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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시대 노사는 "脫시간 임금체계"…정부는 시계만 본다

    2026년 7월 현대자동차가 생산직 임금체계를 '완전 월급제'로 바꾸는 임금체계 개편 방안에 관해 검토 논의를 진행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노사가 공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연구하기로 한 것인데, 이 논의는 한 기업의 의제로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의 임금 모델은 부품·협력사로, 나아가 조선·철강 등 교대제 기반 제조업 전반으로 파급되는 준거가 되어 왔기 때문이다.노사의 시선은 사뭇 다를 것이다. 노측에게 완전 월급제는 특근과 잔업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실질 소득을 지키기 위한 방어선이며, 소위 ‘이익배분형’ 성과급의 요구와 AI 도입에 따른 고용 보장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제기된다. 반면 사측은 인건비의 예측가능성과 경영 유연성을 중시해, 유연근무제나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조건으로 함께 올려놓을 가능성이 높다.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검토 논의를 밀어 올리는 힘이 개별 기업의 사정이 아니라 인공지능과 로봇이라는 기술 전환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AI 충격 논의는 주로 사무직에 집중돼 왔지만, 생산현장에서는 우선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방식에서 변화가 올 것이다. AI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및 로봇화가 진전되면 연장·야간·특근이 감소하고, 시간에 연동된 임금체계에서는 곧 실질소득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근로시간의 증감과 무관하게 매월 일정한 임금을 보장하는 완전 월급제는 근로자의 소득 불안을 흡수하려는 시도다.그런데 이것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휴머노이드 로봇을 2028년부터 해외 공장의 부품 서열 작업에 투입해 현장 검증을

    2026.08.04 16:36
  • 리더십 할루시네이션…회의에서 침묵은 동의가 아니다

    2026년 4월, 미국 월스트리트의 140여 년 역사를 가진 로펌 설리번앤크롬웰(Sullivan & Cromwell)은 연방 파산법원에 제출한 긴급 신청서를 두고 판사에게 공식 사과문을 보냈다. 수십 건의 허위 판례 인용이 문서 곳곳에 들어가 있었다. AI가 만들어낸 가짜 판례를, 미국 최고 수준의 로펌이 법원에 그대로 제출한 것이다.'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 부르는 이 현상은 '마음이 방황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hallucinari에서 온 것으로, AI가 틀린 답을 확신에 차서 내놓는 것을 말한다. AI가 일상 업무에까지 들어온 지금, AI 개발사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을 들인다. 외부 자료를 직접 참조해 답을 검증하게 하고, 출처를 병기하며, 정확하지 않은 경우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도록 학습시킨다.인간 역시 할루시네이션을 일으키는 존재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이미 내린 결론을 사실이라 믿으며, 틀린 판단을 확신에 차서 밀어붙인다. AI의 오류는 문장으로 남지만, 리더의 오류는 전략이 되고 수백 명이 나아가는 방향이 된다. 그렇다면 조직은 AI의 답변만큼 리더의 확신도 검증하고 있는가.#리더십 할루시네이션의 두 얼굴이 글에서 ‘리더십 할루시네이션’이란, 리더가 잘못된 판단을 확신에 차서 내리고, 조직이 이를 걸러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리더십 할루시네이션은 크게 두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① 확증 편향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란 이미 내린 결론을 뒷받침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 결론에 반하는 신호는 무의식적으로 걸러내는 성향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편한 반박보다 익숙한 일관성을 선호한다. 그래서 믿고 싶은 정보는 쉽게 받아들

    2026.08.04 16:36
  • 부당전보 구제신청? 인사담당자가 챙겨야할 체크포인트

    최근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부문을 개척하거나, 영업 양수도 등 기업구조 변경을 초래하는 지분거래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이에 따라 신규 사업부서를 마련하여 해당 부서에 기존 인력을 전보 배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처럼 근로자를 전보배치 할 때 기업의 인사담당자가 어떤 점을 고려하고, 어떤 조치를 취하여야 하는지를 살펴본다.#대법원 판례에 따른 전보의 효력 판단기준대법원은 전보명령의 효력이 문제된 사안에서, 업무상 필요성과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교량하면서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까지 고려하여 전보의 유효성을 판단한다(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등).○업무상 필요성대법원은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과 관련하여 (ⅰ) 근로자의 배치를 변경할 객관적 사유가 있는지, (ⅱ) 특정한 근로자를 그 대상자에 포함시키는 데 합리적 기준과 이유가 있는지, (ⅲ) 당해 근로자를 다른 근무장소나 직무로 인사발령하는 것이 기업운영에 있어 합리성·효율성을 가져오는지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는 입장이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대법원은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그로 인한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적으로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이다(대법원 1997. 7. 22. 선고 97다18165 판결 등). 이 때 고려되는 생활상 불이익에는 직무내용의 변경에 따른 업무수행상의 어려움, 근무장소의 변경에 따른 출퇴근의 어려움 등도 포함된다. 다만, ‘근로자의 생활상 불이익’은 전보명령의 정당성 판단요건 중 독립된 요

    2026.08.04 16:36
  • 괴롭힘 신고자 보호만큼 중요한 '오·남용 신고' 제재

    지난 6월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국제괴롭힘학회에서 한국팀의 'K-Bullying법(직장내괴롭힘금지법)' 세션은 단연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30여 년간 유럽을 필두로 북미·호주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직장 내 괴롭힘 논의가 '통합적 시스템 구축'으로 수렴되는 추세와 달리, 한국은 강력한 법제를 현실에서 이미 폭발적으로 작동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우리나라 직장내괴롭힘금지법의 핵심은 중층적 보호 구조에 있다. 피해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신고할 수 있고, 사실 확인 전 단계는 물론 신고가 불성립된 경우에도 불리한 처우를 형사처벌로 금지한다. 보호 기간에도 제한이 없으며, 괴롭힘으로 인한 질병은 산재보상, 괴롭힘을 이유로 한 사직은 실업급여 지급으로 이어진다. '침묵'을 어떻게 깰 것인지를 여전히 과제로 안고 있는 대다수 국가의 연구자들에게, 우리 법은 침묵 극복의 강력한 모델이자 생생한 실험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신고 안전망이 반생산적 행동의 통로로그러나 신고를 보장하는 바로 그 시스템이 역설적으로 남용의 수단이 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종사자 100여 명에 불과한 공공기관에 수십 건의 신고가 연이어 접수되거나, 복수노조 간 갈등이 상호 신고전으로 비화해 사업장이 분쟁의 장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허위신고는 막대한 행정·법적 비용을 초래하고 구성원 간 신뢰를 잠식하며 조직 전체의 심리적 안전감을 훼손한다.특히 우려되는 것은 핵심 경영 활동이 진행되는 상황에서의 '전략적' 신고다. 한 번도 대면한 적 없는 대표이사를 인사처분권자라는 이유만으로 신고하거

