관왕에 올랐다. 지난 4월 영국 명문 음반사 데카(Decca)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발매한 첫 앨범 ‘쇼팽: 에튀드(Chopin: Études)’로 피아노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인 피아니스트가 그라모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상인 ‘올해의 젊은 예술가’ 부문도 그의 차지였다. 임윤찬은 이날 한국경제신문에 보낸 수상 소감을 통해 “이런 큰 상을 받아야 할 사람은 내 가족과 선생님들, 위대한 예술가들, 에이전시 관계자들 그리고 친구들”이라며 “세상에 태어나 처음 음악으로 접하게 된 부모님의 음성, 말투부터 눈으로 본 풍경, 새롭게 배운 감각과 지식이 전부 나의 음악에 켜켜이 녹아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살면서 듣거나 느낀 사소
영국 출신 안토니오 파파노(65·사진)는 오페라와 관현악을 넘나들며 최정상급 수준의 지휘력을 뽐낸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마에스트로다. 2002년부터 20년 넘게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하우스 음악감독을 맡아 오페라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주목받았고, 2005년부터 지난해까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겸임해 관현악에 대한 통찰력 또한 남다른 거장으로 인정받았다.그가 이달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명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뒤를 이어 세계적 악단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다. 파파노가 LSO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서울 세종문화회관(1일)과 롯데콘서트홀(3일), 경기 남한산성아트홀(4일), 대전예술의전당(5일) 등에서 아시아 투어를 연다.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훌륭한 지휘자는 단원들과 함께 연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악단에서 ‘최고의 선생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연주자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다양한 생각을 서로 연결 짓도록 도와주며,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도록 영감을 불어넣는 게 나의 의무”라고 했다. 이어 그는 “LSO와 함께 가능한 한 많은 작곡가, 작품을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들이 지닌 ‘영광의 소리’를 더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파파노는 유명한 ‘완벽주의자’다. 최고의 소리가 나올 때까지 단원들을 훈련시키고 웬만한 연주로는 만족하는 법이 없어서다. 그는 “지휘자로서 욕심이 많은 편”이라며 “공격적인 단호함보다는 열정적인 단호함을 발휘하려고 한다”고 했다. “단원들을 매
타이틀리스트가 2년 만에 신제품 GT 드라이버와 GT 페어웨이우드를 출시했다. GT 시리즈는 ‘Generational Technology’의 약자로 ‘세대에 걸쳐 발전한 기술’을 의미한다. 드라이버 3종(GT2, GT3, GT4)과 페어웨이 우드 2종(GT2, GT3)으로 구성된 GT 시리즈엔 타이틀리스트만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집약됐다.먼저 독자적으로 개발한 헤드 크라운 소재와 정교한 심리스 접합 기술을 적용했다. 헤드 크라운에 티타늄보다 3배 이상 가벼운 매트릭스 폴리머를 사용해 빠른 헤드 스피드, 깔끔한 타구음을 선사한다. 최적화된 무게 중심 설계로 볼을 ‘멀리, 똑바로’ 보내는 성능을 나타내는 ‘관성모멘트(MOI)’도 높였다. 여기에 향상된 스피드링과 VFT 기술을 결합해 뛰어난 관용성을 구현했으며, 개선된 공기역학 헤드 디자인으로 임팩트 시 볼에 더 강한 에너지가 공에 전달되는 에너지가 전달되도록 했다.GT2 드라이버는 빠른 헤드 스피드와 높은 관용성을 보장하기에 안정성을 원하는 골퍼에게 적합하다. GT4 드라이버는 스핀을 줄여서 이전보다 긴 비거리를 실현하고픈 골퍼에게 제격이다. GT3 드라이버는 일관된 스윙이 가능한 골퍼가 거리를 늘리고, 볼의 탄도를 정밀하게 조정하고 싶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GT2 페어웨이 우드는 높은 탄도와 관용성을 제공하는 모델로, 볼을 쓸어치는 골퍼들에게 적합하다. 탄도를 더욱 정교하게 조절하고, 공격적인 스윙으로 상당한 비거리를 구현하도록 돕는 GT3 페어웨이 우드도 있다.GT 시리즈는 지난 6월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주요 선수들이 처음 사용하면서 주목받았다. 지난 7월엔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100명 이상의 선수
‘직항편이 좋을까. 경유편이 좋을까.’ 유럽 미국 등 장거리 노선 여행을 계획할 때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고민이다. 직항편은 편리하고 시간을 아낄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경유편은 비용이 저렴하지만 시간 낭비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경유지에서 발생하는 환승 대기 시간에 공항에 머물지 않고 그 나라 랜드마크를 다녀오거나 여유롭게 호캉스를 즐길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무료로.세계 최다 국가로 취항하는 터키항공을 통한다면 어려운 얘기가 아니다. 스톱오버 서비스,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 등 튀르키예 이스탄불공항 환승객을 위한 알짜 혜택으로 여행 고수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난 항공사라서다.블루 모스크, 아야 소피아(외부 관람), 톱카프 궁전, 그랜드 바자…. 이스탄불 하면 떠오르는 대표 명소들을 둘러보고 싶다면 터키항공의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를 선택하면 된다. 이스탄불공항에서 6~24시간 체류하는 국제선 환승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내 투어 프로그램으로 현지 가이드, 공항과 시내를 오가는 차편, 정통 튀르키예 식사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한다. 이동 경로, 시간대, 관광지가 다른 5개 코스가 상시 운영되며 보스포루스 투어는 5~10월, 쇼핑 투어는 1~4월과 11~12월에 추가로 운영된다. 터키항공의 투어 이스탄불 서비스는 공항 국제선 도착 터미널의 호텔 데스크나 환승 구역에 있는 투어 이스탄불 데스크 오피스, 온라인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관광보다는 우아한 분위기의 공간에서 화려한 야경을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선호한다면 스톱오버 서비스로 고개를 돌려보자. 2022년 9월부터 한국발 노선에 처음 도입된 터키항공의 스톱오버 서비
