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무상 마감재.’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건 아파트·오피스텔 마케팅이 줄을 잇고 있다. ‘물량 폭탄’ ‘고가 분양가’ 등으로 인해 청약 성적이 저조한 지역일수록 최근 수년간 좀처럼 보기드문 계약 조건을 내걸고 실수요자 잡기에 안간힘을 쏟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에 다시 불씨를 붙이기 위해 주택 공급사들이 공격적인 분양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중도금 무이자 대출 혜택이 대표적이다. 대구 남구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조감도) 아파트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4~6회차 중도금 무이자 혜택(일부 가구)을 제공한다.

이 단지의 오피스텔의 경우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는 아파트와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중도금 60% 전액을 무이자로 대출해준다. 취득세도 일부 지원되며, 호실마다 에어컨 2개소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은 계약금 정액제 혜택을 내걸었다. 계약금 정액제는 통상 분양가의 10~20%로 책정되는 계약금 중에서 1000만~2000만원 등 정해진 일정 금액만 먼저 납부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초기 자금 부담이 작다는 이점이 있다.

지난해 호황기를 보냈던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올 들어 찬바람을 맞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고 청약을 받은 오피스텔 26곳 가운데 9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서울에서도 9곳 가운데 2곳에서 청약 미달이 나왔다.

소형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았던 주거용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대출폭이 커서 한동안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악재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피스텔 분양 업체들도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들어서는 ‘은평자이 더 스타’ 오피스텔은 시스클라인, 오브제냉장고, 광파오븐레인지, 바닥 등 마감재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택 시장이 눈에 띄게 위축되자 중도금 무이자 대출 조건을 내건 단지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