    2026.08.04 16:36
  • 노란봉투법 보완? 소는 잃었지만 외양간 고치는 방법

    중국이 여러 나라로 갈라져 끊임없이 전쟁을 하던 전국시대(戰國時代), 초나라 양왕은 나라의 방비를 튼튼히 하는 일에는 무관심한 채 사치와 방탕으로 태평하게 살고 있었다. 이를 보다 못한 대신 장신이 양왕에게 그렇게 살면 나라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직언을 하자, 양왕은 크게 화를 냈고, 장신은 양왕이 바뀌지 않으면 초나라는 망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조나라로 떠났다. 장신의 예상대로 초나라는 이웃 강대국인 진나라의 침입을 받았고, 쫓기는 신세가 된 양왕은 장신을 불러들여 과거를 후회하며 대책을 구하자, 장신은 “속담에 ‘토끼를 보고 사냥개를 돌아보아도 늦은 것이 아니며,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치더라도 늦은 것이 아니다”라며 절망에 빠진 양왕에게 늦지 않았다고 조언을 한다. 여기서 나온 말이 망양보뢰(亡羊補牢), “양을 잃고 우리를 고친다’는 뜻으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유사해 보이지만 정반대 의미다.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주 국무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의 쟁의 범위가 끝없이 확대되어 혼란이니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이 있었다. 노란봉투법이 이미 시행되어 버린 상황에서 다소 늦었고, 이미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이 들불처럼 번진 상황이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정부에서 그 문제점과 개선 필요성이 논의되었다는 데에는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시행령이나 지침 마련 같은 저강도 대책보다 법률 개정과 같은 고강도 대책을 통해 외양간을 제대로 고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나 어쨌든 개선 필요성이라는 방향에는 공감한다.우선 국무회의에서 직접 언급된 쟁의행위의 경우, 노란봉투법에서 노동쟁의의 개념에 &ldqu

    2026.07.28 16:23
  • 불복절차도 막아놓고…의제 몰라도 일단 공고해라?

    개정 노조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개정법의 핵심이라 할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의미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법 시행 전에 내려진 하급심 판결들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현대중공업 사건)에 의해 파기될 운명이고,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해석지침이 있지만 지금까지 노동위원회에서 그것이 얼마나 유의미하게 작용해 왔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이 문제는 추가적인 법 개정을 통해 판단기준을 명문화하거나, 선례가 충분히 쌓이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이 글에서는 노동위원회가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의 사건들을 다루면서 드러난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교섭의제 기재조차 필요 없다?노조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노조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때 노동조합의 명칭, 대표자 성명, 주된 사무소 소재지, 조합원 수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음에 그친다. 즉 현행 규정상 ‘교섭의제’는 기재사항이 아니다.그리고 일부 지방노동위원회는 이처럼 시행령·시행규칙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교섭의제 기재 없는 교섭요구에 대하여도 공고의무를 인정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리고 있다. 해당 결정은 ‘교섭요구 사실 공고 절차는 다른 노조와 근로자에게 교섭요구 사실을 알리고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어서, 서면 기재사항만 갖췄다면 사용자는 이를 공고하여야 하며, 법령상 요구되지 않는 교섭의제의 특정 여부를 이유로 공고의무 발생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그런데 노조법 제2조 제2호는 ‘실질

    2026.07.28 16:23
  • '인사평가 E등급' 노동위원회서 구제받을 수 있을까

    기업 구성원들에 대한 평가등급이 확정되어 통지되는 시점에서는, 인사담당자에게는 어김없이 문의가 빗발친다. 최하위 등급을 받은 직원이 평가 근거를 서면으로 달라고 요구하고, 이의신청 기간이 지난 뒤에야 이메일을 보내면서, 끝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겠다"는 말을 남긴다. 실제로 지방노동위원회에는 '부당인사고과', '부당승격배제', '부당감급', '부당인센티브미지급'이라는 이름의 사건들이 접수되고 있다. 신청취지는 대체로 하나로 수렴된다. 평가등급을 취소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요구는 과연 노동위원회가 판단해 줄 수 있는 사안일까.이러한 분쟁의 배경에는 성과중심 인사제도의 확산이 있다. 등급별 할당비율을 둔 상대평가를 운영하고, 그 등급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하며, 최하위 등급에는 연봉 감액까지 연동하는 설계가 제조·전자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평가가 곧 임금이 되는 구조에서 근로자는 평가를 더 이상 '인사관리'가 아니라 '처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여기에 PIP(역량향상과정) 편입, 승격 대상자 제외, 인센티브 미지급 같은 후속 조치가 겹치면, 근로자로서는 자신이 징계에 준하는 불이익을 받았다고 느낀다. 문제는 그 체감과 법률상 구제절차의 문턱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출발점은 근로기준법 제28조다.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의 대상은 '부당해고등'이고, 그 범위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이 열거한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다. 법원은 사적자치가 지배하는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2026.07.28 16:23
  • '질문'하는 판사 vs '판단'하는 판사

