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완전자율주행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자동차·보험·운송 등 전 분야에 걸쳐 과감한 규제 개혁에 나선다. 글로벌 경쟁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획기적으로 규제를 풀어야 모빌리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완전자율주행(레벨4) 노선형(버스·셔틀) 서비스 구축을 위해 2024년까지 여객 운송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한다. 면허·등록 기준, 운임·요금, 사업자 준수사항, 종사자격 등을 전면 재검토한다. 자율주행 본격화를 위해 2024년까지 레벨4에 부합하는 제도를 선제적으로 마련한다. 차량 결함 때 대응 방식과 좌석 배치별 충돌 안전성 등 자동차 안전 기준은 새로 수립한다. 보험제도는 기존 운행자 중심에서 탈피해 운행자·제작사·사업자·인프라 운영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따른 사고 책임을 구분한다. 운전대 조작이 필요 없어진 만큼 운전자 개념을 재정립하고 면허·교통법규와 사이버 보안도 제도화된다. 국토부는 자동차관리법도 바꿔 2024년까지 현재 차종 분류 체계에 없는 소형 무인 배송차 등 새로운 모빌리티에 대한 차종 분류와 제작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엔 2개 안팎으로 모빌리티 혁신 고속도로를 선정해 자율차 시범 운행지구로 지정한다.

민간 기업들도 완전자율주행 시대에 대비해 발 빠른 움직임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상용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위해 국내 대표 모빌리티 플랫폼과 제조사가 손을 잡은 셈이다. 이날 협약을 계기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연내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빌리티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하헌구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는 “기존 정책을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했을 정도로 미래 지향적인 청사진 마련에 공을 들였다”며 “제도 개선 이전에라도 규제 특례와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자율주행 기반의 여객 운송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이승우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