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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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호혜적 한·미 경제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통해 “지난 70년 동맹의 역사에서 한·미 양국은 군사 안보 협력뿐만 아니라 경제 협력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고, 초기의 일방적 지원에서 상호 호혜적인 협력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설은 영어로 이뤄졌다. 한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은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한국 기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는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또 다른 모범 협력 사례”라고 설명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후 한국 기업의 대(對)미국 투자는 3배, 미국 기업의 대한국 투자는 2배 늘어난 사실도 언급했다.

자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인류의 자유를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약 30분 동안 이어진 연설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46회 언급했다. 미국 32회, 대한민국 27회보다 훨씬 많았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를 하나씩 거론했다. 특히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며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은 자유민주주의 위협인 만큼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와 세계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확실하게 억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의 단합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