    1년 반 정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재판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줄 몰랐다. 같은 법률에 따라 진행되는데도, 재판장의 성향·개성에 따라 재판의 모습이 너무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얼마 전 지방에 있는 모 법원에서 있었던 재판은 참 인상 깊었다. 30분 전 미리 법정에 들어가서 선행 사건의 변론을 방청하였다. 꽤 복잡한 사건처럼 보였는데, 재판장이 한참 동안 원고 대리인과 공방을 주고받더니 갑자기 “아, 그럼 제가 틀린 거네요”라고 하면서, 본인의 생각 또는 인식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아무렇지 않게 인정하였다. 대리인으로서는 ‘재판부가 사실관계나 법리를 잘못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만큼 불안한 것이 없는데, 재판장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지 않은 채 인식 오류를 솔직하게 시인한 다음 이에 관해 새롭게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참 신선했다.이후 필자가 대리하는 사건에서는 재판 내내 재판장은 “제가 잘 몰라서요”라고 운을 뗀 후 양쪽 대리인과 질문을 주고 받았다. 질문의 내용과 깊이에 비추어 볼 때, 기록을 검토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질문인데도, 재판장은 연신 “제가 진짜 잘 몰라서요”라고 하면서 양쪽 대리인의 생각과 의견을 구했다. 겸손한 자세로 양쪽 의견을 경청하는 모습에 경의가 느껴졌다.아쉬운 재판도 있었다. 법원 정기 인사에 따라 이루어진 담당 재판장 변경을 전후하여 상대방이 대리인을 새로 선임하였고, 직접 소송에 대응하던 의뢰인도 우리를 새로 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변론시간 직전에 상대방 대리인의 준비서면이 송달되는 바람에, 필자는 이를 확인

    2026.07.28 16:23
  • '근로조건 영향 없는' 경영상 결정은 교섭 대상 아니다?

    지난 3월 10일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학계와 언론, 그리고 법률가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개정에 따른 '원청의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성'과 관련된 문제였다. 과연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로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당사자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가에 따라 단체교섭의 진행 여부 및 그에 따른 단체협약의 체결, 쟁의행위 가능 여부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노란봉투법에 따라 개정된 노동조합법의 다른 규정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지 않았다. 노동조합법의 두 수범자인 사용자와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당장 “내가 교섭을 해야 할 것인지”, “내가 교섭을 요구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그런데 이제 노란봉투법이 시행된지도 4개월이 경과하였고, 원청 사용자성과 관련된 노동위원회의 판정도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하면서, 그와 관련된 쟁점은 법원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사실상 노동위원회는 일부 공공영역을 제외하면 대다수 도급관계에서의 원청에 대해 최소한 산업안전이나 작업환경 등을 이유로 교섭을 하라고 판단하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대한 최종적 판단은 법원이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노란봉투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인해 기존에 논란이 적었던 부분에서 새로운 문제들이 하나씩 추가되고 있다. 최근 A기업 노동조합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특정 지방에 대한 프로젝트와 관련하여, 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이를 단체협약 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개정 노동

    2026.07.21 16:06
  • "일단 앉으라더니"…'묻지마 파업' 길 터준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으로 알려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개정안이 2026년 3월 10일 시행된 이후 약 4개월이 지났다. 법 시행 이후 상당히 많은 분쟁들이 제기되었는데, 여러 분쟁사건들을 대리하면서 실무상 느끼는 노란봉투법 제도의 맹점에 대하여 두 가지 정도 짚어보고자 한다.#시행령상 불충분한 심리기간법 시행 초기 분쟁은 노동위원회 신청 사건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에 대한 시정신청’과 ‘교섭단위 분리 신청’으로 양분되는 모양새이다. 전자는 하청 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원청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시작이 되는 ‘교섭요구 사실 공고’를 하지 않자, 이에 대한 시정신청을 구하는 사건이다. 후자는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하청 교섭단위를 분리해 달라는 신청이다. 주로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지위를 점하기 어려운 소수 노조가 교섭단위를 분리함으로써 분리된 교섭단위에서 교섭대표 노동조합의 지위를 점하기 위하여 신청하는 제도이다.두 제도 모두 핵심적으로 다투어지는 쟁점은 바로 원청의 사용자성이다. 하청 노조는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지는 근로조건에 대해서만 교섭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위 두 가지 신청 사건 모두 사용자성 쟁점이 핵심적으로 다루어진다.그런데 아쉬운 점은 법령상 심리기간이 너무 짧아 충분한 심리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전자의 신청 사건에 대해서는 10일(추가로 10일 연장할 경우 최대 20일), 후자의 신청 사건에 대해서는 3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하청 노조로서는 여러 가지 교섭의제에 대하여 사용자성을 주장하

    2026.07.21 16:06
  • 잃은 것 없는데 손해 본 느낌…'가상의 마이너스' 정체

    #내 계좌도 플러스인데, 왜 내 마음은 마이너스일까요즘 주식 시장에는 씁쓸한 우스갯소리가 돈다. 세상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주식을 가진 사람과, 아직도 “어제라도 살 걸”이라고 후회하는 사람들로 나뉜다는 얘기다. 흥미로운 사실은, 돈을 잃은 사람만 괴로워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삼전닉스가 없을 뿐, 내 계좌도 나쁘지는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찝찝하다. 삼전닉스로 대박 났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괜히 나만 손해 본 것 같다. 물리적 손실은 0인데, 심리적 손실은 이미 파산 직전이다. 우리는 왜 ‘현실의 플러스’보다, 남과의 비교 속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마이너스’에 이토록 흔들리는 것일까.#비교는 차이를, 후회는 손실을 만든다Festinger의 사회비교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상태를 절대적 기준이 아니라,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내 수익률이 몇 퍼센트인지보다는, 옆자리 박대리보다 더 벌었는지가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된다. 비교로 인해 절대값이 상대값으로 바뀌는 것이다.여기에 반사실적 사고가 더해지면 이러한 심리는 한층 강해진다. 이는 “어제라도 하이닉스를 샀더라면”처럼, 이미 발생한 현실과 일어나지 않은 가상의 대안을 비교하는 심리 기제다. 비교가 남과 나의 차이를 인식하게 한다면, 반사실적 사고는 그 차이를 ‘내가 놓친 손실’로 전환시킨다.이러한 흐름은 조직 안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내 연봉이 올랐어도 동료가 더 많이 올랐다는 사실을 알면 박탈감이 생기고, 우리 팀도 성과를 냈는데 옆 팀만 주목받으면 무력감이 커진다. 비교와 후회가 반복될수록 구성원은 자신의 성과보

