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서울 서이초 사태 이후 교사들과 매주 가져온 정례 간담회를 학부모와 학생까지 확대해 이어가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 부총리가 주재하던 ‘부총리-현장교원 주례 간담회’의 명칭을 ‘함께 차담회’로 바꿔 학생, 학부모와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논의 주제와 참석자는 최근 개통한 교육부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함께 학교’를 통해 선정한다. 이용자들이 직접 주제를 제안하고 교육부가 이를 검토해 교육 주체들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학교 구성원 신뢰 회복을 위해 차담회 초반에는 교장·교감 등 관리자나 비교과 교사, 교육공무직 등 다양한 구성원을 초청한다. 이 부총리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는 방문형 방식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서이초 교사 49재였던 지난 9월 4일 이후 매주 현장 교사들과 정책 간담회를 진행해 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10차례의 간담회가 열렸고, 현장 교사들이 제안한 정책 가운데 6개 과제가 완료됐다. 내년 담임·보직수당을 인상하고 올해 교원능력개발평가를 유예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름을 바꾼 함께 차담회는 이달 7일 처음으로 열렸다. 이날은 현장 교원 8명과 함께 ‘자율적 수업 공개 활성화를 위한 현장 지원 방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함께 학교와의 연계를 고려해 주제를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수업 공개 의무화의 법적 근거 마련을 추진했지만, 교사들이 해당 플랫폼에서 반발하자 이를 전격 수용해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날 차담회에 참석한 교사들은 “현장의 수업 혁신 연구 분위기 조성을 위해 교사연구회 지원을 확대해달라” “수업 공개가 교사 성장의 기회로 이어
“2025년이면 우리 사회도 초고령사회가 됩니다. 단순히 거주 인구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각 지역의 ‘지역다움’이 사라지는 게 진정한 의미의 지역 소멸임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차미숙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달 30일 인구 급감으로 지역 소멸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지역 수호를 위해 예술교육계가 머리를 맞댔다. 17개 도의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장이 포럼을 열어 각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에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전국 교육지원센터장이 말하는 지역예술교육의 성과는 하나의 공통점을 가졌다. 지역사회를 활성화했다는 것이다. 작게는 지역 특화, 기반 강화, 협력 확장으로 구분했다. 지역 특화의 대표 사례는 대전 센터다. 대전은 과학도시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아티언스(Art+Science)’ 캠프를 열었다.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주제로 KAIST와 협력해 과학문화융합교육을 지원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의 민보라 작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자성유체로 수묵화를 그려냈다. 강원 센터는 기반 강화에 힘썼다. ‘디딤돌 문화예술학교’ 사업을 통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신생 단체를 대상으로 멘토링과 교육을 진행해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기획 및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 결과 10개 신규 단체가 선정돼 지원받았고, 춘천, 원주, 강릉, 태백 등에서 다양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문화예술교육이 지역 내 협력을 확장한 사례도 있었다. 부산 센터는 ‘예술교육 가치확산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영남권 내 5개 광역센터(부산·울산·대구·경북·경남)를 아우른 문화예술교육 축전을 열었다. 부산 내 5개 기초재단, 문화도
내년 3월부터 학교폭력 조사 업무는 교사가 아니라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이 맡는다. 교사들이 악성 민원에서 벗어나 교육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교육부와 행정안전부, 경찰청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제도 개선 및 학교전담경찰관 역할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교사들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협박,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린다며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월 교원과의 대화에서 학교전담경찰관 확대를 지시했고, 교육부와 행안부가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사들이 학폭 사안 조사를 하면 교육활동을 소홀히 할 수도 있고 불필요한 갈등이 야기되기 때문에 이를 분리한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학폭 처리를) 맡으면 교사들은 교육적인 역할을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학교폭력 조사 업무를 전적으로 맡는 ‘학교폭력 전담 조사관’을 신설한다. 조사관이 먼저 발생 장소가 학교 내외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학폭 관련 조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부모에게 면담을 요청할 수 있고, 구체적인 일시·장소 등을 주선한다. 조사 결과가 학교장 자체해결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학교폭력제로센터의 ‘학교폭력 사례회의’ 검토를 받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한다. 조사관으로는 퇴직 경찰과 퇴직 교원을 채용한다. 학교폭력, 생활지도, 수사·조사 경력 등이 있는 퇴직자를 우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가 6만2052건인 점을 고려해 2700여 명을 배치한다. 교육지원청당 평균 약 15명이 배치되는 셈이다. 동시에