영국 출신 안토니오 파파노(65)는 오페라와 관현악을 넘나들며 최정상급 수준의 지휘력을 뽐내 온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마에스트로다. 2002년부터 20년 넘게 런던 코벤트 가든의 로열 오페라하우스의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오페라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주목받았고, 2005년부터 지난해까진 이탈리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겸임하면서 관현악에 대한 통찰력도 남다른 거장으로 인정받았다. 그가 이달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명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뒤를 이어 세계적인 악단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LSO)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다. 유럽 클래식 음악계가 주목하는 지휘 명장 파파노가 LSO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다음 달 세종문화회관(1일), 롯데콘서트홀(3일), 남한산성아트홀(4일), 대전예술의전당(5일) 등에서 아시아 투어를 연다. 공연을 앞두고 서면으로 만난 그는 “훌륭한 지휘자는 단원들과 함께 연주의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악단에서 ‘최고의 선생님’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며 “연주자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지하고, 다양한 생각을 서로 연결 짓도록 도와주며,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 넣어주는 게 나의 의무”라고 했다. 이어 그는 “LSO와 함께 가능한 한 많은 작곡가, 작품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이들이 지니고 있는 ‘영광의 소리’를 더 생생하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파파노는 유명한 ‘완벽주의자’다. 무대뿐 아니라 연습실에서도 최고의 소리가 나올 때까지 단원들을 훈련 시키고, 웬만한 연주로는 만족하는 법이 없어서다.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하다. 그는 “지휘자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30년 넘게 ‘전체 악기군의 장(長)’ 악장으로 활약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라이너 호넥(1961~)이다.일곱 살 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그는 빈 국립음대에서 에디트 베르트싱어를 사사했다. 1981년 빈 국립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 단원으로 발탁된 호넥은 그로부터 3년 뒤 이 악단의 악장으로 취임했다. 그가 빈 필하모닉 악장을 맡은 건 1992년의 일이다.호넥은 솔리스트로도 최고의 연주자다. 빈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등 해외 유수 악단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키웠다. 그는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 단원들로 구성된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다재다능한 바이올리니스트 호넥이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10월 17~18일 열리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착한 사람은 늘 당하고, 피해만 본다.”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누군가를 만날 때 너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거드는 말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현명한 이타주의자>는 이런 보통 사람들의 생각에 반기를 드는 책이다.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과학저널리스트인 슈테판 클라인은 “이기주의자가 단기적으로 볼 때는 훨씬 잘사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타인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이타주의자가 훨씬 앞서간다”고 주장한다.그는 뇌과학, 경제학,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의 실험 결과를 들면서 ‘이기심이 만연한 세상을 포용하는 이타주의자의 삶’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설명한다. 지금으로부터 2500년도 더 전에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삶에는 타인의 행복도 포함된다”고 추정했다. 당시엔 그조차 이를 증명하지 못했지만, 현대의 경험주의 연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뇌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남을 돕고 관용을 베풀 때 초콜릿을 먹거나 성행위를 할 때 활성화되는 두뇌 회로가 자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과 오피오이드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심장 순환계 질병뿐 아니라 감염 질환 발생 가능성도 줄여준다. 이타주의자가 이기주의자보다 더 자주 행복감을 느끼고, 훨씬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얘기다. 모든 문화권에서 임신과 출산의 부담을 안고도 여성이 남성보다 오래 살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도 꼽힌다.그렇다고 단순히 지금 당장 큰 만족감을 느끼거나 장수하기 위해 이타주의자가 되란 건 아니다. 저자는 “미래