    2026.07.21 16:06
  • 직장내괴롭힘법 7년, 피해자와 회사가 함께 사는 길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 시행 7년, 고용노동부에 접수된 누적 신고 건수는 2025년 말 현재 6만 5700건에 달한다. 이 중 검찰에 송치되어 기소로 이어진 사건은 1%에 미치지 못하고, 개선지도나 과태료 처분이 내려진 비중도 전체의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것은, 이른바 '직장내괴롭힘(직괴)' 분쟁이 일상적인 지휘·감독 행위를 둘러싼 갈등에까지 번지며 사내 울타리를 넘어 노동위원회와 법원으로 거침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최근 서울중앙법원은 팀장이 특정 근로자의 연차휴가와 장기 병가 신청을 반려하거나 조정한 행위에 대해, 회사 규정과 인력 운영상 필요성, 협의 과정과 최종 승인 여부 등을 종합하면 곧바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은 괴롭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서울중앙지법 2024가단5108975 판결). 반면 서울행정법원은 반복적인 모욕적 언행과 허위사실 유포로 직장 문화를 심각하게 훼손한 행위를 중대한 비위행위로 보아 사용자의 엄정한 처분을 인정했다(서울행법 2023구합61127 판결).두 하급심은 관리자의 표현이나 대응이 다소 부적절했더라도, 괴로움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관리행위가 법률상 괴롭힘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한편, 정당한 문제 제기나 권리 행사는 보호받아야 하지만, 그 형식을 빌려 동료와 조직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행위는 징계 대상이 된다는 판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개별 소송을 통해 법적 판단 기준이 축적되고 있지만, '직괴' 분쟁이 사내 절차에서 마무리되지 못하고 사법화로 치닫는 현상은 심각한 문제다. 동일한 사실관계를 두고 사내 조사·노동청·노동위원회·민사법원에

    2026.07.21 16:06
  •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주면 벌어질 일들

    18세기 영국 산업혁명기, 공장과 탄광에서 하루 열여섯 시간씩 밤낮없이 뼈가 부서지도록 일한 근로자들의 손에 쥐어진 것은 반짝이는 주화가 아니었다. 가혹한 노동의 대가로 이들에게 건네진 것은 상품성이 없어 판매할 수 없던 자사 생산 악성 재고품이나 석탄 덩어리와 같은 현물, 혹은 이를 지급하기로 하는 토큰이나 쿠폰이었다.19세기 후반 미국의 광산촌이나 철도공사 현장과 같은 고립된 지역의 근로자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사용자들은 오직 회사가 운영하는 매점에서만 쓸 수 있는 조잡한 자체 화폐나 쿠폰을 발행해 임금으로 지급하였다. 그럼에도 당장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선택의 여지가 없던 근로자들은 임금으로 지급받은 현물을 시장에서 헐값에 매각하여 현금화하면서 큰 폭의 실질 임금 삭감을 감수하거나 시중보다 몇 배씩 가격을 올려 받는 사내 매점에서 열악한 품질의 생필품을 구입하며 번 돈을 고스란히 회사에 반납해야 했다.이른바 '트럭 시스템(truck system)'에 의하여 임금이 통화가 아닌 다른 형태로 지급되는 순간, 그 임금의 실질 가치를 결정하는 권한은 근로자에서 사용자에게로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이러한 자본주의 초기의 가혹한 시간을 거치며 영국에서는 1831년 임금은 반드시 영국 합중국의 '통화'로만 지급해야 하며 현물이나 쿠폰으로 지급하는 계약은 무효로 한다는 트럭법을 제정하였고, 1949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임금은 법정 통화로만 지급되어야 하며, 어음이나 쿠폰, 상품권 등으로 지급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임금보호협약(제95호)을 통과시켰다. 이처럼 문명사회의 보편적 약속으로 굳어진

    2026.07.14 16:52
  • 직장내 빌런에게 '레드카드' 꺼내드는 법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결승전을 향해 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는 "패배 원인을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조기에 막을 내렸지만,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은 늘어난 경기수, 박진감 넘치는 경기, 각종 원더골로 많은 축구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이른바 ‘비니시우스 룰’로 알려진 입가림 금지 규정으로 선수들이 상대와 충돌하는 상황에서 손이나 유니폼으로 입을 가린 채 발언할 경우 심판은 레드카드를 꺼낼 수 있는 규정이다. 실제로 파라과이와 튀르키에의 경기에서 월드컵 역사상 1호 입가림 퇴장이 발생하였다. 그밖에도 경기 중 헐리웃액션이나 명백한 찬스를 저지하려는 고의적인 파울에 대하여 이전보다 과감하게 엘로카드나 레드카드가 나오는 느낌이다. 경기장 빌런에 대한 FIFA의 단호한 대처법이다.직장 내에서 각종 문제를 일으키는 빌런에게 과감하게 레드카드를 꺼낼 수 있을까? 쉽지 않다. 누가 보더라도 중대한 비위행위를 범하였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기업들에 고민을 안겨주는 빌런들은 공통적으로 그렇게 만만하지 않고, 노동법에 관한 지식이 상당하며, AI 도입으로 그러한 지식의 활용에도 매우 능숙하다. 그렇기 때문에 과감한 레드카드는 독이 될 수 있고 다소 힘겹고 지루하더라도 정규시간 내 승부를 못내면 연장전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기다릴 필요가 있다.직장 내 빌런들은 대체로 4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특징별로 회사의 조치와 레드카드를 꺼낼 시점을 가늠해본다.첫째, 약점을 쥐고 있다고 한다. 직장 내 빌런은 기본적으로 무엇인가 비위행위를 하였거나 사내에서 물의를 일으키는 등으로 인사조치나 감사의 대상

    2026.07.14 16:51
  • 법시행 7년 돼서야…정부 "괴롭힘 허위신고는 징계 사유"