최근 유치원, 어린이집 등 유아 시설에서 폐렴 유행 조짐이 보임에 따라 교육부는 의심 증상 시 등원·등교 중지와 신속한 치료 등 철저한 대응을 일선 교육청에 요청했다. 교육부는 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각 시·도교육청과 함께 긴급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 예방 조치를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주로 소아 및 학령기 아동, 젊은 성인층에서 유행하며 폐렴의 원인이 된다. 최근 들어 아동 환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입원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수는 10월 셋째주 102명에서 11월 둘째주 226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12세 이하 아동 환자가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이 감염병은 주로 유치원, 어린이집 등 집단시설로부터 전파된다. 교육부는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에서의 방역을 위해 질병관리청과 함께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관련 상황을 공유하고,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각 시·도교육청에 철저한 대응을 요청했다.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등교·등원을 자제하고, 미등원 시에는 법정 감염병에 따른 불출석으로 보고 출석일수로 인정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겨울은 코로나, 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 리노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호흡기 교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어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감염자와 밀접 접촉 후 발열, 기침 등 증상이 있으면 등원을 삼가고 병원에 내원해야 한다”고 말했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전세계 국가들의 학업 성취도가 일제히 추락한 가운데, 한국은 예년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육 현장이 비대면 수업에 빠르게 적응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교육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2년도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한국 학생들은 모든 영역에서 OECD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순위로는 OECD 회원국 중 수학 1∼2위, 읽기 1∼7위, 과학 2∼5위다.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는 만 15세 학생(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의 수학, 읽기, 과학 분야의 성취를 국제적으로 비교하고 교육 환경 변화와 성취도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2000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하고 있다. 2021년에 예정됐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한 해 연기됐다. 이번 평가에는 OECD 회원국 37개국, 비회원국 44개국 총 81개국에서 약 69만명이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186개교에서 총 6931명이 참여했다. 직전 평가였던 2018년 대비 OECD 회원국의 평균 점수는 모든 영역에서 하락한 반면, 한국 학생들의 수학, 읽기, 과학의 평균 점수는 상승했다. OECD 회원국은 수학 489점→472점, 읽기 487점→476점, 과학 489점→485점으로 하락했다. 한국은 수학 526점→527점, 읽기 514점→515점, 과학 519점→528점으로 모두 올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국가들은 코로나 기간동안 학업 성취도가 하락했지만, 한국의 경우 공교육 현장에서 온라인 수업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져 학업 성취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기존에 추진 중이던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공교육 경쟁력 제고, 사교육 경감대책 등 다양한 방안의 추진 동력을
중·고교 교사 4명 중 3명은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여전히 ‘킬러 문항’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이 5일 발표한 ‘수능 운영 제도 관련 현장 교사 설문’에 따르면 현장 교사의 75.5%는 이번 수능에서 킬러 문항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항목에 ‘아니다’고 응답했다. 올해 수능에서 EBS 연계율이 50% 이상이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53.6%가 ‘아니다’고 답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4일까지 진행된 이 설문에는 전국 중·고교 교사 4127명이 참여했다. 킬러 문항 논란은 수능 직후부터 이어졌다. 수학 공통과목 22번은 미분계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였다. 한 입시업체 수학 강사가 문제 풀이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22번 문항 풀이에 20분 이상을 쏟아부으며 논란이 됐다. 정부는 이번 수능에 킬러 문항이 없었다는 입장이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수능 당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 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출제 경향을 브리핑한 EBS 교사단 역시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지만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 문항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이 같은 출제당국과 정반대로 인식하는 셈이다. 수능 감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응답한 교사의 99.3%는 수능 감독·운영 업무의 고충이 크다고 답했다. 자유 응답으로는 ‘학생들의 민원과
