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대만은 원래 독립국가…中 영토였던 적은 고작 200년"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고 대규모 상륙 훈련을 하며 무력 시위를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9일 대만을 반드시 통일할 것이라며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주권 확보와 국토 수호를 견지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중국과 대만의 갈등은 미국과의 관계와 맞물려서 대만해협 양안 문제만이 아니라 동아시아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뤼쉬롄 전 대만 부총통은 《대만은 왜 중국에 맞서는가》에서 중국과 대만 간의 역사와 동아시아 국제정치사를 통해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논의한다. 뤼쉬롄은 천수이볜 총통 재임 기간에 대만의 첫 여성 부총통을 지냈다. 계엄 시절 대만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화운동 중 하나로 평가받는 1979년 메이리다오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퇴임 후 대만 독립파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먼저 대만과 중국의 역사적 관계를 조명하면서 대만은 중국의 고유영토가 아니었음을 강조한다. 대만이 세계 역사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624년 네덜란드가 점령하면서다. 당시 중국은 “대만이 중국에 속하지 않았다”는 점을 수차례 밝혔다는 것. 이후 청나라가 대만을 강제 편입하지만 청·일전쟁에 패한 뒤 일본에 할양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대만이 역사적으로 중국 영토에 속했던 기간은 200년 정도에 불과하다.

저자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를 ‘일개중화 원친근린(一個中華,遠親近)’이라고 말한다. 하나의 중화는 먼 친척이자 가까운 이웃이 돼야 한다는 것. 중국이 주장하는 통일국가로서 ‘하나의 중국’이 아니라 혈연과 문화를 공유하는 ‘하나의 중화’가 돼야 한다는 것. 역사적으로나 혈연적으로 먼 친척이며 가까운 이웃이기에 원한을 품을 일이 없고 전쟁이 있을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만과 중국이 ‘중화연방’으로 통합해 각자 주권을 가지고 동등하게 기존의 정치체제를 이어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역설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