    고용노동부가 최근 개정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대응 매뉴얼은 허위·반복 신고 문제를 다루고 있다. 악의적인 허위·반복 신고는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는 법원 판결례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관련 법리를 제시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서 공식적으로 이 문제를 다룬 것은 처음으로,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제도가 시행된 지 꼭 7년 만이다.그런데, 사실 허위·반복 신고의 문제는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었고, 이미 많은 우려가 제기되었던 문제이다. 신고자가 동일한 내용을 반복하여 신고하더라도 반드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는지, 허위 신고에 대해서는 징계가 불가능한지 등 여러 의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신고 제도가 인사 갈등이나 징계 회피의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초기부터 예상되었고, 이미 여러 사례가 알려졌다. 괴롭힘 개념이 추상적이고, 정당한 업무 지시와의 경계가 모호한 만큼, 피신고인의 방어권과 허위 신고에 대한 책임 기준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있었다.하지만 이러한 우려들은 입법과정이나 기존의 지침 등에서는 잘 반영되지 않았고, 결국 법이 분명하지 않으니 많은 기업들은 최대한 위험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행동하였다. 악의적인 반복 신고에 대해서도 최대한 계속 조사를 실시하였고, 명백한 허위 신고라고 생각해도 신고자를 징계하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두터운 절차적 보호장치를 별도로 정한 회사들은 반복되는 신고마다 그러한 절차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물론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은 모든 신고를 허위 신고로 보아서는 안 된다. 신고자가 실제

    2026.07.14 16:51
  • 근로자 과반수? 조합원 과반수? 그때그때 달라요

    생산 일정이 빠듯해 근로자대표와의 탄력근무제 합의가 시급했던 어느 제조업체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내용인즉슨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이 있으니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범위를 기준으로 과반수 이상의 노동조합이 근로자대표가 되는지, 아니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범위를 기준으로 산정한 노동조합이 그 대표가 되는지이다. 이는 두 법이 모두 '과반수'라는 비슷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어 실무에서 자주 혼동을 초래하는 쟁점이다. 법령의 세부 내용을 차분히 확인하면 답은 분명하지만, 시급한 현안 앞에서 즉시 명쾌한 답을 내놓기란 쉽지 않은 내용임은 분명하다.이와 관련한 실무상의 체크포인트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인지 판단해야 하거나 단체협약의 적용 범위를 가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각 법령의 문언이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부터 살피는 것이 검토의 출발점이 된다는 점이다.먼저 근로기준법이다. 근로기준법은 정리해고(제24조), 탄력근무제(제52조 이하),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제94조) 등에서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을 상대로 협의·합의·동의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다. 이때 과반수 노조인지는 사업(장)의 전체 근로자를 모수로 판단한다(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315). 그리고 모수가 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를 뜻한다(고용노동부 근기 68207-4269). 이는 근로기준법의 독자적인 해석 기준이다. 따라서 노동조합 규약이나 단체협약에서 조합원 가입 대상이 아니라고 정한 직군이 있더라도, 그와 무관하게 근로기준법상 '사용

    2026.07.14 16:51
  • [백승현의 시각] 괴롭힘 금지법 7년 '빛과 그림자'

    “이 법 덕분에 사무실에서 욕하는 야만인들이 사라졌어요.” “그 거지 같은 법 때문에 회사 일이 안 돌아갑니다.”주요 기업의 인사노무 담당 임원 커뮤니티(한경 CHO 인사이트 포럼)를 운영하다 보니 수시로 듣게 되는 얘기들이다. ‘덕분에’와 ‘때문에’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는 법, 바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근로기준법 제76조의 2, 3) 이야기다.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7년이 지났다. 아무리 논란의 제도라지만 7년이나 흘렀는데도 안착은커녕 기업 현장의 혼란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정부, 괴롭힘 보호범위 확대 추진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해 국제노동기구(ILO) 190호 협약 비준을 국정과제로 선언하고, 괴롭힘 보호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법 개정 또는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ILO 협약 190호는 계약 형태에 관계없이 일터의 모든 사람에게 신체적·정신적·성적·경제적 해를 끼치는 행위와 관행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즉 현행법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만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지만, 앞으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뿐만 아니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플랫폼 종사자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마땅히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선한 취지를 앞세운 과속 입법의 폐해를 수없이 봐온 것처럼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선행돼야 할 숙제가 몇 가지 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 2는 괴롭힘을 ‘지위·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면서 괴

    2026.07.09 17:32
  • 설계도 없는 '정년 65세' 연장… 법원만 바빠진다

    법정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파른 고령화, 현행 정년 60세와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 사이의 소득공백을 고려하면, 계속고용 제도의 설계를 미룰 수는 없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정년연장 입법을 추진 중이고, 정년을 단계적으로 늘릴 때마다 재고용 대상 연령도 1세씩 늘려 정년보다 한 살 높은 연령까지 계속 고용하도록 하는 ‘퇴직 후 재고용 의무화’도 병행한다는 입장이다.노동법을 다루는 변호사로서 이런 류의 입법 논의를 마주할 때마다 습관적으로 떠오르는 질문이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하는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정년연장 논의는 '몇 살까지 일하게 할 것인가'에만 무게중심이 쏠려 있고, 임금체계 개편(임금피크제, 직무급 전환)이나 청년 채용 방안은 각주 취급에 그치는 것 같다. 임금체계 개편 등이 동시에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면, 정년연장은 기업 입장에서 고정비 증가로만 읽혀 결국 신규채용 축소와 비정규직 활용 확대라는 익숙한 길로 갈 가능성이 높다.일각에서 정년연장과 청년고용은 별개 문제이고 두 정책을 병행하면 된다고 하지만, 현실은 이론처럼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특히 대기업·공공기관과 같이 세대와 무관하게 선망되고 정년연장의 실효성이 큰 곳일수록 신규채용 규모가 경직적으로 정해져 있어, 정년연장 시 청년 채용의 문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년고용 대책이 보조금성 정책에 머무른다면 K자형 고용 양극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한편 재고용의무 역시 면밀한 검토와 설계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재고용의무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