지역 주도의 공교육 혁신을 위한 지역인재 양성, 정주 지원 체제인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가 다음주 시작된다. 교육부는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교육발전특구 추진계획 시안의 주요 내용을 확정하고 시범지역 추진 일정을 담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지정 추진계획’을 5일 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에서 유아부터 초·중등, 대학까지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지원하는 체제다. 지역 우수 인재가 소위 ‘인 서울’ 대신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정주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초·중·고등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에 자율성이 주어지며 시범지역당 30억∼100억원을 지원한다. 1차 공모는 오는 11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며 3월 초 결과를 발표한다. 2차 공모는 내년 5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로 추가 지정 결과는 7월 말 나온다. 비수도권 지역과 수도권에서도 인구 감소 지역이나 접경지역인 인천 강화·옹진, 경기 가평·연천·김포·파주·고양·양주·동두천·포천이면 신청할 수 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학령인구 급감으로 시골 학교가 잇달아 폐교 위기를 겪는 가운데 오히려 학생 수가 늘어난 농어촌 학교들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의 질을 높인 점이 학생 수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농어촌 참 좋은 학교 공모전’에 14개 학교가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공모전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지역 특색을 반영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거나 지속 가능한 학교를 구현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선정된 학교들은 올해 학생 수가 작년 대비 증가하거나 안정적으로 유지된 곳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지역 내 단순 인구 유입으로 학생 수가 증가한 사례는 배제했다”며 “교육의 힘으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학생 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학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의 장목예중이다. 전교생 수가 작년 43명에서 올해 63명으로 1년 사이 46.5% 늘었다. 장목면은 출산율 급감과 인구 유출에 시달리던 지역으로, 학교는 2021년만 해도 입학생이 8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작년 학교장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K팝 수요에 대응한 집중 교육을 하자’는 뜻을 모아 호주와의 화상 교류를 통해 실용음악을 교육하고, 지역 사회 축제 공연에 학생들을 세워 무대 경험을 쌓게 했다. 이에 힘입어 올 신입생 경쟁률이 3 대 1을 기록했다. 교육의 질을 대폭 높인 곳도 있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창선고는 전교생이 올해 163명으로 1년 사이 23명 늘었다. 이 학교가 가장 중시하는 건 질 높은 배움이다. 온라인·오프라인 명사 초청 강연회를 열고, 대학과 연계한 학교 연합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적 한
올해 서울 내 기간제 교사 10명 중 6명이 담임교사 업무를 떠맡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권 추락 등으로 ‘담임 기피’ 현상이 심화한 데다, 교원 감축으로 일부 지역에서 정규 교원이 부족해진 탓이다. 30일 정경희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기간제 교사 9799명 가운데 5755명(58.7%)이 담임 교사를 맡았다. 이는 정규교원의 담임 비율(49.0%)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만 담임 교사 가운데 정규교원의 비율은 83.3%로 기간제에 비해서는 약 5배 많다. 특히 중학교에서 담임 교사를 맡은 기간제 교사 비율이 7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등학교 52.7%, 초등학교는 45.7% 순이었다. 생활지도부장 보직을 맡은 기간제 교사도 있었다. 생활지도부장은 학교폭력 등 무거운 업무를 담당하고, 학부모들의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해 교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보직이다. 중학교 기간제 교사 가운데 51명(1.4%) 고등학교에서는 7명(0.1%)이 생활지도부장을 맡았다. 기간제 교사의 보직교사 임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시교육청은 2020학년도부터 기간제 교사에게 책임이 무거운 감독 업무를 배정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강제 조항이 아닌 관계로 기간제 교사의 보직 임용은 학교의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교원 감축으로 인한 정규 교사 부족 문제도 지적된다. 정부는 학령인구 급감세를 고려해 올해 초 2027년까지 신규 채용할 초·중등 교사 채용을 30% 가까이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교사노조 관계자는 “일부 학교는 전체 교사 중 60%가 기간제 교사여서 담임 업무를 이들이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인천, 경기처럼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에서는 과밀학급 문제가
