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한국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정식으로 선보였다. 미국에서 애플페이를 내놓은 지 9년 만이다.

애플페이 서비스 시작…1위 삼성페이와 '격돌'
21일 애플은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간담회를 열어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행사엔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총괄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애플페이는 모바일 기기를 근접무선통신(NFC) 결제 단말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실물 카드나 별도 인증 없이 결제가 끝나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서비스다. 국내 매장에선 당분간 서비스 우선권을 가진 현대카드만 쓸 수 있다.

지원 기기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 등이다. 애플페이는 사용자의 카드 번호에 고유의 기기 계정번호(DAN)를 생성해 암호화 과정을 거쳐 단말기 내부 보안 칩에 저장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카드 번호가 애플 서버나 단말기에 저장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작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애플페이는 코스트코, 투썸플레이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대형 편의점 등 NFC 결제 단말기를 갖춘 국내 가맹점과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NFC 단말기가 보급된 가맹점은 전체 매장의 10% 선이다. 삼성페이와 달리 교통카드 사용도 불가능하다.

업계는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애플페이 도입 첫날 오전부터 가입자가 17만 명을 넘어섰다”며 애플페이의 흥행을 예고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의 국내 간편결제 시장 점유율이 내년에 15%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애플페이는 서비스 개시 첫날 약 네 시간 만에 이용자 17만 명이 몰리며 출시 첫날부터 등록 지연, 결제 실패 등 각종 오류를 빚었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등록 신청이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오전에만 첫 거래 건수의 40%가량은 승인이 거절됐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3년 만에 삼성페이 광고를 제작해 송출하는 등 애플페이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내 간편결제업체들과도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네이버페이와 함께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 결제 연동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와도 연동을 추진 중이다.

배성수/빈난새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