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유럽 증시가 먼저 폭등했고, 미국 증시가 뒤를 이었습니다. 국제 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었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2.57% 상승한 4,277.88, 나스닥지수는 3.59% 뛴 13,255.55, 다우지수는 2.00% 오른 33,286.25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15달러(12.1%) 폭락한 배럴당 108.70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13% 떨어진 배럴당 112.1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브렌트유가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건 2020년 4월 이후 처음입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가 대화 의지를 천명한 게 유가 하락에 일조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10일 전쟁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을 개최합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을 대상으로 “회원국들이 더 많이 증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필요하면 회원국들이 비축유를 더 방출하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IEA는 지난주에도 6000만 배럴을 방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마이클 린치 전략에너지경제연구소 대표는 “유가가 뚜면 연비 좋은 차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하면서 기름 수요가 감소하기 마련”이라며 “2007~2009년의 유가 급등기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내 수요가 하루 400만 배럴 줄었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라이스태드에너지의 비요나르 톤하우겐 원유 총괄은 “수요가 꺾일 때까지 국제 유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뛸 것이란 시각에 동의한다”고 말했습니다.

증시가 상승하면서 국채 금리는 뛰었습니다.

미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금리는 연 1.94%로, 전날 대비 8bp(0.08%포인트) 올랐습니다. 시장에 채권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개별 종목 중에서 아마존은 20대 1의 액면분할을 결정했습니다. 동시에 최대 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시간외 거래 때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동참으로 빅테크(대형 기술주) 대다수가 액면분할 기록을 갖게 됐습니다.

이날 주가 급등에 대해 월가에선 ‘데드캣 바운스’(대세 하락 속 일시 반등)란 평가가 우세합니다.

크레이그 얼람 오안다증권 선임애널리스트는 “러시아의 전쟁 의지가 확고하기 때문에 반등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제리 브락맨 퍼스트아메리칸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저가 매수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아마존, 결국 20대 1 ‘분할’ ② 월가에선 “턴어라운드 아니라 데드캣 바운스” ③ “에너지, 수요 꺾일 때까지 오를 것” ④ 비료 부족이 글로벌 식량난 초래 ⑤ 범블 주가 42% 급등 왜?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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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