“바흐가 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악을 창조했다면, 소련 체제하에 살았던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의 고뇌와 고통을 토대로 우울감을 내재한 음악을 썼습니다. 완전히 대비돼 보일 수 있지만, 두 작곡가의 음악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현시대의 사회 문제를 극복할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내년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사진)는 최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2025년 음악제의 주제는 ‘스펙트럼: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20세기를 호령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카바코스는 “바흐의 음악을 쇼스타코비치의 관점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바흐의 관점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면 우린 분명 더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희망, 자유, 사랑 등 우리가 바라는 삶의 가치들에 마음을 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카바코스는 1985년 18세의 나이로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뒤 파가니니 콩쿠르, 나움버그 콩쿠르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란 별칭을 얻은 음악가다. 1991년 BIS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오리지널 버전(1903∼1904년작) 녹음 음반으로 그라모폰이 수여한 ‘올해의 협주곡 음반상’을 거머쥐는 등 연주자로 먼저 이름을 알린 그
1927년 시작된 쇼팽 콩쿠르는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년) 등을 배출한 ‘명피아니스트의 산실’. 5년마다 전 세계 클래식계의 시선을 사로잡는 쇼팽 콩쿠르에서 2021년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피아노를 전공하지 않은 공대생이 본선 3차 무대까지 올라온 것. 그는 일본 도쿄대 학부·대학원에서 정보기술(IT)을 전공한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29)다.오는 11월 내한하는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에게 음악과 과학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언어가 아니다”며 “논리적 사고와 음악적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창작의 영감을 받고, 일상에서 생겨나는 호기심과 과학적인 탐구에서 신선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그는 지난해 7월 한국 공연에서 이진법을 활용해 작품 번호를 소개하는 등 과학과 음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점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하야토는 “지금도 대학 시절 전공한 컴퓨터공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그의 20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2020년 도쿄대 대학원에서 총장상을 받고 졸업 이후엔 일본 IT 기업 입사가 예정됐을 정도로 유능한 과학도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망은 꺼진 적이 없었다. 피아노 강사인 어머니 덕분에 세 살 때 피아노를 배운 그는 2018년 전(全)일본피아노지도자협회(PTNA) 콩쿠르에서 우승한 데 이어 이듬해 프랑스 리옹 콩쿠르에서 3위 자리에 오르자 ‘피아니스트의 길’로 과감히 방향을 틀었다.하야토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지만 연주자를 평생의 업으로 삼는 데엔 늘 망설임이 있었다”며 “대학원을 졸업할 무렵에야 연구자나 엔지니
“바흐가 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이 쓸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음악을 창조했다면, 소련 체제하에 살았던 쇼스타코비치는 인간의 고뇌와 고통을 토대로 우울감을 내재한 음악을 썼습니다. 완전히 대비되어 보일 수 있지만, 두 작곡가의 음악을 통해 인간을 둘러싼 현시대의 사회문제를 극복할 방향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내년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겸 지휘자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는 지난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리허설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그가 정한 축제의 주제는 ‘스펙트럼 : 바흐부터 쇼스타코비치까지(SPECTRUM : Bach to Shostakovich)’.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요한 세바스찬 바흐(1685∼1750)와 20세기를 호령한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카바코스는 “바흐의 음악을 쇼스타코비치의 관점에서,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바흐의 관점에서 이해해볼 수 있다면 우린 분명 더 귀중한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바흐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은 희망, 자유, 사랑 등 우리가 바라는 삶의 가치들에 마음을 열게 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카바코스는 1985년 18세의 나이로 시벨리우스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뒤 파가니니 콩쿠르, 나움버그 콩쿠르에서 연달아 1위에 오르며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란 별칭을 얻게 된 인물이다. 1991년 BIS 레이블을 통해 발표한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오리지널 버전(1903∼1904년작) 녹음 음반으로 그라모폰이 수여하는 ‘올해의 협주곡 음반상’을 거머쥐는 등 연주자로
