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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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부동산이라면 어디든 갑니다. <임장생활기록부> 첫 편이죠, 오늘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나왔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은마아파트는 1979년 첫 입주를 한 만 44세 아파트입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 몸 여기저기가 아프죠, 아파트도 그렇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앗 그런데, 촬영을 막 시작하려던 중에 한 입주민이 SOS를 요청해 왔습니다. 이중주차된 차를 밀어야만 본인의 차를 뺄 수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혼자 밀기엔 차가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예요. 온 힘을 다해 차를 밀어드렸어요. 지나가던 사람에게 ‘같이 차 밀자’고 하는 건, 은마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은마에 살다보면 사실 주차는 마음을 비워야 합니다. 은마엔 3대 주차가 있는 거 아세요? ‘내맘대로 주차’와 ‘겹주차’, ‘N단 주차’입니다.

저희가 은마아파트를 방문한 게 월요일 오전 시간이었는데도, 일부 동 앞에는 심지어 3겹으로 주차돼 있었어요. 다른 차를 밀어야만 내 차가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통로 한 가운데로 밀려온 차들도 꽤 많았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그도 그럴 것이 은마는 4424가구인데 지하 주차장이 없습니다. 요즘은 각 가구당 차가 1~2대씩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극심한 주차난을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 두 차는 뽀뽀를 하고 있네요. 겹주차된 차들을 이리저리 밀다 보니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은마의 장점은 뭘까요? 일단 학군을 꼽을 수 있습니다. 주변에 초중고 20여곳이 있어요. 수십여년 전에 강북의 명문학교들이 옮겨왔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학군이 형성된 셈이죠.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학교가 많아지면 덩달아 주변에 학원들도 많아집니다. 규모의 경제를 이룩하게 되면서 대치동은 전국 최대 규모의 학원가가 됐죠. 이 근처 학원이 줄잡아 900여개가 넘는다고 해요. 부동산 가격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학군입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게다가 교통도 편합니다. 단지 정문 앞 대치역을 비롯해 주변에 지하철역 대여섯곳이 있어요. 교통뿐만 아니라 백화점과 마트 등도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생활하기엔 참으로 좋은 곳입니다. 게다가 강남이고요.


자, 이제 은마아파트 단지 내 구석구석 살펴볼게요. 보니까 곳곳에 '조합설립동의서 제출 시작'이라고 쓰여진 플래카드가 붙어있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은마 재건축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게 1999년이에요. 24년 만에 조합설립동의서를 제출하게 된 셈이죠. 조합설립만 해도 재건축의 절반을 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재건축 과정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재건축을 하게 되면 현재 가구수보다 30% 늘어납니다. 아무래도 낡고 노후한데다 재건축 이슈가 있는 아파트이다 보니 시세가 래미안대치팰리스나 우성, 선경, 미도 등 주변 아파트보다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특히 전세가 꽤 저렴한 편인데요, 은마 전세 매물은 최저 3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었어요.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예전에 지었다 보니 모든 가구들이 다 복도식입니다. 면적은 두 가지인데, 101㎡과 115㎡입니다. 사실 내부 컨디션은 많이 낙후하고 열악했습니다. 계단 손잡이가 녹슬어서 다 까졌어요.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가구에는 아직도 난방용 라디에이터가 있을 정도입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은마상가를 가 볼게요. 상가 내 점포는 550여 곳이 넘습니다. 1층은 일반 점포들인데, 2~3층은 학원이 많았어요. 지하는 재래시장을 방불케 할 만큼 식재료 파는 상점들이 많았어요. 떡볶이 맛집으로 유명한 분식집도 있었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촬영 중에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상가를 돌면서 촬영하던 중 집코노미TV의 피디 한 명이 재건축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일부 세력으로부터 상대편 쪽 “'‘프락치'’가 아니냐” 하는 오해를 받아서 붙잡혔습니다. 감금된 피디를 구하러 가야하는데, 은마상가가 워낙 큰 데다 미로처럼 점포들이 배치되다보니 헤매기도 했어요.

물론 저희 피디를 붙잡은 비대위 측과 서로 잘 이야기하고 오해를 풀긴 했습니다만, 조합 설립을 앞두고 서너개의 비대위 세력들이 재건축 세부 조건과 조합 설립 방식 등에 대한 각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다 보니 이런 해프닝도 생기네요.


사실 사람들의 마음은 다 비슷하죠.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공부시키고 싶은 욕심 덕분에 은마아파트는 늘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은마의 재건축 진행상황에 관심을 갖고 있죠.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재건축이 된다면, 은마아파트는 강남권 최고의 아파트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입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은마는 재건축 후에 가격이 상승할 수 있기 떄문에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재테크 측면에서도 아주 좋은 아파트”라고 내다봤습니다.
"재건축만 돼봐라"…44살 충격적인 '은마 아파트' 대공개 [집코노미TV]
<임장생활 기록부> 대치동 은마아파트편의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기획·진행 김정은 기자 촬영 이재형·이문규 PD
편집 이재형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