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가뭄과 산불에 가슴 졸인 충청·호남권 주민들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5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광주·전남지역에는 100~400㎜의 비가 더 필요해 해갈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5일 오전 9시 기준 제주도 산지엔 호우경보, 경남과 전남 일부 지역에는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호우경보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 호우주의보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예상될 때 발효된다. 기상청은 호남 지역에 80㎜의 비가 사흘간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3일 전국에 번졌던 산불은 모두 꺼졌지만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부족하다. 남부지방의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3.6% 수준으로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의 강수량은 평년의 68.8%에 불과하다. 30년 만의 제한 급수 위기에 직면한 광주·전남 지역 주요 식수원인 화순 동복댐과 순천 주암댐의 저수율은 5일 0시 기준 18.28%, 20.26%에 머물렀다.

4일 오전 9시부터 5일 오후 1시까지 광주에는 45.3㎜의 비가 내렸고, 진도 126㎜, 완도 123.9㎜ 등 해안과 내륙에도 봄비치고는 꽤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환경부는 전남 지역 해갈을 위해서는 150㎜가량의 비가 더 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전국 물 부족 저수지를 대상으로 용수 1900만t을 확보하고, 연내 ‘한계 수위’에 도달할 예정인 섬진강댐에 대해서도 1700만t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충남 홍성군, 대전 서구, 전남 순천시 등 10개 시·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이날 선포했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피해 조사를 거쳐 산림 및 주택 피해 복구를 위한 구체적인 국비 지원액을 산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최해련/광주=임동률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