“빗속에서의 피아노 연주, 제게도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죠.”지난 7월 26일 근대 올림픽 128년 역사상 최초로 야외, 그것도 프랑스 센강을 무대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아 모리스 라벨의 ‘물의 유희’ 등을 연주하며 전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7)는 이렇게 말했다.9일 밤 프랑스 현지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보안상의 이유로 6~7시간 갇혀 있어야 했고, 연주 전 15분 정도 밖에서 대기했기에 이미 온몸은 흠뻑 젖은 상태였다”며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라벨의 ‘물의 유희’란 작품을 햇볕 아래에서 연주했다면 이렇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지 못했을 텐데 빗속에서 연주했기에 더욱 뜻깊은 무대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프랑스가 자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20대 젊은 피아니스트를 내세운 데엔 다 이유가 있다. 2019년 세계적 권위의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의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대회 전 부문 대상(大賞)인 ‘그랑프리’까지 휩쓴 상징적인 인물이라서다.그가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두 개의 랩소디 중 1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12번 ‘눈보라’,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소나타 1번 등을 들려준다.캉토로프는 “한 작곡가를 집중 조명하기보단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그 사이의 연결성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번 공연은 피아니스트에게 각기 다른 형태의 비르투오소 면모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초의 여성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비네타 사레이카(38·사진)가 사의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2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악장으로 임명돼 유럽 클래식 음악계 ‘유리 천장’을 뚫고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11일 외신에 따르면 라트비아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사레이카는 내년 2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사레이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3년간 풍요롭고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낸 뒤 오케스트라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악장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아주 큰 영광이었다”며 “특별한 인생 경험과 환상적인 콘서트, 많은 영감을 준 만남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다만 그는 “지난 몇 년간 얻은 귀중한 배움 중 하나는 이 특별한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되는 것이 내가 미래에도 계속 나아가고 싶은 길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베를린 필하모닉이 악장 자리에 어울리는 훌륭한 동료를 찾는 과정에 늘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사레이카는 “내 음악 인생의 다음 챕터(장)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사레이카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거쳐 퀸 엘리자베스 음악 채플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를 사사한 연주자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유명 실내악단 아르테미스 콰르텟의 연주자로 활약하며 뛰어난 연주력과 리더십, 앙상블 역량을 인정받았다. 2022년부터 베를린 필에서 연주해온 그는 지난해 ‘제1바이올린 콘서트마스터 오디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최초의 여성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비네타 사레이카가 사의를 표명했다. 라트비아 출신인 그는 지난해 2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4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악장으로 임명되면서 유럽 클래식 음악계 '유리 천장'을 뚫고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사레이카는 내년 2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사레이카는 지난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함께 3년간의 풍요롭고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낸 뒤, 오케스트라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악장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건 아주 큰 영광이었다"며 "특별한 인생 경험과 환상적인 콘서트, 많은 영감을 주었던 만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지난 몇 년간 얻게 된 귀중한 배움 중 하나는 이 특별한 오케스트라의 일원이 되는 것이 내가 미래에도 계속 나아가고 싶은 길은 아니라는 것"이라며 "베를린 필하모닉이 악장 자리에 어울리는 훌륭한 동료를 찾는 과정에 늘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했다. 사레이카는 "나의 음악 인생의 다음 챕터(장)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사레이카는 파리국립고등음악원을 거쳐 퀸 엘리자베스 음악 채플에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오귀스탱 뒤메이를 사사한 연주자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유명 실내악단 아르테미스 콰르텟의 연주자로 활약하며 뛰어난 연주력과 리더십, 앙상블 역량을 인정받았다. 2022년부터 베를린 필에서 연주해온 그는 지난해 ‘제1바이올린 콘서트마스터 오
