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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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신경마비, 뇌혈관 질환 후유증, 월경통 등 3가지 질환으로 한의원 등에서 첩약을 복용할 때 건강보험 혜택을 주는 '첩약건강보험 시범사업'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를 토대로 2단계 사업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사 정원축소와 역할 확대를 위한 포럼(정원포럼)은 지난 20일 열린 온라인 토론회를 통해 첩약 건보 2단계 시범사업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12월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단계 사업을 통해 환자가 한의원 등을 찾아 안면신경마비, 뇌혈관 질환 후유증, 월경통 등으로 첩약을 복용하면 건강보험 혜택을 주고 있다.

2단계 사업에선 디스크질환으로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 알레르기성비염, 기능성 소화불량 등도 사업 대상 질환에 추가된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선 이런 내용의 2단계 사업안이 공개됐다.

하지만 한의계에선 첩약 건강보험 사업을 두고 찬성과 반대 입장이 갈리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오는 22~24일 찬반 투표를 열 계획이다.

이번 정원포럼에서 박종훈 전 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은 "2단계 사업은 한방 의료기관에서 많이 보는 질환으로 대상군이 확대됐다"며 "진단 처방 기술료와 약제비 상한액도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2단계 사업이 시작되면 환자마다 연간 2가지 질환으로, 질환별 첩약을 10일씩 2회까지 최대 40일까지 처방받을 수 있다. 한의원 본인부담금은 30%다. 한의사 1인당 청구건수도 하루 8건, 월 60건, 연 600건으로 1단계 사업보다 늘어난다.

한의사협회 중앙대의원인 박석규 한의사는 "1단계 시범사업에선 약재 입력, 대상 질환의 한계, 행정서류 입력 등이 진입 장벽이었다"며 "하지만 절차상 어려움은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영윤 강녕한의원장은 "첩약 건보 시범사업 후 월경통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며 "첩약 건강보험은 한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했다.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호흡기 질환, 소아 대상 사업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임장신 정원포럼 대표는 "한의사협회 중앙회가 좋은 안을 만들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잘 발전되길 바란다"고 했다.

정원포럼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과 한의대 정원 및 한의사 활용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의료기기 보험급여 확대, 한의사 일차 의료 참여 방안, 젊은 한의사 고용 창출 방안 등을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