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근로자 100 받을때 中企는 62… 임금격차 다시 벌어지나
지난해 근로자 1000명 이상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가 100을 받을 때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는 61만5000원을 받았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300인 이상과 이하 사업장을 비교하면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가 100만원이라면 300인 미만 근로자는 67만3000원을 가져갔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크게 미쳤다는 분석이지만 2016년 이후 꾸준히 좁혀져왔던 기업규모간 소득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고용노동부는 20일 '2021년도 기업체 노동비용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해당 조사는 기업이 근로자 1인 고용에 얼마를 지출하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국내 상용직 10인 이상 회사법인 중 약 3500곳을 표본조사합니다. 기업이 상용근로자를 고용하면서 발생하는 제반비용을 분석해 기업활동과 근로자 복지증진 등 정책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조사입니다. 이 조사는 당초 '10인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다가 2004년부터 '10인이상 회사법인 사업장'으로 조사대상을 변경했습니다. 이에 따라 농림어업, 공공행정, 교육서비스업, 보건·복지서비스업 등의 업종은 조사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 조사에서 언급되는 '노동비용 상대수준'은 기업 규모에 따른 노동비용 비교로, 통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를 볼 수 있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지표로 활용됩니다. 지난해 기준 기업의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은 585만원이었습니다. 전년(540만8000원) 대비 8.2% 늘어난 금액으로, 상승률은 2004년 조사대상 변경 이후 역대 최대폭입니다.

기업의 노동비용에는 임금과 상여금 등 직접 비용 외에 퇴직급여, 4대 보험료 등 간접비용까지 모두 포함됩니다. 고용부는 노동비용 최대 상승폭의 배경으로 "지난해 노동비용 상승률이 커진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음식숙박업 등 임금수준이 낮은 서비스업 근로자가 줄어든데다 전년도에 축소됐던 성과급과 상여금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체 노동비용 중 급여와 성과급, 상여금 등을 합한 직접 노동비용은 1인당 월평균 462만7000원으로 전년보다 8.0% 증가했습니다. 급여는 382만3000원으로 전년(363만원)보다 5.3% 늘었고, 상여금과 성과급은 80만3000원으로 전년(65만4000원)보다 22.9% 급증했습니다. 전년 기저효과에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실적 개선에 따른 효과라는 설명입니다.

산업별로는 금융·보험업 노동비용이 1인당 1057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전기·가스업(919만6000원), 제조업(662만6000원) 순으로 높았고, 노동비용 지출이 가장 적은 업종은 '사업시설관리, 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301만1000원)'이었습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기업 규모에 따른 노동비용 상대수준이었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의 1인당 노동비용은 월평균 712만9000원(+10.1%)이었던 반면 300인 미만 사업장은 479만5000원(+5.2%)에 그쳤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 대비 30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의 노동비용 상대수준은 67.3%, 범위를 세분화해 1000명 이상 사업장과 비교해보면 61.5%에 불과했습니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 등을 감안하더라도 개선세를 보였던 양극화가 다시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 대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노동비용 상대수준은 2016년 63%에서 2017년 65.6%, 2018년 67.8%, 2019년 68.2%, 2020년 70.3%까지 개선됐으나 지난해 67.3%로 하락한 것입니다. 1000명 이상 사업장과 비교하면 중소기업의 사정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1000명 이상 사업장 대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노동비용 상대수준은 2016년 56%에서 2017년 58.4%, 2018년 61.2%, 2019년 61.9%, 2020년 64.3%까지 올라왔으나 지난해 61.5% 수준으로 고꾸라졌습니다.

백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