“빗속에서의 피아노 연주, 제게도 아주 특별한 순간이었죠.”지난 7월 26일 근대 올림픽 128년 역사상 최초로 야외, 그것도 센강을 무대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개막식.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홀로 피아노에 앉아 모리스 라벨의 ‘물의 유희’ 등을 연주하며 전 세계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27)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9일 밤 프랑스 현지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보안상의 이유로 6~7시간 정도를 갇혀 있어야 했고, 연주 전 15분 정도를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기에 이미 온몸은 흠뻑 젖은 상태였다”며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잔 생각으로 연주에 임했다”고 했다. “사실 라벨의 ‘물의 유희’란 작품을 햇볕 아래에서 연주했다면 이렇게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진 못했을 텐데, 빗속에서 연주했기에 더욱 뜻깊은 무대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프랑스가 자국을 대표하는 음악가로 20대의 젊은 피아니스트를 내세운 데엔 다 이유가 있다. 2019년 세계적 권위의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프랑스인 최초의 우승자’ 타이틀을 거머쥔 데 이어 대회 전 부문 대상(大賞)인 ‘그랑프리’까지 휩쓴 상징적인 인물이라서다.프랑스가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캉토로프가 한국을 찾는다. 다음 달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두 개의 랩소디 중 1번,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12번 ‘눈보라’, 리스트 ‘순례의 해’ 가운데 ‘스위스’의 여섯 번째 곡인 ‘오베르망의 골짜기’,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라흐마니노프의 피아
세계 곳곳에서 흠결 없는 기교, 혈기 넘치는 에너지로 시선을 휘어잡는 신성(新星)은 매년 쏟아져나와도, 거장(巨匠) 반열에 오르는 음악가는 많지 않다. 단순히 손가락만 잘 돌아가는 기술자가 아닌 악보 너머 작곡가의 의중을 읽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음 하나로도 전율을 일으킬 줄 아는 예술가만이 얻을 수 있는 명패라서다.유럽인들이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잘 알지 못했던 1967년 세계 최고 권위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이스라엘 출신 명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을 차지하고, 베를린 필하모닉·런던 심포니 같은 명문 악단들과 협연하며 세계무대를 장악한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76) 같은 연주자만이 누릴 수 있는 명예인 셈이다. 지난 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정경화의 리사이틀은 예상대로 성황이었다. 자신의 몸집만 한 바이올린 케이스를 둘러맨 초등학생부터 그의 오래된 음반을 들고 자리에 앉은 노부부까지. 각양각색의 청중을 천천히 둘러보며 미소 지은 정경화는 잠시 숨을 고르곤 바이올린을 어깨에 올렸다.그가 들려준 첫 작품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장엄하면서도 강렬한 악상이 이어지는 이 작품에선 바이올리니스트의 호흡이 빨라지거나 과장된 표현이 생겨나는 일이 빈번한데, 정경화는 전체를 관통하는 긴 호흡을 한시도 잃어버리지 않고 각 선율의 끝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격조 높은 브람스를 들려줬다.연주 초반엔 몸의 근육이 덜 풀린 탓인지 음정이 흔들리거나 현에 가하는 장력이 약해지는 구간이 더러 들리긴 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거장다운 해석을 보여줬다.2악장에선 활 전체
세계 곳곳에서 흠결 없는 기교, 혈기 넘치는 에너지로 시선을 휘어잡는 신성(新星)은 매년 쏟아져나와도, 거장(巨匠) 반열에 오르는 음악가는 많지 않다. 단순히 손가락만 잘 돌아가는 기술자가 아닌 악보 너머 작곡가의 의중을 읽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음 하나로도 전율을 일으킬 줄 아는 예술가만이 얻을 수 있는 명패라서다.유럽인들이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잘 알지 못했던 1967년 세계 최고 권위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이스라엘 출신 명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을 차지하고, 베를린 필하모닉·런던 심포니 같은 명문 악단들과 협연하며 세계무대를 장악한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76) 같은 연주자만이 누릴 수 있는 명예인 셈이다. 지난 6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정경화의 리사이틀은 예상대로 성황이었다. 자신의 몸집만 한 바이올린 케이스를 둘러맨 초등학생부터 그의 오래된 음반을 들고 자리에 앉은 노부부까지. 각양각색의 청중을 천천히 둘러보며 미소 지은 정경화는 잠시 숨을 고르곤 바이올린을 어깨에 올렸다.그가 들려준 첫 작품은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장엄하면서도 강렬한 악상이 이어지는 이 작품에선 바이올리니스트의 호흡이 빨라지거나 과장된 표현이 생겨나는 일이 빈번한데, 정경화는 전체를 관통하는 긴 호흡을 한시도 잃어버리지 않고 각 선율의 끝을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격조 높은 브람스를 들려줬다.연주 초반엔 몸의 근육이 덜 풀린 탓인지 음정이 흔들리거나 현에 가하는 장력이 약해지는 구간이 더러 들리긴 했지만, 점차 안정을 찾으면서 거장다운 해석을 보여줬다.2악장에선 활 전체