    2026.07.07 16:33
  • 잘나가던 병원, 직원 5명 넘자 '노무 리스크' 비상

    A는 1년 전에 병원을 개원하고 간호사 1명, 데스크 직원 1명을 채용하였다. 그리고 밤낮 없이 열심히 진료에 임한 결과, 최근 봉직의 3명을 채용하고, 간호사와 데스크 직원도 5명을 더 채용하여, 근로자 수가 총 10명이 되었다. 이처럼 급속도로 성장하는 병원의 대표원장인 A가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노동법 이슈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근로기준법 전면적용…취업규칙 작성·신고 의무우선, 상시 1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게 되었으므로, 일정한 사항을 기재한 취업규칙을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3조).다음으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게 된 때부터는 근로기준법이 전면 적용된다(근로기준법 제11조). 5인 미만 사업장일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더라도 해고할 수 있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할 의무가 없으며, 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게 할 수 있고,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해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며, 연차유급휴가를 주지 않아도 되고,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해고 사유·시기 서면 통지해야 이제 A는 정당한 이유가 있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7조 제1항).예를 들어 봉직의가 의료사고를 저지른 경우에도, 그것이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봉직의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라야 해고할 수 있다. 또한 아무리 중대한 의료사고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유효한 해고가 된다.물론 A가 의료

    2026.07.07 16:33
  • "리더는 통제자가 아니다"…도요타 회장 '직함'에 담긴 비밀

    2021년 2월, 눈 덮인 후지산 기슭에서 도요타는 삽을 들었다. 자동차 공장 부지에 '도시'를 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름하여 '우븐시티(Woven City)'. 약 70만 제곱미터의 땅 위에 최종 2,000명 이상이 거주하며 미래 기술을 실험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다.그리고 2025년 9월, 도요타는 우븐시티의 공식 개막을 알렸다. 초기에는 약 100여명의 거주자와 함께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누적 투자 규모는 약 100억 달러, 우리 돈 14조 원대에 이른다. 프로젝트는 창업가 4대손인 도요다 다이스케가 직접 이끌고, 아버지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Master Weaver'라는 상징적 직함으로 총괄한다.자동차 회사가 도시를 짓는다.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이례적이지만, 경영자에게 더 중요한 것은 이 결정을 가능하게 만든 리더의 선택이다. 도요타의 리더는 무엇을 본 것인가. 그리고 그 관점에서 한국의 리더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다음에 팔 것’을 먼저 정의한다지난 10년간 자동차 산업의 본질은 바뀌었다. '잘 만든 기계'에서 '소프트웨어가 정의하는 제품'으로. 산업의 주도권은 '차를 잘 만드는 회사'에서 '차 위에서 돌아가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로 이동하는 중이다. 많은 완성차 기업이 이 변화에 대응해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거나 테크 기업과 제휴하는 방식을 택했다. 경쟁자를 따라가는 방식이다.도요타는 반대로 갔다. 2018년 도요다 아키오 회장은 "자동차 회사에서 모빌리티 회사로 전환한다"라고 선언했다. 그 핵심은 ‘무엇을 팔 것인가’를 다시 정의한 데 있다. 자동차 한 대가 아니라, 사람·물건·정보·에너지

    2026.07.07 16:33
  • 상사 괴롭히는 '역갑질'…직장내괴롭힘법 7년의 '그림자'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시행된 지 7년이 지났다. 2018년 국회는 일터에 만연한 이른바 ‘갑질’을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했다. 당시에는 개념의 모호성에 대한 우려로 입법이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노동자 폭행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결국 법제화가 이루어졌다.그 이후 우리 일터는 분명한 변화를 경험했다. 과거 조직 내부의 문제로 묻히거나 개인이 감내해야 했던 폭언, 따돌림, 인격침해 행위가 공론화되었고, 기업들은 조사체계와 고충처리 절차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직장 내 폭력과 폭언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크게 높아졌다. 존중과 배려를 요구하는 문화가 확산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제도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한계 역시 적지 않다. 현행 제도는 사용자에게 신고 접수, 조사, 보호조치 및 사후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처우는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괴롭힘이 인정될 경우 행위자와 사용자 모두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피해자의 회복과 관계 개선보다는 책임 추궁과 처벌에 상대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 인사권 행사, 감사 및 성과관리까지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비화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 결과 조직 내부에서 해결될 수 있었던 갈등이 고용노동관서, 노동위원회, 국가인권위원회, 민·형사 소송으로 확대되면서 조직 전체의 비용과 사회적 소모를 키우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최근 대법원에서 확정된 자동차 제

    2026.07.07 16:33
  • 제헌절, 다시 공휴일…가산수당 무조건 줘야 하나요?

    올해부터 제헌절(7월 17일)이 공휴일로 부활하여, 7월 17일부터 3일간 황금연휴가 생겼다. 우리나라의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고(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헌절은 원래 공휴일이었는데 주5일제 근무 확대로 휴일수가 너무 많다는 우려에 따라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가 올해부터 다시 공휴일이 되었다. 비슷하게 한글날도 공휴일 → 공휴일 제외 → 공휴일 부활의 부침을 겪었다. 관련하여 공휴일에 관한 법률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각각 국경일은 공휴일로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법률적, 제도적으로 정비되었다.이렇게 시대가 변함에 따라 공휴일 제도가 변하기도 하는데, 당장 올해부터 제헌절에 근로를 하게 되면 휴일근로가 되어 가산수당이 지급되어야 하는 것처럼, 공휴일 제도는 회사의 근로시간 및 인사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휴일 제도 변화에 따른 영향과 고려할 사항들을 살펴본다.근로기준법은 휴일과 관련해, 원래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는 규정만 두고 있다가 2018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휴일을 유급으로 보장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규정이 신설되었고(근로기준법 제55조), 여기에서의 대통령령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공휴일과 대체공휴일이다.이에 따라 관공서의 공휴일인 일요일이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이 되었고, 주말 운영이 불가피한 놀이공원, 영화관, 상점 등이 사업장에서 일요일은 소정근로일로 하고 평일을 주휴일로 하던 방식에 변화가 불

    2026.06.30 15:20
  • '정년 65세' 임피제 도입…'내용'보다 중요한 건 '절차'

