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왼쪽)이 빈센이 건조한 수소선박에 탑승해 시운전 실증을 참관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왼쪽)이 빈센이 건조한 수소선박에 탑승해 시운전 실증을 참관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국내 첫 수소 유람선이 이르면 내년 울산 태화강에서 관광객을 실어 나를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는 지난달 28일 남구 장생포 소형 선박 부두에서 국내 최초로 시도한 수소연료전지 기반 선박 시운전 실증화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1일 발표했다. 울산시는 송철호 울산시장이 직접 수소선박에 승선해 소형 선박 부두에서 태화강 경계인 석탄부두까지 운항하는 시운전을 실시했다.

시운전에 나선 수소선박은 빈센이 건조한 ‘하이드로제니아호’와 에이치엘비의 ‘블루버드호’ 두 척이다. 시운전에 앞서 두 수소선박은 부두에 설치된 수소선박 충전소에서 충전을 했다. 국내에 첫 도입된 수소선박 충전소는 부생수소를 생산하는 덕양으로부터 2.4㎞ 길이의 배관을 통해 수소를 직접 공급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흠용 울산시 에너지산업과장은 “수소 중심도시를 표방하는 울산은 중·장기적으로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모든 수소를 지하에 매설된 전용 배관을 통해 공급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시는 석유화학단지에 구축된 총연장 120㎞ 규모 수소 배관망을 내년까지 도심으로 연결해 수소전기차는 물론 수소선박, 수소전기트램 등을 자유롭게 운행할 여건을 조성한다는 그림을 제시했다.

수소선박과 충전소에는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누출 사고에 대비해 가스누출 감지기, 압력계, 온도계 등의 센서도 부착했다. 또 통신망을 통해 울산테크노파크 등 외부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에 운항한 수소선박은 육상의 수소연료 전기차 ‘넥쏘’와 마찬가지로 매연은 물론 소음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장생포항을 출발해 울산대교를 거쳐 태화강 하구에 도달할 때까지 평균 10노트(18.5㎞/h) 속도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

두 척 모두 승선 정원 6~8명의 소형 선박으로 51L 수소저장용기가 8개 탑재돼 있다. 수소 8㎏을 40분 충전하면 연료전지 전력만으로 6시간 동안 운항이 가능하다. 배터리 전력을 포함하면 8시간까지 운항할 수 있다. 태화강 하구 석탄부두 상류 쪽 울산 도심 방향은 수심이 낮아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 인근에서 회항해 장생포항으로 되돌아왔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수소선박 충전과 시운전은 2019년 11월 울산이 수소모빌리티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울산시는 실증화 검증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수소유람선을 도심 속 태화강에서 본격 운항할 계획이다. 송 시장은 “2년 전 울산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됐을 때 수소선박을 타고 태화강에 가보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수소 산업혁명의 꽃을 활짝 피워 어떤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소 에너지 허브도시 울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