1927년부터 5년마다 열리는 쇼팽 콩쿠르는 마우리치오 폴리니(1960년), 크리스티안 지메르만(1975년) 등을 배출한 ‘명피아니스트의 산실’. 이르면 서너 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해, 주야장천(晝夜長川) 연습에만 몰두해온 젊은 피아노 전공생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자리다. 우승을 하면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게되는 이 콩쿠르에서 2021년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우승을 하지 않고도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피아니스트가 탄생한 것. 그는 음악 전공생도 아니었다. 도쿄대 학부·대학원에서 정보 기술(IT)을 전공한 공대생 출신으로 쇼팽 콩쿠르 결선 직전의 본선 3차 무대까지 올라온 일본 피아니스트 스미노 하야토(29) 얘기다. 오는 11월 내한하는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나에게 음악과 과학은 완전히 다른 세계의 언어가 아니다”라며 “논리적 사고와 음악적 감성이 만나는 지점에서 창작의 영감을 받고, 일상에서 생겨나는 호기심과 과학적인 탐구에서 신선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7월 한국 공연에서도 이진법을 활용해 작품번호를 소개하는 등 과학과 음악을 연결하는 새로운 관점을 선보이면서 청중으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하야토는 “지금도 대학 시절 전공한 컴퓨터공학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그의 20대는 진로에 대한 고민의 연속이었다. 2020년 도쿄대 대학원에서 총장상을 받고, 졸업 이후엔 일본 IT 기업 입사가 예정됐을 정도로 유능한 과학도였지만 음악에 대한 열망은 한시도 꺼진 적이 없었다. 피아노 강사인 어머니 덕분에 세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운 그는 2
“피셔 디스카우(1925~2012)는 50년 넘게 매일 밤 작곡가의 의도, 작곡 배경 등을 끊임없이 연구하며 자신만의 음악을 창조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사람이었고, 난 그를 보면서 음악가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확실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내가 준 가장 큰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독일 가곡의 전설’로 불린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마지막 제자 벤야민 아플(바리톤·42)은 3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제 삶에서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를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자 선물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아플은 2009년 오스트리아 슈바르첸베르크에서 열린 슈베르티아데 마스터 클래스에서 피셔 디스카우와 처음 인연을 맺고, 그가 세상을 떠나기 3주 전까지 함께 했다. 그는 “피셔디스카우는 내게 영웅과도 같은 음악가였지만, 단순히 그를 모방하게 두지 않았다”며 “단순한 발성, 기교뿐만 아니라 무대 공포증, 작품 해석 방향 등 음악에 관한 모든 것을 나에게 알려줬다”고 했다.독일 출신의 바리톤 벤야민 아플이 처음 한국을 찾는다. 오는 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세예스24문화재단 주최 리사이틀에서 피아니스트 사이먼 레퍼와 함께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전곡을 들려준다.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가 작가 빌헬름 뮐러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연가곡으로, 젊은이의 실연과 방황을 24곡의 노래에 담고 있다.아플은 “200년 전에 만들어졌지만,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거대한 울림을 주기에 ‘시대를 초월하는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인간 내면
2016년 열다섯 살에 세계적 명문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DG)의 최연소 전속 아티스트로 발탁되면서 유럽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인물이 있다. 스웨덴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23)다.그는 아홉 살 때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가 지휘하는 모스크바 비르투오지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바이올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젊은 연주자 중 한 명이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영국 BBC 프롬스 같은 정상급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며 ‘엘리트 음악가 코스’를 걷고 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클라우스 메켈레 등 지휘 거장들이 거듭 찾는 솔리스트로도 유명하다.‘유럽 바이올린계의 신성(新星)’으로 불리는 로자코비치가 한국을 찾는다. 오는 10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1번, 무반주 파르티타 3번과 2번 등을 차례로 들려준다.로자코비치는 내한을 앞두고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바이올린의 구약, 신약성서’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이어 “바흐가 악보에 써낸 모든 선율은 너무나 신비로워 연주할 때면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이 강렬한 경험을 청중에게도 생생히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그에게는 늘 ‘타고난 천재’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깊은 음악성과 완벽에 가까운 테크닉 때문이다. 비법을 묻자 그는 “종일 악기에만 매달리는 연습벌레 스타일
