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대유위니아그룹이 위니아 등 가전 계열 3사의 체불임금을 변제하기 위한 변제 계획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이미 가전 3사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변제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이 6일 박영우 회장 명의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변제 계획서에 따르면 대유위니아의 계열사인 위니아 전자,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 위니아 등 가전 3사는 지난달 30일 기준 임직원 임금 289억원, 퇴직금 418억원 포함해 총 708억3600만원을 체불 중이다.

변제 계획서에 따르면 그룹 계열사인 동강홀딩스, 스마트홀딩스 등은 최근 36홀 규모 골프장인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을 동화그룹 계열사인 엠파크 주식회사에 30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마쳤다. 실사 작업을 거쳐 지난달 29일 양도 절차가 완료됐다.

하지만 가전 3사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체불임금 변제를 위해 매각 대금을 지원하기가 곤란한 상황이다. 회생 절차 중인 법인에 체불 임금 변제 목적의 자금을 대여하려면 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대여해 주는 법인은 대여 금원에 대한 강제집행 포기각서를 제출하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니아 전자와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은 지난 9월 20일에, 위니아는 지난 10월 4일에 각각 법인회생을 신청해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대유위니아 측은 연구개발(R&D) 센터인 경기 성남 사옥 대유위니아타워에 대한 매각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예상 매각가격은 1200억원 수준이다. 다만 사옥이 성남시 중원구의 성남일반산업단지에 자리한 만큼 성남산업단지관리공단의 승인과 건물 입주 목적 제한 문제로 매각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용도 변경을 추진 중이며 소요 일정을 감안하면 내년 1월 말 매매계약 체결이 가능할 전망이다.

대유위니아타워를 공동 소유하고 있는 위니아는 매각 대금 약 80억원 중 대출금을 제외한 20억원을 체불 임금 변제에 사용할 수 있다. 이 건물의 다른 공동 소유주인 대유플러스도 위니아에 약 40억원의 채무가 있기 때문에 매각대금 80억원 중 대출금을 제외한 20억원 상당을 위니아에 지급해 위니아의 체불 임금 변제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위니아와 대유플러스 모두 회생절차는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자금 대여를 위한 회생법원의 허가가 필요하다.

대유위니아 측은 자산 매각과 기존 채권 회수만으론 가전 3사의 임금 체불을 궁극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가전 3사에 대해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추진하겠다는 변제 계획도 밝혔다. 위니아전자 매뉴팩처링이 보유한 광주 제조공장을 위니아 전자와 함께 회생계획 인가 전 M&A 하거나 제3자에게 공장을 매각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 제조공장의 자산가치는 감정평가 기준 880억원으로 알려졌다.

대유위니아 측은 "가전 3사는 모두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이기에 회생법원의 차입 허가 및 변제 허가를 받아야만 체불 임금 변제가 가능하다"며 "정부기관, 지자체, 금융권, 산업계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은 지난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수백억원 규모의 직원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프장 등의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지난달 14일 주식매수 등 통해 확보한 30억원을 위니아전자의 체불임금 변제를 위해 대여 형태로 지원했다.

박 회장 측은 향후 추가 자금이 마련되면 사재 출연을 통해 가전 3사 체불임금 변제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날 제출된 변제 계획서를 통해 밝혔다.

민경진/곽용희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