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서 상장이 폐지된 중국 최대 승차호출업체 디디추싱이 1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장외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디디추싱은 지난 10일 거래를 끝으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상장폐지됐다. 마지막 거래일 종가는 2.29달러로 작년 6월말 상장 당시 공모가 14달러에서 84%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680억달러(약 87조원)에서 111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세계 최대 주식파생상품 청산소이자 미국 장외거래소 중 하나인 시카고의 OCC가 이날부터 디디추싱 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종목코드는 기존 DIDI에서 DIDIY로 바뀐다.

비상장사 주식은 원칙적으로 당국의 감독을 받지 않으며 거래 희망자가 직접 상대방을 물색해야 하는 등 상장 주식에 비해 리스크가 높다다. 장외거래소는 거래소가 거래 정보를 일부 제공하는 등 일반적 비상장사 주식보다는 거래가 용이하지만 거래량과 유동성이 부족해 상장사보다 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비상장 주식도 상장을 앞두고 거래가 활발해지고 주가가 뛰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2020년 6월 회계부정으로 NYSE에서 상장이 폐지됐던 중국 루이싱커피가 최근 홍콩상장을 추진하면서 상폐 당시 1.5달러에서 12달러까지 오른 사례도 있다.

디디추싱은 작년 중국에서 가장 큰 정치적 행사였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하루 전인 6월30일 NYSE에 상장했다.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이 갖고 있는 방대한 운행 데이터가 미국 측에 넘어가면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미국행을 만류했다. 하지만 디디추싱은 소프트뱅크, 우버 등 대주주 압박 등에 상장을 강행했다. 중국은 디디추싱에 대한 국가안보 조사에 착수하면서 신규회원 모집 중단 등의 강한 규제를 가했다.

디디추싱은 결국 뉴욕 자진 상장폐지 후 홍콩 재상장을 선택했다. 시장에선 디디추싱의 미국 상폐에 따라 당국의 조사도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디추싱도 당국의 제재 이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부터 할인 쿠폰을 뿌리는 등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