“악기의 색채와 조화에 예민한 귀를 가진 지휘자.”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지휘 명장 한누 린투(사진)를 두고 남긴 평이다. 린투는 에사 페카 살로넨, 수잔나 멜키, 클라우스 메켈레 등과 함께 핀란드를 대표하는 지휘자로 꼽힌다. 전설적 지휘자인 요르마 파눌라의 제자로도 유명한 그는 포르투갈 굴벤키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과 핀란드 국립 오페라 및 발레단의 수석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그는 1994년 노르웨이 베르겐에서 열린 노르딕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뉴욕 필하모닉, 보스턴 심포니 같은 유럽과 미국 명문 악단의 포디엄에 오르면서 명성을 쌓았다. 세계 굴지의 클래식 레이블과 작업해 많은 명반을 남겼다. 시벨리우스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발매한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음반(핀란드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 영국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와 작업한 시벨리우스·아데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음반 등이 대표적이다.린투가 한국을 찾는다. 그는 오는 9월 5~6일 서울시립교향악단 공연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5번 등을 지휘할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일본의 임윤찬’으로 불리는 스타 피아니스트 마사야 가메이부터 국제 콩쿠르에서 연달아 입상하면서 이름을 알린 피아니스트 박종해·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 세계 정상급 성악가 연광철(베이스), 홍혜란(소프라노)까지. 국내외 주요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음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31일부터 12월 10일까지 약 3개월간 열리는 서울 마포문화재단의 음악 페스티벌 ‘M 클래식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M 클래식 축제는 국내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클래식 페스티벌 중 가장 규모가 큰 축제다. 올해 음악제의 주제는 ‘보헤미안’이다. 이에 맞춰 안토닌 드보르자크, 구스타프 말러, 레오시 야나체크, 안톤 라이하, 보후슬라프 마르티누 등 체코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아홉 번째를 맞는 올해 축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공연은 리사이틀 무대다. 오는 10월 1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선 한국의 첼로 거장 양성원을 주축으로 2009년 결성된 실내악단 트리오 오원의 연주를 만나볼 수 있다. 양성원과 바이올리니스트 올리비에 샤를리에, 피아니스트 에마뉘엘 슈트로세는 이번 공연에서 멘델스존의 피아노 삼중주 1번과 2번 등을 들려준다.11월 15일엔 2021년 이탈리아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준우승자인 피아니스트 김도현과 2023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 준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최송하의 듀오 리사이틀이 마련된다. 12월 5일엔 2022년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피아니스트 이혁과 함께 공동 우승을 차지한 일본 피아니스트 마사야 가메이의 내한 리사이틀이 열릴 예정이다.올해 마포문화재단의 상주 음악가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김동현은
2016년 15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명문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DG)의 최연소 전속 아티스트로 발탁되면서 유럽 클래식 음악계를 놀라게 한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스웨덴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로자코비치(23)다. 로자코비치는 아홉 살 때 블라디미르 스피바코프 지휘의 모스크바 비르투오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면서 ‘바이올린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젊은 연주자 중 한명이다. 미국 뉴욕 카네기홀,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영국 BBC 프롬스 같은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르면서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엘리트의 길을 걷고 있다. 발레리 게르기예프, 클라우스 메켈레,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지휘 거장들이 거듭 찾는 솔리스트로도 유명하다.‘유럽 바이올린계의 신성(新星)’으로 불리는 로자코비치가 한국을 찾는다. 9월 10일 경기 부천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바이올린 리사이틀에서 바흐의 무반주 소나타 1번, 바흐의 무반주 파르티타 3번과 2번 등을 차례로 들려준다. 내한을 앞두고 <아르떼>와 만난 그는 “바흐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는 ‘바이올린의 구약·신약성서’와도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로자코비치는 이어 “바흐가 악보에 써낸 모든 선율은 너무나 신비롭기에 연주할 때면 완전히 다른 시공간으로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며 “마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이 강렬한 경험을 청중에게도 생생히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파르티타 3번에선 엄청난 환희와 빛나는 에너지를, 소나타 1번에선 오르간의 기묘한 음색을 초월하는 신성한 분위기를, 파르티
