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오피스에 팀즈 '끼워팔기' 의혹 EU 조사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팀즈(Teams)’를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끼워 팔기’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 보도했다. 팀즈는 MS가 개발한 메신저 기반 협업 툴로, 화상 회의 등을 지원한다.

FT는 EU 집행위원회 내부 사정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을 인용, “MS가 자사의 지배적인 위치를 남용하고 있다는 주장에 관한 공식 조사가 다음 주 중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EU가 문제 삼고 있는 건 오피스 프로그램을 구독하면 자동으로 팀즈가 설치되도록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용 메신저 부문에서 MS와 경쟁하고 있는 업체 슬랙은 2020년 해당 서비스가 반독점법에 저촉된다며 EU 경쟁 당국에 신고했다. 당시 슬랙은 “시장 지배력을 지렛대로 활용, 불법적으로 제품을 묶거나 끼워 파는 행위를 지속할 수 없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3년간 EU와 협의를 진행해 온 MS는 지난 4월 팀즈의 자동 설치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조치의 적용 범위를 두고 MS와 EU 경쟁 당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의가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MS는 EU 회원국 내로 한정하길 원했지만, EU 경쟁 당국은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FT에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대화가 이번 주까지 계속돼 왔지만, MS가 공식 조사를 피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또 “EU 집행위가 이르면 가을께 MS를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사진=MS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 (사진=MS 홈페이지)
MS 측은 “EU 집행위의 조사에 계속해서 협조적으로 참여해 왔다”며 “우리는 EU의 우려 사항을 해소하고 고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반응했다. EU 집행위는 “우리의 표준 절차에 따라 의혹의 본질에 대한 평가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소식은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인수 과정에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잇달아 나온 가운데 불거졌다. 미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중단해달라는 연방거래위원회(FTC)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고, FTC가 항소하자 또 한 차례 이를 기각했다. 애초 MS의 블리자드 인수를 불허했던 영국의 반독점 규제기관 경쟁시장청(CMA)도 최종 결론 기한을 6주간 연기하면서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블리자드 미국의 대형 게임업체로, 750억달러(약 95조원)의 인수가액은 정보통신(IT)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EU는 반독점 이슈에 있어 미국보다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애플, 구글,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기업) 등 미 빅테크들이 모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EU 경쟁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MS의 경우 윈도우 운영 시스템에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았다는 혐의로 규제를 가했던 2009년 이후 14년간 EU 경쟁 당국과 큰 충돌은 없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