    고용노동부는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2026년 중점과제 중 하나로 정년연장 추진안을 제시하였다. 여당도 작년 11월 정년연장TF를 정년연장특별위원회로 격상하였고 현재 60세인 정년을 2037년 65세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년을 2029년 61세로 연장하기 시작해 2년마다 1세씩 늘려 8년 후인 2037년 65세에 도달하게 제도를 설계한 것이다.정년연장을 논의하면 항상 세트로 따라오는 것이 임금체계의 개편, 즉 임금피크제의 도입이다. 임금피크제가 유효한지는 고령자고용법상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인지에 달려 있고, 대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하였다.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해 근로자들이 피크임금보다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어 불이익한 측면이 있기는 하나 정년이 연장된 측면을 아울러 고려하면 생애 총소득의 관점에서는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보다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므로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크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기존의 정년에서 연장된 연령 구간에서도 상조회, 학자금, 의료비, 건강검진, 복지포인트 등 복지혜택은 그대로 받게 되면 임금피크제로 입게 되는 불이익이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다는 사정 등이 있다면 실체적 측면에서는 유효하다고 판단한 사례가 많았다.그런데 이러한 실체적 유효성의 문제 외에 ‘절차적’ 측면에서도 유효하여야 최종적으로 유효한 것이 된다. 임금피크제 사건에서 취업규칙 변

    2026.06.30 15:20
  • 상급단체의 사업장 출입,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보안이 중요한 업종의 회사에서는 노사 간 교섭이 사업장 밖에서 이루어지기도 한다. 덕분에 상급단체의 지원을 받는 교섭이나 조합활동에서도 사업장 내부에서의 충돌이 생기는 일이 없다. 이를 알게 된 유사 업종의 다른 회사가 노조 설립과 동시에 외부 교섭을 제안했다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냐"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노동조합 입장에서는 현장순회도 직접 하는데 교섭이 외부에서 이루어질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사실 교섭 장소나 조합사무실의 위치는 법에 정해진 바가 없어 노사 합의로 정하는 대표적 사항이다. 그럼에도 보안·기업비밀·고객 활동 등을 이유로 외부 교섭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현실에서, 노동조합과 상급단체의 사업장 내 출입과 활동에 관한 기준을 한번쯤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우선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제2항은 종사근로자가 아닌 노동조합의 조합원이라도 사용자의 효율적인 사업 운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사업장 내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상급단체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장 출입을 막는 것은 이 규정에 반할 수 있다. 대법원 역시 상급단체 간부들이 사업장에 들어가 약 25분간 조합원들과 인사·악수·대화를 나누는 현장순회를 한 사안에서 폭행·협박이나 시설 점거 등 강제적 행위 없이 이루어진 조합활동은 시설관리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확정한 바 있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도3143 판결) 더불어 노동조합의 사업장 내 현장순회 역시 주체·목적·시기·수단 등 정당성 요건을 갖추면 조합활동으로서

    2026.06.30 15:20
  • 형사처벌이냐 과태료냐…헷갈리는 건설공사 발주자 vs 도급인

    대표이사 등 경영책임자에게 부여된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의무 위반의 원인이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중대재해를 초래하였다는 것을 해당 기업 및 사고 현장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순차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수사기관의 입장이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법원도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안전관리 업무 담당자들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및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 2025. 1. 21. 선고 2023고단1983 판결).그러나 건설공사 발주자로 인정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 의무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어 안전조치 의무위반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발주자는 건설공사기간의 연장의무, 안전보건 관련 대장 작성 등의 의무가 있으나, 이를 위반하더라도 형사처벌이 아닌 대부분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뿐이다. 따라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발주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의 책임도 부담하지 않을 수 있다.기업들은 사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기업 운영을 위해 건설공사를 발주 또는 도급을 해야만 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다. 그런데, 건설공사 과정에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해당 기업이 발주자인지 또는 도급인인지 여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의 형사책임을 질 것인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공사 발주자에 대해서는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

    2026.06.30 15:19
  • "민간기업 무기계약직=사회적 신분"이라는 법원

    차별은 최근 노동 분야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쟁점 중 하나다. 과거에는 정규직과 기간제·파견 근로자 사이의 차별이 주된 쟁점이었다면, 지금은 ‘무기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의 차별, 그리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확대 적용 여부가 무대의 중심에 서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자리한다. 기간제·파견 근로자와 달리 무기계약직에는 차별을 직접 금지하는 개별 법률이 없어, 결국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이 질문에 대해 대법원은 2023년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판결)은 무기계약직(공무직)은 공무원과의 관계에서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도,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공무원을 비교대상으로 한 사안에 한정된 판단일 뿐 무기계약직의 사회적 신분성을 일반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기업·민간 영역의 무기계약직 문제는 사실상 다음 판결로 미뤄진 셈이었다. 그런데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판결을 내놓았다(서울고등법원 2025. 12. 12. 선고 2024나2013287 판결, 이하 ‘대상판결’). 그리고 대상판결이 선고된 후로 유사한 취지의 소송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대상판결의 사안은 이렇다. 원고들은 방송사인 피고 회사에서 그래픽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그래픽 디자이너에는 ① 호봉직(정규직), ② 연봉직(무기계약직), ③ 프리랜서, ④ 계약직(기간제), ⑤ 파견직이 있었는데, 호봉직과 연봉직은 모

    2026.06.23 16:45
  • 근로자 추정제 도입되면…골프장에서 벌어질 일들

    당초 정부는 노동절(5월 1일) 이전 처리를 목표로 근로자추정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관련 법안 심사를 모두 보류하면서 현재는 일정이 늦춰진 상태인데, 정부와 여당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만간 도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는 지난 기고문에서도 근로자 추정제 도입에 따른 입증책임 전환에 의하여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지적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관련하여 조금 지엽적일 수 있지만 이번 기회에 골프장 캐디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인정 여부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현재 골프장 캐디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고용보험법상 ‘노무제공자’에 해당하여 관련법령상 보호를 받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은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을 통해, 캐디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 이유는 ① 골프장이 캐디들의 근무내용,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에 대하여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함, ②캐디들은 경기보조업무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작업도구를 골프장으로부터 제공받아 사용하고 노무 이외에 자신의 자본을 투여하는 일이 없음, ③ 업무내용이 단순 노무제공의 측면이 강함, ④ 골프장이 지정한 순번에 따라 출장의 기회를 제공받으므로 이용객을 임의로 선택하거나 교체를 요구할 수 없음, ⑤ 캐디피의 액수도 캐디들이 이용객과 사이에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캐디들 스스로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부담하는 독립사업자로 볼 수 없음, ⑥ 캐디들은 골프장이 정하는 출장순번에 따라 출장하는데 자신의 출장

    2026.06.23 16:45
  • 당신이라는 '리더십 채널', 팀원들은 유료구독 할까요?