무분별한 고소와 고발, 행정심판 청구, 그리고 무더기 악성 민원으로 학교의 교육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준 학부모가 결국 경찰에 고발됐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부모 A씨는 올해 2월 전교부회장으로 뽑힌 자녀가 선거 규칙 및 유의사항 위반으로 당선이 취소되자 악성 민원 행위를 이어갔다. 지역 맘카페에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 학교를 상대로 7건의 고소·고발, 8건의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또 총 29회에 걸쳐 300여 건의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24건의 국민신문고 등을 무더기로 청구하기도 했다.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민원으로 학교 행정은 ‘마비 상태’가 됐다. 시교육청은 이를 “민원 대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했고, 학교의 신뢰도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학교는 올해 8월 17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청 차원의 고발 요청을 의결했다. 시교육청은 같은달 23일 본청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본건을 심의 의결했고, 고발을 위한 서류를 검토 및 준비해 학부모를 고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수업 공간이 부족해 한 학급은 복도에서 체육 수업을 듣게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28일 오후 2시 방문한 경기 오산시 세마중에서 1학년 학생들이 교무실 앞 복도에서 탁구를 치고 있었다. 3개 학년 24개 학급인 이 학교에서 4개 학급의 체육 시간이 겹칠 경우 2개 학급은 운동장, 1개 반은 체육관에 배정한 후 나머지는 복도를 이용하고 있다. 경기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과밀학급 현상이 심화하면서 ‘콩나물 교실’이 재현되고 있다. 과밀학급은 학생의 학습권과 교사의 지도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민원이 쇄도하자 도교육청은 내년에 역대급 예산을 편성하고 2025년까지 과밀학급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오산·동탄 등 과밀 학교는 교사도 기피28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경기 내 중학교 전체 학급 1만2994학급 가운데 과밀학급은 8531학급으로 총 65.7%에 달한다. 고등학교는 31.5%(1만3474학급 중 4249학급), 초등학교는 11.0%(3만658학급 중 3373학급)가 과밀학급이다. 특히 신도시가 조성된 지역들의 문제가 심각하다. 중학교 기준으로 세교신도시를 품은 오산(31.2명)과 동탄신도시를 잇는 화성(30.5명)은 서울(23.7명)에 비해 각각 약 1.3배 많은 학생이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다. 과밀학습의 가장 큰 문제는 학습권 침해다. 한 교사는 “학생들의 개별 상담을 한 바퀴 진행하기도 버거워 충분한 관심을 가지고 대하기 어렵다”며 “학생기록부를 성의있게 쓰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실, 음악실 등을 일반 교실로 전환하면서 교과 특성을 살린 수업도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높다. 안전 문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학급당 학생 수가 36명으로 학생 수 기준(28명)보다 30%
무분별한 고소와 고발, 행정심판 청구, 그리고 무더기 민원으로 학교의 교육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준 학부모가 결국 경찰에 고발됐다. 2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해당 학부모는 올해 2월 전교부회장으로 뽑힌 자녀가 선거 규칙 및 유의사항 위반으로 당선 취소되자 악성 민원 행위를 이어갔다. 지역 맘카페에 해당 학교 교장과 교감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 학교를 상대로 7번 고소·고발했고, 8건의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또 총 29회에 걸쳐 300여건의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교육지원청을 상대로 24건의 국민신문고 등을 무더기로 청구하기도 했다. 악의적이고 무분별한 민원으로 학교 행정은 ‘마비 상태’가 됐다. 민원 대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해 정당한 교육활동을 방해했고, 학교의 신뢰도를 훼손했다. 이에 해당 학교는 8월 17일 학교교권보호위원회에서 교육청 차원의 고발 요청을 의결했다. 시교육청은 같은달 23일 본청교권보호위원회를 개최해 본건을 심의 의결했고, 고발을 위한 서류 검토 및 준비해 학부모를 고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선생님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서울 내 특수교육 대상자 10명 중 7명은 일반학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은 늘고 있지만 특수학교는 부족한 탓이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성수동에 특수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교육청은 내년 2월 폐교 예정인 성수공업고 부지에 지체장애 특수학교인 ‘성진학교’(가명)를 지을 예정이라고 27일 발표했다.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37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짓는다. 유치원부터 전공과 과정(진로·직업 교육)까지 운영한다. 지금까지 서울 내 장애학생들은 특수학교가 부족해 교육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기준 특수교육대상자 1만3888명 가운데 4483명(32.3%)만 특수학교에 재학 중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부지 확보 자체가 힘들고 (특수학교는) 주민 선호 시설이 아니어서 설립이 어려웠다”며 “특수학교와 특수학급을 모두 확대해 학부모의 선택권을 최대한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국내 주요 사이버대들이 2024학년도 1학기 신·편입생을 본격 모집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평생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좋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서, 실무 역량을 기르기 위해서, 인생 제2막을 준비하기 위해서 다양한 나이대의 학생들이 사이버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늘어나는 수요에 따라 각 학교들도 새로운 분야의 학과를 신설하고, 전공을 확대하는 분위기다.