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기름 부었다…더 뜨거워진 韓·中 배터리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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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스탠더드 모델, 中 배터리로 바꾼다"
CATL의 주력 인산철 배터리
주행거리 짧은 대신 가격 저렴
완성차업체들 저가 전기차 늘리자
상반기 점유율 10%p 가량 상승
LG화학·포스코케미칼 등도
인산철 배터리 소재 생산 추진
'니켈 배터리' 만드는 LG엔솔 등
주행거리 늘린 신제품 개발에 집중
CATL의 주력 인산철 배터리
주행거리 짧은 대신 가격 저렴
완성차업체들 저가 전기차 늘리자
상반기 점유율 10%p 가량 상승
LG화학·포스코케미칼 등도
인산철 배터리 소재 생산 추진
'니켈 배터리' 만드는 LG엔솔 등
주행거리 늘린 신제품 개발에 집중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가 모든 차종의 스탠더드 모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하겠다고 지난 21일 발표하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CATL, BYD 등 중국 업체가 생산하는 LFP 배터리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가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게 됐다.
그동안 LFP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아 중국에서만 ‘싼 맛’에 쓰는 제품으로 여겨졌다.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 속도가 필수인 전기차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가 대세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그러나 NCM 배터리의 원자재인 코발트, 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폭스바겐 등 완성차회사들이 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배터리업체 일레븐ES는 세르비아에 유럽 최초로 연 16GWh를 생산할 수 있는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BYD가 테슬라로부터 10GWh 규모의 LFP 배터리를 수주했다’는 보도까지 이날 나왔다.
LFP 양극재 기술이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공정을 바꾸는 데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소재업체들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거나 외주를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생산이 전무하지만 원가가 낮은 LFP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8~10년인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는 2027년께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면 가격 측면에서도 NCM 배터리가 유리해진다. “NCM은 ㎾h당 23달러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지만 LFP는 4달러에 불과하다”(SNE리서치)는 게 이유다.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코발트 12%, 니켈 4%를 의무적으로 재활용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테슬라도 이달 초 애널리스트 설명회에서 “LFP는 NCM의 에너지 밀도에 도달할 수 없다”며 “10~20년 뒤를 보면 가장 고성장하는 배터리는 NCM일 것”이라고 밝혔다. “LFP는 주행거리가 짧아도 되는 (저가 전기차)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고가 고성능 전기차에는 NCM, 저가 전기차에는 10~2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로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형규/남정민 기자 khk@hankyung.com
○ LFP 배터리 점유율 급증
22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기승용차 부문에서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은 24.1%였다. 지난해 상반기(14.8%)보다 약 10%포인트 늘었다. 중국에서 CATL의 LFP 배터리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3와 500만원대인 울링자동차의 훙광 미니EV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NCM 계열인 NCM622는 같은 기간 22.5%에서 22.0%로, NCM523은 19.4%에서 16.0%로 하락했다.그동안 LFP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짧아 중국에서만 ‘싼 맛’에 쓰는 제품으로 여겨졌다. 긴 주행거리, 짧은 충전 속도가 필수인 전기차에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NCM 배터리가 대세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다.
그러나 NCM 배터리의 원자재인 코발트, 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폭스바겐 등 완성차회사들이 저가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배터리업체 일레븐ES는 세르비아에 유럽 최초로 연 16GWh를 생산할 수 있는 LFP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BYD가 테슬라로부터 10GWh 규모의 LFP 배터리를 수주했다’는 보도까지 이날 나왔다.
○ 소재업체, LFP 양극재 생산 검토
세계적으로 수요가 크게 늘자 국내 업체들도 LFP 배터리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을 추진 중이다. 지동섭 SK온 사장은 지난 4일 “LFP 배터리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LG화학 포스코케미칼 등도 LFP 양극재 사업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NCM 배터리에 ‘올인’했다면 이제 투트랙으로 사업전략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LFP용 양극재 개발 등 사업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LFP 양극재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LFP 양극재 기술이 어려운 건 아니다. 다만 공정을 바꾸는 데 1~2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소재업체들은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거나 외주를 주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국내 생산이 전무하지만 원가가 낮은 LFP의 장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가격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중장기 전망은 NCM이 유리
배터리업계에선 단기적으로 LFP 배터리 수요가 늘겠지만, 중장기로는 NCM 배터리가 승기를 잡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LFP 배터리 생산을 검토하지 않는 이유다. 대신 니켈 함량을 80~90%로 높인 하이니켈 NCM 또는 NCA 배터리를 생산하기로 했다.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을 ㎾h당 100달러 미만으로 낮추고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LFP 배터리는 소재의 한계로 인해 에너지 밀도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CATL도 장기적으로 NCM 배터리 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8~10년인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이 다하는 2027년께부터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되면 가격 측면에서도 NCM 배터리가 유리해진다. “NCM은 ㎾h당 23달러의 금속을 회수할 수 있지만 LFP는 4달러에 불과하다”(SNE리서치)는 게 이유다. 유럽연합(EU)은 2030년부터 코발트 12%, 니켈 4%를 의무적으로 재활용하도록 규제할 방침이다.
테슬라도 이달 초 애널리스트 설명회에서 “LFP는 NCM의 에너지 밀도에 도달할 수 없다”며 “10~20년 뒤를 보면 가장 고성장하는 배터리는 NCM일 것”이라고 밝혔다. “LFP는 주행거리가 짧아도 되는 (저가 전기차) 분야에서 활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고가 고성능 전기차에는 NCM, 저가 전기차에는 10~20%가량 저렴한 LFP 배터리로 시장이 양분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김형규/남정민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