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진 기자
얼마 전에 리마스터 버전 재개봉한 그 영화, 우리 어릴 때 봤던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에서 고길동 아저씨가 이런 노래를 불렀죠. 종로로 갈까요 영동으로 갈까요♪ 차라리 청량리로 갈까요♬
그래서 오늘은 청량리안랩소디, 내가 고길동이라면 청량리로 간다!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청량리7구역, 롯데캐슬하이루체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내가 알던 청량리가 아닌데, 싶지만 옆에 살짝 보이는 절이 청량사고, 청량리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어요

서울에 -리가 들어가는 동네가 얼마 안 남았는데 사실 전통적으로 밝은 이미지는 아니었죠. 미아리 텍사스, 수유리도 뭐 인기 있는 주거지는 아니고요. 망우리 공동묘지, 당인리 화력발전소. 청량리는? 588이 있었죠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드론을 예전에 찍어둬서 그런데 여기 높은 건물이 이제 청량리의 상징, 롯데캐슬스카이L-65입니다. 원래는 전농동 588번지인데 청량리역 앞에 있어서 청량리 588로 불렸고요. 이젠 집창촌이 아니라 마천루촌입니다.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그리고 MT 갈 때 모였던 청량리역도 이렇게 좋아졌어요. 출발할 때 단체사진은 있지만 왜인지 돌아온 사진은 없었다는..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이젠 대성리 지옥열차 매표소가 아니라 동북권 교통거점입니다. GTX 노선이 2개 이상 교차하는 곳이 서울에 딱 3군데인데. 서울역, 삼성역, 그 다음이 청량리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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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자료 기준으로 지금 노선만 6개인데 여기에 4개가 더 추가돼요. 솔직히 무리수도 있습니다. 면목선, 강북횡단선은 사람의 출생에 비유하면 아직 아빠 몸 속에 있어요. 강릉선, 경춘선, 경원선은 여객용이라 이 동네 사는 분들이 도심 출퇴근으로 이용하는 노선은 아니죠. 수인분당선은 청량리역에 하루 9번밖에 안 옵니다. 사실상 왕십리가 종점이에요.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나머지는 1호선인데, 서울 근본지역을 다 관통하지만 왜인지 앉으면 혼나고, 왜인지 냉방도 잘 안 되고..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그래도 편의시설이 이렇게 집약적으로 모인 동네가 많지 않습니다. 마트, 백화점 청량리역에 다 있고요. 역에서 바라보면 우리 단지는 저기쯤. 멀어 보이지만 생각보다 멀지 않아요. 그 사이에 있는 단지는 미주라고 원래 이 동네의 상징적인 단지죠.정비계획안이 얼마 전에 나왔는데 재건축 공부하는 분들은 한 번쯤 스터디하는 아파트입니다.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지도로 다시 정리해볼까요. 청량리역을 중심으로 보면 우리 단지는 살짝 위에 있습니다. 역에서 단지까지 가는 길도 얼마 전에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됐고요.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정신병원 있던 자리가 있는데 심지어 저기도 개발합니다. 청량리를 두고 천지개벽이라고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아직 반도 안 끝났어요.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자 이제 그만 밖으로 돌고 집으로 가죠. 단지 뒤편에 숲이 하나 있습니다. 원래는 "내가 조선의 국모다" 명성황후의 능이 있던 자리인데 남양주로 갔고요. 그 자리에 한국 최초의 수목원, 홍릉수목원이 생긴 겁니다. 근처에 초, 중, 고가 다 모여 있는데 사립초인 삼육초도 바로 보이고요. 삼육두유 거기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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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언덕 너머는 홍릉바이오클러스터입니다. 예전에 도시재생뉴딜 사업지로 선정된 곳이죠. 글자가 잘 안 보이시겠지만 어쨌든 좋아진단 얘기입니다.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보통 1000가구 넘으면 그때부터 대단지라고 하는데 아주 작지도 크지도 않은 편이에요. 전체 761가구고요, 여기서 170가구 조금 넘게 나옵니다. 일반분양은 전용면적 51㎡, 59㎡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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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와 조합원들이 좋은 거 다 먹었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신데, 참고로 조합원은 389명이고 이 아파트에서 제일 넓은 집인 전용 84㎡는 100가구도 안 지어요. 그러니까 대부분의 조합원들도 우리처럼 소형을 분양받은 거죠. 요약하면 형님들도 다 못 먹지는 못했다 ..^^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사이즈가 크지 않은데 땅 모양도 삼각형이다 보니 평면은 조금 아쉽습니다. 51A를 보면 '오 다용도실도 있네,' 싶지만 보조침실이 하나예요. 그러니까 저 다용도실이 원래 침실2여야 하는데 침실이라고 규정하기엔 사이즈가 애매했단 얘기죠. 애가 하나면 괜찮지만 둘이면 고민스러워지겠죠. 결정적으로 화장실이 하납니다. 혼자 살아도 두 개 필요하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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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가 될 59A는 판상형 3베이지만 맞통풍이 나오는데, 침실2 입구가 길게 복도처럼 돼 있어서 저기는 사실상 데드스페이스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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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B는 질풍노도의 시기 아이들에게 최적화됐습니다. 침실2에 있는 오빠는 집에 들어왔는지 나갔는지도 모를 것 같아요.
'10중 역세권' 강북의 미래 청량리 [흥청망청]
분양가에서 모든 걸 말해주지만 우리가 얼마 전 장위보다, 이문·휘경보단 시내쪽입니다. 단지 규모가 좀 작아도 많은 분들이 관심 갖는 이유죠. 청량리는 근본 있는 동네지만 동대문구는 규제지역이 아니니까 수도권 세대원도 청약 가능하고요. 다만 경쟁이 발생하면 서울 거주자가 우선합니다. 전매제한은 1년, 거주의무는 없습니다.

기획·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이재형·이문규·정준영·신정아 PD
편집 이재형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