사이버대 재학생 13만명 … 20~30대 사회 초년생 입학 급증26일 국내 사이버대 협의체 한국원격대학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사이버대 재학생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이버대 재학생 수는 △2018년 10만6677명 △2019년 11만358명 △2020년 11만6235명 △2021년 12만8540명으로 △2022년 13만173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최근에는 20~30대의 사회 초년생들이 사이버대를 찾는 경우가 많다. 연령별 사이버대 등록생 분포 비율은 2020년 기준 20대가 34.2%로 가장 많았다. 30대까지 더하면 53.0%에 달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사이버대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많다. 인기 요인으로는 일반 대학에 비해 부담이 적은 등록금이 꼽힌다. 사이버대의 학점당 평균 수업료는 약 7만원이다. 한 학기에 18학점을 이수할 경우 126만원인 셈이다. 4년제 대학의 등록금은 한 학기 평균 등록금(약 338만원)의 절반도 안되는 액수다. 사이버대의 또다른 장점은 학위와 동시에 실무에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별로 학과에 따라서 장애인재활상담사, 건설안전기사, 건설재료시험기사, 보육교사 등 다양한 자격증 취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편입학의 기회도 열려있다. 기존 대학 학위 등 조건을 만족하면 편입학을 통해 4
올해 대입시험이 끝난 뒤 서울 대치동 일대 논술학원들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킬러문항’ 배제에 기대를 걸었던 수험생들이 예년보다 어려운 ‘불수능’에 대거 논술학원을 찾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사교육 부담을 덜기 위한 킬러문항 배제가 n수생 급증, 논술학원 러시 등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술 파이널 특강’ 수강생 30% 급증26일 학원가에 따르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대치동 일대 학원의 ‘논술 파이널 특강’ 수강 신청자가 전년 대비 약 30% 급증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하는 반의 경우 1주일 수강료가 60만원을 훌쩍 넘는다. 학원장이 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소수정예 논술은 1회(3시간 기준) 30만원에 달한다. 고액임에도 고지 하루 만에 조기 마감됐다. n수생 자녀를 둔 대치동의 한 학부모는 “시험 결과에 불안을 느껴 큰아들이 예전에 다닌 논술학원을 알아봤는데 조기에 마감돼 자리가 없었다”고 했다. 고3 수험생들은 학기 중에도 학교 대신 논술학원으로 향하고 있다. 비공식적으로 이를 허용하는 고등학교도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대치동 일대 논술학원을 매일 오가는 학생도 크게 늘었다. 경기 용인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장모양(18)은 “수시 전형 6개를 모두 논술로 지원했고, 수능이 어렵게 나와 논술 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고 생각해 대치동 유명 학원을 선택했다”며 “학교 기말고사가 있는 날은 오전에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학원으로 갔고 주변 중상위권, 상위권 친구들 역시 비슷하게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한 비율은 예년보다 높아졌다. 서강대 논술고사 응시율은 55.5%로 전년 대
“메타버스,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음성인식기술 등 각 분야의 기업들과 함께 시너지를 모색하고 디지털 교과서의 새로운 장을 열겠습니다.” 에듀테크 기업 아이스크림에듀의 이윤석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업 브리핑데이를 열어 “인공지능(AI) 기반 에듀테크 분야 선두주자로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아이스크림에듀 회장 역시 이날 “세계 시장을 겨냥한 교육 기업이 될 것”이라며 “회사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갖춘 스타트업에 과감히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이스크림에듀는 기존에 보유한 교육 콘텐츠에 에듀테크를 접목한 프로그램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수 에듀테크 기업과 기술 연합체 ‘AI 얼라이언스’를 꾸려 협업 중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와이드브레인과는 ‘협력퀴즈’ ‘3차원(3D) 내 나무 숲’ 등 놀면서 배우는 서비스를 공동 개발했다. 3D 모델링 엔진 서비스를 개발하는 쓰리디타다와는 레고 블록으로 공간을 창작하는 ‘아이스크림 크래프트’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날 미국 시장 진출 계획도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AI 기술을 활용한 미국 대학 입시 플랫폼 ‘컬리지에이블’을 내놓을 예정이다. 컬리지에이블은 학생이 고등학교 성적, 목표 대학과 학과, 인종 등 정보를 입력하면 이에 맞는 입시 분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아이스크림에듀는 미국 대입 시장이 수요자 약 500만 명, 30조원 규모지만 튜터 한 명이 420명을 관리해야 할 정도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판단에서 이 사업을 추진했다. 이 대표는 “교육이 필요한 세계 곳곳에 서비스를 제공해 글로벌 에듀테크 플랫