다음달 거물급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연달아 한국을 찾는다. ‘현 위의 마녀’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6)를 비롯해 ‘현의 이론가’로 꼽히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8),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 프랑스 출신 ‘바이올린 거장’ 르노 카퓌송(48) 등이 그 주인공이다.카퓌송은 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잔챔버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솔리스트 겸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달아 협연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카퓌송은 이번 공연에서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정경화는 6일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듀오 리사이틀을 연다. 1967년 국제적 권위의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이스라엘 출신 바이올린 거장 핀커스 주커만과 공동 우승을 차지한 정경화는 세계 정상의 반열에 오른 최초의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3번,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들려준다.테츨라프는 5일(예술의전당)과 6일(서울 롯데콘서트홀)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미국 뉴욕타임스가 “현존하는 음악가 중 가장 뛰어나고 탐구적인 아티스트 중 하나”라고 극찬한 연주자이자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위그모어홀 등이 상주 음악가로 선택한 바이올리니스트다. 그는 이번 서울시향 공연(지휘 한누 린투)에서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카바코스는 11일 롯데콘서트홀 여름 음악제 &l
“맹렬한 테크닉과 음악적 지성을 겸비한 피아니스트.”이탈리아 출신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1993년생·사진)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가 남긴 찬사다. 라나는 섬세한 표현과 결점을 찾아보기 힘든 테크닉, 탁월한 작품 해석으로 정평이 난 연주자다.네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라나는 2011년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미국 밴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은 그는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세르트헤바우오케스트라(RCO),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급 악단과 협연하면서 명성을 쌓았다.워너클래식스와 전속 계약을 맺은 라나는 2015년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오케스트라와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녹음한 음반으로 유명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의 ‘에디터스 초이스’, BBC 뮤직 매거진의 ‘올해의 신인상’ 등을 차지했다. 2017년 발표한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녹음 음반으로는 그라모폰으로부터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상’을 받았다.라나는 오는 10월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멘델스존, 브람스, 라벨 등의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김수현 기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은 바이올린에서 왔다는 걸 알고 있다.” ‘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담고 있듯 맑으면서도 애절한 음색, 장대한 오케스트라의 소리까지 뚫고 나오는 강렬한 고음, 두 손의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화려한 테크닉까지. 아인슈타인이 그랬듯, 오랜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유독 바이올린에 큰 매력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국내에서 ‘현(絃)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다음 달이 적기다. ‘아시아의 표범’, ‘현 위의 마녀’로 불리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76)를 비롯해 ‘현의 이론가’로 꼽히는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티안 테츨라프(58),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로 통하는 그리스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57), 프랑스 출신의 ‘바이올린 거장’ 르노 카퓌송(48) 등 최정상급 연주자들의 무대가 줄줄이 이어진다.르노 카퓌송은 다음 달 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스위스 로잔 챔버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에서 솔리스트 겸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 카퓌송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바이올리니스트를 꼽을 때 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인물이다. 1997년 전설의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초청으로 구스타브 말러 청소년 오케스트라 악장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고, 빈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연달아 협연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카퓌송은 이번 공연에서 첼리스트 한재민, 피아니스트 이진상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을 연주하고,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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