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가 필름사업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이 회사 채권 투자자의 행보가 채권시장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필름사업 매각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이 회사 채권 투자자는 조기상환을 요청할 권한을 갖게 돼서다. 회사채 투자자는 무더기로 조기상환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 SKC에 재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SK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17일부터 ‘채권자 이의제출’을 받고 있다. 필름사업 분할에 대한 회사채 투자자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다. SKC는 올 6월 필름사업 부문을 사모펀드(PEF)인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팔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공장 증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번 의견 수렴 대상이 된 회사채 발행 잔액은 총 2629억원 규모다. 공모 회사채의 경우 모두 5년 만기로 발행 당시 금리는 연 2.8~3.4%였다. SKC는 이의제출 의견을 수렴한 뒤 다음달 11일 ‘사채권자집회’를 소집할 계획이다.

핵심은 사채권자들이 회사채 조기 상환을 요구할지 여부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SKC 회사채 투자자가 대거 조기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올 들어 금리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금리가 상승할수록 채권 가격은 하락해 평가손실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채권자로선 일단 회사채를 조기상환 받은 뒤 새로 비슷한 신용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 SKC와 같은 A+급 회사채 금리는 연 6%대까지 치솟은 상태다.

대규모 상환으로 SKC가 유동성 확보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신용평가사는 “투자심리가 주춤한 상황에서 회사채 추가 발행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SKC 관계자는 “회사채를 그대로 보유하려는 사채권자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