‘나는 우리 엄마다/ 우리 엄마 애그 힘들다/ 여기도 저기도 아프고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옆에 있으면 불안했다/ 지금 내가 똑같이 한다.’ 인천 아차도 주민 송복자 씨가 지은 시 ‘나는 우리 엄마다’의 한 구절이다. 살다 보니 어느새 자신의 엄마와 같은 모습을 한 나를 보고 터져 나오는 복잡한 마음을 담았다. 송씨를 비롯한 아차도 주민들은 평생 고된 어촌 일에 제대로 여유를 누려본 적이 없다. 그러다 지난해 인천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 제공한 노년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10여 명의 노년 여성은 바쁜 일들을 내려놓고 바닷가에서 노래를 부르고, 항구에서 운동하고, 마음을 담아 시를 지었다. 그동안 배제돼온 노년 여성의 욕망이 소중하게 여겨지는 순간들이었다. 2009년부터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지역 어르신들의 든든한 문화생활 지원자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인천 가좌동에서 열린 연극 공연 등이 좋은 예다. 한 해 동안 이어진 이 공연에 참여한 60~90대 노인들은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각자 배역을 맡아 대사를 읊으며 준비했다. 가족을 위해 갈등을 이기며 살아온 주인공 윌리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위로받았다. 참여자들은 과거 경험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도 꿈꿀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업에 협력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가 각 지역의 여건과 구성원 특성에 따라 지역 밀착형 문화예술교육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 내에서 소외된 존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대구 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에서는 군위군 편입에 따라 대
“청소년이 직접 경제 문제를 찾아내 연구하고 창업을 통해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것만큼 좋은 배움의 기회는 없을 것입니다.” 2023 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한 박민수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는 24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올여름 참가작을 심사하는 내내 우열을 가리느라 무척 고생했다”며 수상작들을 높게 평가했다. 2023 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는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교육부와 GS칼텍스의 후원으로 지난 7~8월 열렸다. 고등학생 4인과 지도교사 1인이 한 팀을 이뤄 활동 보고서와 창업 계획서를 완성했다. 제출 이후에는 11월 최종 심사를 통해 20곳의 수상 학교가 선정됐다. 올해 대회에서는 용인한국외국어대부설고의 ‘레볼루션-8B’팀(김연우·황준호·이소윤·은석준)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모두 고교 1학년인 이 팀은 ‘개발도상국 빈곤층 학생들의 교육 수준 향상’이라는 참신한 주제를 골랐고, 프로젝트 참여자에 대한 보상을 암호화폐와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연우 학생이 이끌고 있는 레볼루션-8B팀은 수상 소감에서 “경제는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여정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대입이라는 정해진 길 외에 검증되지 않은 길을 걸으면서도 사회적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수상팀은 각자의 특색 있는 주제와 기발한 창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금상은 충북 청주여자상업고의 ‘청기업 사이클링’팀이 받았고 충남 북일고의 ‘무계획을 위한 계획’팀과 대구 경명여고
“순천대는 지역 내 ‘강소기업’ 육성을 대학의 비전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습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지난 21일 최근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된 순천대의 기획서를 두고 “큰 도전”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전남 도청 라이즈센터를 방문해 지방자치단체, 산업체와 함께하는 ‘교육 중심 지방 혁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순천대는 ‘지역 강소기업 육성’에 방점을 찍고 2024년부터 2027년까지 연 500개 이상 지역 내 기업과의 연계 구상을 밝혔다. 전남 지역 특화 산업인 그린스마트팜,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 우주항공·첨단소재 3개 분야 캠퍼스를 각각 구축해 관련 인재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실무형 인재를 기르기 위해 1~2학년에게는 기초 분야를 교육하고, 3학년 때는 특화된 캠퍼스에서 전문 교육을 받는다. 이후 졸업 학년인 4학년 때는 지역 내 고흥스마트팜혁신밸리, 순천글로벌웹툰센터, 고흥 우주항공 클러스터(예정)와 연계해 공동 교육·연구를 한다. 지역 기업들은 인재를 유치하는 대신 재정적 지원을 제공한다. 총 500여 개 지역 기업이 1년에 한 명 이상 순천대 인재를 영입하고, 순천대에 발전기금 1000만원을 제공한다. 순천대는 이를 ‘후불제 등록금 제도’로 활용한다. 학생들은 등록금 걱정 없이 입학한 뒤 각자의 성과에 따라 발전기금에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지역 소재 기업 파루의 강문식 대표는 “그동안 지방에서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것이 인력 수급이었는데 대학에 계약 학과 개설, 장학금 제공 등을 통해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사상 최대의 대학 지원액을 투자한다. 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공정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위해 최대한 노력했다”며 “킬러문항을 없애는 것이 사교육 문제 해결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21일 나주 봉황고에서 ‘나주 혁신도시 교육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교육부 출입 기자단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7일 치러진 2024학년도 수능에 킬러 문항 대신 고난도 문제들이 대거 출제돼 사교육 경감 효과에 대한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에 대한 답이다. 