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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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배우가 등장한 장면만 골라주는 인공지능(AI) 솔루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알아서 추천해주는 ‘백발백중’ 셋톱박스. KT그룹이 신사업 중 하나인 미디어 사업에 대대적 혁신을 꾀하겠다며 내놓은 새로운 무기다.

AI로 영상 골라 본다

KT의 청사진…'AI 미디어 컴퍼니'로 간다
KT가 통신·AI·미디어 등 3대 핵심 사업을 앞세워 ‘AICT(AI+정보통신기술) 컴퍼니’로 변신하겠다고 나섰다. KT는 29일 서울 동대문 노보텔앰배서더호텔에서 ‘KT그룹 미디어데이’를 열고 이 같은 미디어 사업 혁신 방안을 공개했다.

김훈배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은 “그룹 차원의 미디어 가치사슬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한 혁신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4조2000억원 수준이던 미디어·콘텐츠 매출을 내년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KT의 미디어 관련 계열사는 콘텐츠 플랫폼 ‘KT스카이라이프’,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KT스튜디오지니’, 원천 지식재산권(IP)을 다루는 ‘밀리의 서재’ 등 12곳이다. 그룹 기준 미디어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1334만 가구에 달한다.

콘텐츠 투자·제작·마케팅·관제 등 미디어 계열사 전반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게 KT의 구상이다. 이날 현장에서는 인터넷TV(IPTV) 업계 최초로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종합 미디어 솔루션’인 ‘매직플랫폼’을 선보였다.

매직플랫폼은 콘텐츠 공급자가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솔루션이다. 생성형 AI로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그림, 음악, 음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 오래된 영상을 고화질로 개선해주는 ‘AI 업스케일링’, 특정 인물과 행동, 음악 등이 등장하는 장면을 찾는 ‘AI 골라 보기’ 기능도 갖췄다.

KT는 AI 기능을 대거 장착한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도 올해 4분기 출시한다. 셋톱박스가 자체적으로 고객 취향을 파악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콘셉트다.

제2 우영우…이번엔 백종원 출격

KT는 콘텐츠 강화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2022년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처럼 강렬한 인상을 심을 콘텐츠를 더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KT 그룹 차원에서 순수 콘텐츠 매출은 지난해 6400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5090억원)보다 약 26% 증가했다. 올해도 두 자릿수 이상 늘리는 게 목표다.

예능 제작은 스카이TV가, 드라마는 KT스튜디오지니가 주도하며 ‘히트작’ 생성에 도전한다. 채널 ENA를 운영하는 스카이TV는 올해 개국 20주년을 맞아 ‘매일 새로운 ENA’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발표했다. 올해 기대작으로는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을 꼽았다. 백종원이 출연한 대표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매운맛으로 알려졌다.

KT스튜디오지니는 IP를 대만, 독일, 몽골 등에 현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존 드라마를 판매하고 유통하던 것을 넘어 콘텐츠 공동 제작, 리메이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