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쟁률 131대 1…청년안심주택 대기표 끊고 기다린다
'보증금 2억1400만원에 월세 30만원.' 서울 강동구 천호동 전용면적 22㎡ 원룸의 임대료다. 사회초년생은 교통이 편한 역세권에 살고 싶지만 2억원이 넘는 보증금은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최근에는 전세사기로 불안감도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세 사기 피해자 146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7.7%가 20·30대 청년이었다.

역세권청년주택에서 청년안심주택으로

전세사기 피해 가능성이 작으면서도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는 주택이 있다. 바로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청년안심주택’이다. 역세권청년주택에서 청년안심주택으로 청년안심주택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이나 간선도로 주변에 청년, 신혼부부 등을 위해 공급하는 공공임대와 민간임대주택을 의미한다. 2017년 '역세권청년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지난 4월 '청년안심주택'으로 이름을 바꾸고 내용을 업그레이드했다. 역세권뿐만 아니라 간선도로변 50m 이내까지 사업 가능 지역을 확대해 공급물량을 5만5000가구에서 12만가구까지 늘린다는 게 SH공사의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담은 줄이고 주거 환경은 개선됐다. 민간임대의 임대료, 관리비 등을 10%포인트 인하해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75~85% 수준으로 조정했다. 기존에는 85~95% 수준이었다. 주택 전용면적은 기존 20㎡에서 23㎡로 확대했다. 천정고는 2.1m를 2.4m로 높여 보다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로 올해 준공된 서울 강동구 천호역효성해린턴타워는 지하철 5호선 천호역까지 걸어서 3분 거리에 들어섰다. 전용 16.09㎡ 임대료는 보증금 5350만원에 월세 37만원으로, 한국 부동산원 기준 주변 시세의 80% 수준이다.

39세 이하 무주택 청년 '누구나'

청년이라면 누구나 신청 가능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인 만큼 지원 대상이 넓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청년은 만 19~39세 무주택이면 신청할 수 있다. 신혼부부는 결혼한 지 7년 이내, 혹은 결혼 예정으로 입주일 전까지 혼인신고가 가능한 커플이면 된다.
평균 경쟁률 131대 1…청년안심주택 대기표 끊고 기다린다
한 단지 내 공공임대와 공공지원민간임대(민간임대) 가구가 혼합돼 구성돼 있다. 민간임대의 경우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다시 나뉜다. 그 물량은 2대 8 정도의 비율이다. 신청인의 소득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유형이 달라진다. 공공임대는 주변시세 대비 30~70%, 민간임대는 특공이 주변 시세의 75%, 일반이 85% 수준의 임대료를 내야 한다.
올해 청약을 진행한 천호역 효성 해린턴타워/사진=황동진 기자
올해 청약을 진행한 천호역 효성 해린턴타워/사진=황동진 기자
신청인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원 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 이하인 경우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모두 신청할 수 있다. 월평균 소득이 100~120%인 경우에는 민간임대 유형에만, 120%가 넘어가면 민간임대 중 일반공급 물량에만 신청 가능하다. 지난해 가구원 수별 가구당 월평균 소득 100%는 335만원, 120%는 402만원이었다.

공공임대와 민간임대 모두 기본 계약 기간은 2년으로, 원한다면 계약을 갱신해 더 오래 거주할 수 있다. 청년 기준 공공임대는 최대 6년 거주가 가능하다. 민간임대는 주택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8~10년이다.

보증금 마련 위한 금융상품도

독립을 위한 걸림돌, ‘목돈’ 문제도 해결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다고 하지만, 주요 수요자인 대학생이나 사회초년생에겐 몇천만원 수준의 보증금도 부담스럽다. 이런 목돈 마련 부담을 더 덜어주기 위한 금융 지원책도 활용하면 좋다.
평균 경쟁률 131대 1…청년안심주택 대기표 끊고 기다린다
민간임대 입주자라면 '청년안심주택 주거비지원'이 유용하다. 보증금의 최대 50%를 무이자로 지원한다. 청년의 경우 최대 4500만원, 신혼부부의 경우 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만약 지난달 말 청약을 진행한 ‘연신내역 루체스테이션’의 경우 청년 특별공급의 보증금이 4000만~6000만원, 청년 일반공급의 보증금이 4000만~7000만원이었다. 보증금의 상당 부분을 이 주거비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청년안심주택 입주자를 위한 금융지원 외에도 활용 가능한 상품이 있다. 서울시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해 제공하는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은 청년의 경우 임차보증금의 90% 이내 혹은 2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 신혼부부는 임차보증금의 90% 이내 또는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지원한다. 청년은 대출금액의 최대 연 2%, 신혼부부는 연 3.6% 내에서 지원이 가능하다. 다만 청년안심주택 주거비지원과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을 중복으로 혜택을 받을 수는 없으니 주의해야 한다. 올해 공급은 끝 … 내년 상반기 2300여실 공급 올해 청약은 거의 끝났고 민간임대 유형 일부만 남아있다. 서울 동작구 대방동 ‘골든노블레스’와 서울 송파구 문정동 ‘문정역 마에스트로’ 등이 이달 민간임대 입주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내년 2300여실 공급 노려볼까

내년에는 서울 은평구 갈현동 연신내역을 시작으로 상반기에만 전체 2318실 청년안심주택이 입주자를 모집한다. 공공임대 물량은 471실, 민감 임대 물량은 1847실이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의 개봉역 근처에 들어설 청년안심주택이 627실로 상반기 물량 중 가장 많다.
평균 경쟁률 131대 1…청년안심주택 대기표 끊고 기다린다
꾸준한 공급을 통해 사업 시작 이후 2023년까지 약 1만6000실이 공급된 가운데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지난달 31일 공공임대를 위해 공고된 ‘2023년 3차 청년안심주택 입주자모집공고’의 전체 경쟁률은 131.1대 1에 이른다. 특히 서울 한강로동 ‘용산베르디움프렌즈’의 일부 유형은 1653대 1에 달했다.

다만 신혼부부 임대 유형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낮다. 신혼부부 임대 유형 중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것은 서울 종로구 숭인동 ‘청계로벤하임’의 공급유형 35, 신혼I 유형으로 경쟁률이 3대 1에 불과했다. 신혼부부 유형 중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곳은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서교동 효성해린턴 타워’로 37A의 경쟁률이 89대1을 기록했다. 최저 경쟁률에 비하면 높은 경쟁률이지만, 세 자릿수 이하의 경쟁률을 찾아보기 힘든 청년 유형과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다.

황동진/서기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