그는 “(수능이) 큰 문제가 없이 진행됐다고 보지만, 결과에 따라 문제가 지적된다면 대처하겠다”며 “핵심은 기존 킬러문항이 사교육 기관에 가서 문제풀이를 해야 풀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킬러문항 배제가 모든 사교육 문제를 한꺼번에 해소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의지나 노력이 중요하다”며 “교육부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사교육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봉황고에서 강조한 교육발전특구 정책에 대해서는 “해당 지역이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더라도 자율형 공립고는 학생 선발권이 없다”며 “그래야 교육발전특구에 가장 적합한 제도”라고 설명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코로나19 시기 온라인 학습 개발에 열을 올렸던 교육 기업들이 다시 ‘오프라인 학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기초학력이 저하되는 등 비대면 교육의 한계를 인지한 학부모들이 관리·감독할 선생님이 있는 오프라인 학원으로 자녀를 복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교육업계에 따르면 팬데믹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확장하던 교육 기업들이 일상 회복 후 다시 오프라인 학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교원위즈는 올해 2월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 있는 와이어트어학원을 인수했다. 최상위권 유·초등생을 대상으로 하는 200여 명 규모 영어학원이다. 내년 초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부산 해운대구에 분원을 열 예정이다. 아이스크림 홈런 등 온라인 학습에 주력하던 아이스크림에듀는 이달 대치동에 초등생 전문 국어·수학 전문학원 문해와수리를 개원했다. 영어 교육기업 윤선생의 전국 교습소 및 공부방 가맹점 수는 올해 1월 691곳에서 9월 717곳으로 26곳 늘었다.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유명 학원가에 대형 학원을 개원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대치동에 인지도가 높은 대형 학원이나 수준 높은 프리미엄 학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면 다른 사업으로 확장할 때도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하기가 좋다”며 “이런 이유로 앞으로 한동안은 교육 기업 간 오프라인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시기 교육 공백으로 기초학력이 떨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교육부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비중(중학교 3학년 국어·영어·수학 기준)은 코로나 전인 2020년 9.0%에서 2년 만인 2022년 11.1%로 높아졌다. 온라인 중심 교육의 한계도 한몫했다. 통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이후 사흘간 117건의 이의 신청이 접수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일인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총 117건의 이의 신청이 접수됐다고 이날 밝혔다. 20일 접수가 종료되는 것을 고려하면 작년(663건)보다 이의 신청 수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수학 22번 문항에 대한 초고난도 킬러문항이 출제됐다는 이의 신청만 다섯 건이 접수됐다. 시험장 시설문제를 두고도 불만이 제기됐다. 수능 1교시의 종료벨이 1분30초 먼저 울린 서울 소재 고등학교 시험장, 1교시 종료를 약 5분 앞두고 정전된 제주 소재 고등학교 등에서 응시한 수험생들이 항의 글을 올렸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올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 정시 커트라인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불수능’으로 확인되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도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국어는 1등급 커트라인이 전년 대비 7~8점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국어 점수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 ‘뚝’17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 국어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은 ‘화법과작문’ 87점, ‘언어와매체’가 84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업체들은 국어가 작년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공통된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는 국어 1등급 커트라인 점수가 선택 과목별로 95점(화법과작문), 91점(언어와매체)이었다. 수학은 작년과 비슷한 점수대에서 1등급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종로학원은 확률과 통계 88점, 미적분 84점, 기하 84점을 커트라인으로 예측했다. 영역별로 세밀하게 살펴보면 확률과통계와 미적분 모두 전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하는 다소 어렵게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은 지난해보다 4점가량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확률과 통계는 88점, 미적분과 기하는 각각 84점, 88점이었다. 절대평가인 영어의 경우 종로학원과 메가스터디교육은 각각 1등급 비율을 5.5%, 4.2%로 내다봤다. 작년(7.8%)과 2021년(6.2%)보다 줄어든 비중이다. 그만큼 어려웠다는 얘기다.