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호텔 프런트에서 근무했던 B씨/사진=제보자 제공
A호텔 프런트에서 근무했던 B씨/사진=제보자 제공
MBC '나 혼자 산다'에 등장했던 대둔산 인근 A호텔이 여신도 성폭행 논란이 불거진 기독교복음선교회(JMS)가 운영한다는 의혹에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근무했다는 B씨는 한경닷컴에 "이곳의 직원들 중 JMS 신도들이 있고, 나 역시 신도였으나 정명석 총재의 성착취 사실을 알고 탈교했다"며 "그 후 여러 협박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B씨는 JMS 탈교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수년 전부터 2018년 호텔 오픈 때부터 2019년까지 프론트에서 근무했었다는 이력을 밝히며 탈교 사실을 전한 바 있다. B씨가 작성한 글 중에는 정 총재가 여성 신도들과 함께 A호텔을 방문했다는 목격담을 담은 내용도 여럿이었다. 정 총재가 신도들에게 '몹쓸짓'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스위트룸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B씨는 최근 A호텔 측이 JMS와 관련성을 부인하는 것에 대해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100%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무당시 촬영한 사진도 공개했다.

더불어 정 총재가 여자 사우나 안에 그렸다는 여성의 알몸 그림이 담긴 사진을 전하며 "이걸 그릴 때 저도 그 옆에 있었다"며 "제가 탈퇴한 후라 아직까지 남아있을지, 뭔가로 가려 놓았을지 파악은 안되지만, 여자 사우나에 방문하시는 분들이 확인해보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해당 그림은 나체의 여성의 몸을 나무의 몸통으로, 여성의 얼굴을 여러개의 열매로 표현한 것. 정 총재는 평소에 신도들에게도 여성들의 나체와 비유적인 그림을 자주 그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이 입수한 정 총재가 신도들에게 그려줬다는 편지에서도 여성들을 옷을 입지 않은 나체로 표현한 부분이 확인됐다.
정 총재가 A호텔 여자 사우나 안에 그렸다는 그림/사진=제보자 제공
정 총재가 A호텔 여자 사우나 안에 그렸다는 그림/사진=제보자 제공
정명석 JMS 총재가 신도에게 보낸 편지 속 그림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정명석 JMS 총재가 신도에게 보낸 편지 속 그림 일부/사진=제보자 제공
A호텔 사우나 내부 사진/사진=A호텔 공식 홈페이지
A호텔 사우나 내부 사진/사진=A호텔 공식 홈페이지
JMS를 탈교한 전 신도들은 해당 호텔 사우나 벽화 역시 정 총재의 그림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정 총재는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중국으로 도피 생활을 하면서 지냈던 안가에서도 욕탕에 벽화를 그렸는데, 여기에서도 유사한 화풍의 여성과 나무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명석 JMS 총재가 지내던 중국 안가 욕탕 벽화/사진=중국 뉴스 영상 캡처
정명석 JMS 총재가 지내던 중국 안가 욕탕 벽화/사진=중국 뉴스 영상 캡처
'나 혼자 산다' 방송 직후 MBC에 항의문을 보낸 감리교이단피해 예방센터 차재용 목사는 "정 총재는 여성들을 선악과로 비유하고 이를 그림으로 자주 그렸다"면서 해당 그림에 대해 해석했다.

차 목사는 "호텔 측에서는 아니라고 하지만 탈교자들은 A호텔을 모두 JMS 꺼라고 말한다"며 "'성지사역'이라고 해서 신도들을 그곳으로 보내 청소도 시키고, 노역도 시키고, 그걸 겪은 사람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종교단체는 영리사업을 할 수 없어 운영을 위해 기관을 세워야 하니 서류상으로 무관하다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실소유주가 누구냐를 따지자면 얘기가 달라진다. 관련이 없는데 JMS 교회마다 분양권을 받도록 하고, A호텔을 이용하려면 '교회로 신청하라'는 말을 하니 합리적인 의심이 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호텔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부인했다.

호텔 관계자는 벽화에 대해 "그냥 서양풍으로 그린 것"이라며 "해당 벽화는 2018년 5월 오픈할 때부터 그려져 있었다"면서 JMS와 관련성을 일축했다.

JMS 신도 모임을 하고, 정 총재의 방문뿐 아니라 신도들의 모금으로 호텔을 인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말하면서 "(정 총재는) 손님일 뿐"이라며 "손님을 가려서 받아야 겠냐"고 반박했다.

해당 호텔은 지난 3일 방송분에서 샤이니 키가 대둔산 등산을 위해 전북 완주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등장했다. 이후 한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에서 "방송에서 한 호텔을 유료 PPL 수준으로 홍보해줬다"며 "해당 호텔은 JMS 기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유튜버는 "서류상으로는 JMS와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는데 여기는 JMS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호텔이 맞다"며 "JMS에서 하는 운동회, 축제 등을 대부분 대둔산 호텔에서 한다. 정명석이 여자들한테 몹쓸 짓을 한 장소가 바로 이 호텔 스위트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감리교 이단 피해 예방센터에서 MBC에 보낸 항의문도 공개했다. 항의문에서 감리교이단피해예방센터 측은 "11월 3일 방송되는 '나 혼자 산다' 방송에서 키의 가을 여행 편에서 나온 호텔은 현재 법적 논란이 되는 JMS와 깊은 관련이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 총재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 국적 여신도 메이플(29)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하고 호주 국적 여신도 에이미(30)와 한국인 여신도를 성추행한 혐의(준강간 등)로 지난해 10월 28일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메이플과 에이미에 대한 정 총재의 성폭행 범행을 도운 혐의(준유사강간, 준유사강간 방조)로 기소된 공범 'JMS 2인자' 김지선 씨와 민원국장 정모(51)씨는 최근 열린 1심에서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