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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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용품 브랜드 나이키는 최근 ‘TW 골프화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TW 마스터스 에디션 골프화’를 출시했다. TW는 나이키가 1996년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8·미국·사진)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골프 브랜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0·미국)의 이름을 따서 ‘에어 조던’이라는 브랜드를 운영 중인 나이키는 골프를 대표하는 우즈와도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협업이나 한정판을 만들어 제품에 희소성을 더한 뒤 제품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건 나이키가 즐겨 쓰는 방식이다. 나이키는 앞서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등 자사가 후원하는 여러 유명 골퍼와도 한정판 신발을 출시했다.

다만 이번 TW의 한정판 골프화는 ‘다른 의미’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정작 이 신발 이름의 주인공이자 나이키 골프의 얼굴과도 같은 우즈가 나이키 신발 신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번에 출시된 한정판은 물론 지난 2년간 공식 대회에서 나이키 신발을 신고 뛴 적이 거의 없다.

우즈의 ‘변심’은 2021년 2월 발생한 교통사고가 발단이 됐다. 당시 복합 골절상을 당한 우즈는 수차례의 수술 뒤 이듬해 복귀전으로 삼은 2022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나이키 신발 대신 아쿠쉬네트의 풋조이(FJ)를 신고 나왔다. 나이키와 계약을 맺은 우즈는 풋조이를 신은 이유에 대해 함구했다. 하지만 그의 선택은 곧 ‘나이키와 계약을 어겨야 했을 정도로 풋조이 신발이 편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과 같았다. 우즈의 이런 행동은 주식시장을 움직일 정도로 파급력이 컸다. 당시 시가총액이 257조7000억원에 달했던 나이키 주가는 장 시작과 함께 약 1% 빠진 채 멈춰섰다. 반면 우즈가 선택한 아쿠쉬네트홀딩스 주가는 2.54% 오른 42.02달러에 마감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나이키가 서둘러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설 정도였다.

하지만 나이키는 ‘마스터스의 굴욕’이 벌어진 뒤 2년이 지난 지금도 우즈의 발에 맞는 신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달 초 자신의 재단이 연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7개월 만에 출전했는데, 이때도 풋조이 신발을 신고 뛰었다. 우즈는 이 대회 시작 전 연습라운드에서 나이키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프로토타입’ 신발을 신고 나왔으나 이후 프로암과 공식 대회에선 풋조이 신발을 신고 경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