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수능 이후 1등급 평균 8.2%보다 크게 낮다. EBS 소속인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작년 수능보다 어렵고, 어렵게 출제된 지난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영역에서 ‘킬러 문항’ 유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공교육 과정 학습만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로만 구성했다고 발표했지만, 수험생 사이에선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날 출제된 수능 수학영역 22번 문항은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제다.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도 구해야 한다. 그래프 개형의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점에서 변별력이 높은 문항으로 평가됐다. 다만 킬러 문항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EBS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손을 못 댈 정도의 문항은 아니고, 수험생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해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에서 차이가 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22번이 사실상의 킬러 문항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수험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문제는 짧고 쉽게 생겨 일단 붙잡고 풀었지만 결국 30분을 쓰고도 풀지 못했다”고 적었다. 다른 수험생은 “킬러 문항 배제 전과 달라진 것이 뭐냐”고 했다. 한 입시업체 수학강사가 유튜브를 통해 문제 풀이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22번 문항 풀이에 20분 이상을 쏟아부은 것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일각에서는 킬러 문항의 정의 자체가 모호한 만큼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된 수학 22번은 연산이 복잡한데, 교육부는 복잡한 계산으로 시간을 많이 쓰게 하거나 실수를 유발하는 문항도 킬러 문항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적 확인 문구다. 16일 전국 수험생 50만4000여 명은 오전 8시35분 시험 시작과 함께 일제히 문구부터 답안지에 적었다. 이 시구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에서 인용된 문구다. 세 번의 사업 실패 등을 경험한 시인이 2013년 “내일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 걱정할 필요 없다”며 절망·슬픔·비탄에 잠긴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담아 쓴 시다. 수험생이 자필로 기재해야 하는 필적 확인 문구는 본인 확인을 위해 도입됐다. 2005학년도 수능에서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가 대거 적발된 뒤 이듬해인 2005년(2006학년도 6월 모의평가)부터 시작됐다. 첫 필적 확인 문구는 윤동주 ‘서시’ 중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이었다. 같은 해 수능 시험에서 사용된 첫 필적 확인 문구는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 빛’(정지용·향수)으로, 2017학년도 수능에 한 차례 더 쓰였다. 향수는 2007학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까지 총 세 번 쓰일 정도로 단골 확인 문구로 사용됐다. 출제위원단은 통상 국내 작가의 작품 가운데 수험생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문구를 선정한다. ‘밝은’ ‘맑은’ ‘희망’과 같은 단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와 동시에 필체가 드러나는 ‘ㄹ’ ‘ㅁ’ ‘ㅂ’ 중 두 가지 이상의 자음이 포함돼야 한다. 2021학년도 시험에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나태주·들길을 걸으며), 2022학년도에는 ‘넓은 하늘로의 비상을 꿈꾸며’(이해인·작은 노래), 작년에는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한용운·나의 꿈)가 사용됐다. 경북 포항 지진으로 수능 시험이 한 주 연기됐던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6일 치러진 뒤에는 대학별 수시 전형 논술·면접고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주요 대학은 이번 주말부터 대학별 고사를 시작한다. 18~19일에는 서강대, 성균관대, 경희대(서울), 건국대, 숭실대, 숙명여대 등이 논술고사를 시행한다. 그다음 주말인 25~26일에는 이화여대, 한양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세종대, 동덕여대 등이 논술고사를 본다. 면접 전형도 잇따른다. 연세대는 18일 활동우수형(자연)을 시작으로 19일 활동우수형(인문), 25일 국제형(인문·자연)의 면접 시험을 치른다. 서울대는 24일 일반전형(인문·약학계열), 25일 일반전형(의예과), 12월 1일 지역균형선발(인문·약학계열), 2일 지역균형선발(의예과)의 면접을 시행한다. 고려대는 25일 학업우수형(인문), 26일 학업우수형(자연) 전형을 대상으로 면접 시험을 본다. 수시모집은 모집전형에 따라 수능 최저학력기준 유무가 다르다. 전문가들은 가채점을 통해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수준을 파악하고, 수시모집 응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능 가채점 결과가 최소 2~3개 이상 대학의 정시 합격선인지 살피고 수능전형 응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시 추가합격자가 많이 빠져나가는 학교들은 정시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상위권대학, 의대, 교대 등에 합격하고도 빠져나가는 추이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논술시험에 집중하는 학생들은 올해 수능에서 최저 기준을 맞추지 못했어도, 실제 논술시험 경험을 쌓는다고 생각하고 응시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수시모집 합격자 발표일은 12월 15일까지며, 합격자 등록은
EBS "수능 수학, 작년 수능과 난이도 비슷…최상위권 변별력 갖춰"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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