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조업 재고, 1984년 이후 최고로 급증
미국의 제조업에서 신규 주문 감소, 재고 증가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등 긴축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일(미 동부 시간)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미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53)보다 0.2포인트 낮아진 52.8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긴 하지만 월가 예상(52)을 상회하며, 여전히 50을 넘는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을 초과하면 경기가 확장 국면에 있음을 나타낸다.

하지만 세부 지수를 보면 경기 둔화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규 주문 지수는 48로 6월(49.2)보다 더 떨어져 두 달 연속 위축 국면에 머물렀다. 또 재고 지수는 57.3으로 6월의 56%보다 1.3포인트 상승해 198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요는 줄어들고, 재고는 기록적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고용 지수는 전월(47.3)보다 2.6%포인트 상승한 49.9로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유지했다. 물가지수는 60으로 6월(78)에 비해 18.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2020년 8월(59.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ISM에 따르면 기업의 22%가 7월에 더 낮은 가격을 지불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한 달 전의 8.3%에서 증가한 수치다. ISM 측은 "가격 하락은 원유,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반영한 것이지만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美 제조업 재고, 1984년 이후 최고로 급증
ISM의 조사위원회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공급망의 초과 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신규 주문이 두 달 연속 감소하면서 경제 둔화에 대한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피오레 회장은 "많은 생산자가 추가 공급망 중단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재고를 추가하고 있지만, 기록적 재고 증가의 일부는 의도하지 않은 것임을 암시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의류, 광물, 석유 및 석탄 제품 등 11개는 확장 국면에서 있었고 목재 제품, 가구 및 종이 등은 7개 업종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 화학 업체는 "인플레이션이 비즈니스를 둔화시키고 있다. 원자재 재고 과잉은 이전 공급망 문제와 주문 둔화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식음료 업체는 "인플레이션 상승은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걱정을 더한다. 많은 고객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주문을 철회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고무 생산 업체는 "현재 주문은 가득 찼지만 4분기부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ING는 "미국 제조업 PMI는 우려만큼 하락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약세를 보인다. 헤드라인은 53.0(컨센서스 52.0)에서 52.8로 떨어졌고 생산 지수는 53.5로 플러스 영역에 있지만 이는 6월 평균인 54.9보다 낮다"라면서 "슬프게도, 제조업 활동은 몇 달 동안 계속 약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ISM PMI 조사에서 신규 주문은 48로 내려갔고 재고는 40년 만에 최고 수준을 높아졌으며, 지불 가격이 60까지 내려갔다. 이는 인플레이션 하락과 경기 둔화라는 시장이 바라는 좋은 뉴스이고, 장이 랠리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큰 그림으로 보면 아직은 Fed의 긴축이 경제와 기업 실적에 대한 영향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랠리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