    만약 여러분의 리더십이 매달 9,900원을 결제해야 볼 수 있는 유료 채널이라면, 과연 팀원 중 몇 명이나 구독 버튼을 누를까?이 질문을 콘텐츠 시장에 대입해보면 답은 명확하다. 요즘의 구독자는 옛날과 다르게 냉정하다. 재미가 없으면 1초 만에 스킵을 하고, 가치가 없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구독을 취소한다. 우리 조직의 리더십을 '구독'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어떨까?회사라는 플랫폼 안에서 팀원들은 리더의 채널을 의무적으로 시청하고 있는 구독자다. 하지만 그들이 마음속으로도 정말 '구독' 버튼을 눌렀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자리에 앉아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마음은 이미 채널을 돌려버린 팀원. 당신의 조직에는 몇 명이나 있을까?# 썸네일만 좋은 채널은 결국 구독이 취소된다화려한 썸네일에 이끌려 클릭했다가 실망한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제목은 자극적이고 썸네일도 그럴듯한데, 막상 열어보면 내용은 텅 비어있고 공감은커녕 시간만 낭비한 느낌이 든다. 이런 영상만 업로드하는 채널은 처음엔 구독 버튼을 눌렀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구독을 취소하게 된다.리더십도 사실 크게 다르지는 않다. 화려한 학벌과 경력, 능숙한 발표 스킬로 강렬한 첫인상을 주지만, 막상 함께 일해보면 공감도 없고 인간미도 없는 리더. 처음엔 기대를 품고 구독을 하지만, 실망이 쌓일수록 팀원들은 그 리더와 조용한 이별을 택한다. 그 변화가 대놓고 표현되지는 않는다. 점점 회의에서 팀원들의 발언이 줄어들고, 먼저 아이디어를 꺼내지 않으며, 수동적으로 리더가 시키는 일만 하는 방식 등으로 서서히 드러날 뿐이다.# 구독을 부르는 채널의 세 가지 조건그렇다면 오래 살아남는

    2026.06.23 16:45
  • "노동정책 지름길? 경사노위 패싱 땐 갈등만 키운다"

    노동정책이 격변하는 환경에 처해 있다. 노란봉투법은 원청에게 하청노동자의 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과하고 파업도 수인케 하는 것으로서 노사관계 내지 노사관계법제의 틀이나 근간을 뒤흔드는 내용이다. 또 그간 제외되었던 정리해고 결정 등을 반대하는 파업이 가능하게 되어 쟁의행위시 노사관계의 힘의 균형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근로자 추정 제도는 근로자 판단 구조를 흔드는 것이다. 알려진 법안에 따르면 추정을 복멸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반증 기준이 없는 것이다. 특고와 플랫폼 종사자 등과 같은 노동시장에 큰 혼란과 변화가 예상된다.재추진이 확실시되는 법정정년연장은 대기업 청년 취준생에게 큰 부담을 줄 것이다. 단계적 시행을 통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대기업 일자리가 절대적으로 적은 국내 노동시장을 고려하면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더 큰 문제는 정책에 필요한 사회적대화 과정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논의 절차를 패싱했다는 점이다.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은 국회주도의 사회적대화를 통해 처리되었다. 근로자 추정제나 주4.5일제는 정부내 추진단과 국회 법안으로 진행되고 있다. 법정정년연장 역시 경사노위가 아닌 여의도식 사회적대화 과정에 있다.최근 노동정책 입법·제도화는 우리 노사관계 질서나 노동시장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내용임에도 매우 편의적인 추진 절차를 이용했다. 경사노위 밖에서 이루어지는 비전형적 사회적대화 방식은 추진력에서는 탄력적이고 우월할 수 있다. 그러나 편의적 사회적대화는 경사노위 대화에 비해 사회적 수용성도 낮고, 시행시 갈등 가능성도 매우 높다는 흠을 가진다.상설적

    2026.06.23 16:45
  • '뜨거운 아이스크림' 노란봉투법이 뉴노멀되려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이 한창이고, 대한민국 대표팀도 1차전에 체코를 이기며 상쾌한 출발을 하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메시, 호날두, 모드리치, 손흥민 등 한시대를 뜨겁게 장식한 축구영웅들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이자, 엘링 홀란, 라민 야말, 이강인 등 새로운 스타들이 자신들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알리는 세대교체의 장이기도 하다. 영원한 것은 없고 시간이 흐르며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이다.노란봉투법 입법 후 약 1년, 시행 후 3개월 정도가 흘렀는데, 핵심 내용인 ‘하청 노동조합에 대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 여부와 관련하여, 기존 노동조합법의 해석으로도 인정이 되는 것이었다, 노란봉투법 입법은 기존 판례를 법제화한 것이라는 확인적 입법설과 노란봉투법은 구법과 달리 노사관계를 새롭게 확대한 것이라는 창설적 입법설의 견해대립이 있었는데, 대법원은 2026. 5. 21. 현대중공업 사건 판결을 통하여 구 노동조합법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라고 판시함으로써 창설적 입법설의 입장을 취하였다(대법원 2026. 5. 21. 선고 2018다296229 판결). 이 사건은 2017. 1. 6. 소송이 제기되어 9년이 넘게 진행되었고 대법원에서만 7년 6개월 동안 심리가 진행될 정도로 많은 고심끝에 결론이 내려진 사건인데, 심리가 이어지는 동안 제기된 여러 논란과 혼란을 매듭 지으면서, 구 노동조합법의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었다.확인적이든 창설적이든 뭐가 대수냐고 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위 사건이 대법원에서 심리가 계속되던 중 하급심 법원은 CJ대한통운, 현대제철, 한화오션, 백화점 사건에서 구 노동조

    2026.06.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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