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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 최종석 기자
    최종석 기자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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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마을] "애덤 스미스가 사리사욕 찬양했다는 건 오해"

    ‘보이지 않는 손’의 애덤 스미스, ‘보호무역’의 프리드리히 리스트, ‘80 대 20 법칙’의 빌프레도 파레토, ‘창조적 파괴’의 조지프 슘페터….이들은 교과서나 책에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들과 그들의 사상을 축약한 수식어다. 이들의 생각은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거나 심지어 왜곡, 편향된 채 인식되기도 한다.송경모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에서 현대 사회와 경제 발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11명의 사상가와 기업가의 생각을 조망한다. ‘개인’ ‘번영’ ‘국가’ 등 11개 키워드로 18세기 이후 이들의 사상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분석한다.애덤 스미스는 이기심 내지 사리사욕을 찬양한 것처럼 오인되고 있지만, 중세 기독교 문화를 극복하고 개인과 자유의 가치를 재발견한 사상가다. 국가의 재정 확대만 옹호한 ‘반(反)시장주의자’로 알려진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자유방임을 보충할 수단으로써 국가의 개입을 주장했다. 저널리즘의 선구자인 조지프 퓰리처는 정보와 콘텐츠의 가치를 일찌감치 꿰뚫어 본 사람이었다. 이 밖에 기업가정신의 선구자 장 바티스트 세, 벤처캐피털 창시자 조지프 도리오 등은 현재 위기를 돌파할 통찰을 준다.최종석 기자

    2022.11.18 17:25
  • [책마을] 곤충이 사라지면…전 지구적 재앙이 시작된다

    많은 이들이 곤충을 혐오하거나 무서워한다. 징그러운 데다 질병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도시에 모여 살게 된 사람들은 집파리, 모기, 바퀴벌레 외에 다른 곤충을 접할 기회가 줄었다. 그래서 곤충을 방제 대상으로만 생각한다.하지만 곤충은 지구의 환경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다. 그들은 작물을 수정시키고, 배설물과 사체를 분해하고, 토질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등 생태계를 움직이게 한다. 먹이사슬 밑바닥에 있는 곤충은 조류, 파충류, 양서류, 작은 포유류 등에 꼭 필요한 단백질을 공급해준다. 그래서 곤충이 사라지면 야생 동물뿐만 아니라 인류에게도 큰 재앙이다. 곤충은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는 생물이다.데이브 굴슨 영국 서식스대 생물학과 교수는 <침묵의 지구>에서 곤충 개체가 줄어들면서 인류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곤충 감소의 실태와 원인을 자세히 검토하면서 그들의 멸종에 인간의 책임이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세계 많은 지역에서 최근 30년 동안 곤충 수가 4분의 3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경작지는 곤충들의 먹이 식물을 앗아갔고, 농약은 땅을 오염시켜 곤충들을 저세상으로 보냈다.그렇다면 곤충의 멸종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야생 생물이 풍부하게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로변, 공원, 회전 교차로, 건물 주변 등에 농약을 살포하지 않는 야생화 정원을 많이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경작 방식도 더 많이 알려 토지 오염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기회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바꿀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최종석 기자

    2022.11.04 18:15
  • [책마을] '국제 무역 허브'에서 엿보는 이슬람의 참모습

    이슬람은 상업 중시 종교로 출발해서 역동적인 교류가 빈번한 도시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렸다. 단단한 도시 경제를 기반으로 하고 교역과 정복이라는 두 축으로 세계 제국을 건설했다. 카이로 이스탄불 바그다드 이스파한 아그라 같은 수천 년 역사의 고대 도시들은 이슬람 왕조의 수도로 자부심을 간직하고 있다.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 소장은 <도시로 보는 이슬람 문화>에서 이슬람이 태동하고 확산해 나간 주요 도시를 돌아보며 이슬람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슬람을 믿는 인구는 20억 명이 넘지만, 많은 사람에게 여전히 ‘광신도 아니면 테러리스트’로서의 이미지가 각인돼 있다. 저자는 이슬람 도시의 시장, 뒷골목, 카페를 돌아보며 공동체의 가치가 살아있는 진짜 이슬람의 모습을 소개한다.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이 공존하는 예루살렘과 다마스쿠스 거리를 다니며 관용과 화합에 대해 되새긴다.최종석 기자

    2022.10.28 18:22
  • [책마을] 버핏 "방직회사 버크셔 산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꼽힌다. 그는 1965년 폐업 위기에 몰린 방직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해 최고의 투자회사로 만들었다. 1965년 이후 25년간 주가는 연평균 28%씩 오르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이 됐다.<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 원칙>은 193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버크셔 해서웨이의 경영과 투자 철학을 연대기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인 애덤 J. 미드 미드캐피털 최고경영자는 워런 버핏과 그의 동료 찰리 멍거가 수십 년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기록물, 회계 자료들을 들여다보며 그의 좌절과 성공을 전한다.버핏은 투자자로서 항상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초기에는 많은 실패를 겪었다. 쇠퇴해가던 버크셔를 인수한 것부터 엄청난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방직업계가 소멸해가는 것을 20년 동안 지켜보고 고민하며 투자 철학을 고쳐나갔다. ‘꾸준한 이익 창출이 가능한가’ ‘사업이 단순한가’ ‘부채가 거의 없고 자기자본이익률이 높은가’ 등 선호하는 기업의 모습을 정립했다.버크셔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인수와 투자를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저평가된 보험사와 은행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수익성에 중점을 둔 회사로 기반을 닦았다. 코카콜라 질레트 US에어 등의 지분을 획득하며 자산을 꾸준히 불렸다. 1995년 이후에는 수도 가스 등 유틸리티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2000년대 이후에는 하인즈, 크래프트 푸드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애플에 350억달러를 투자한 것은 시대가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일관된 집중 투자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저자

    2022.10.14 17:43
  • [책마을] 창업은 젊었을 때 해야 성공확률 높다고?

    2000년대 초반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통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머니볼’이라는 책과 영화 때문이었다. 머니볼의 주인공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선수들의 연봉 총액이 가장 적은 팀을 정상급으로 키워냈다. 선수 스카우트와 경기 기용에 있어 감독 및 코치진의 직관과 직감을 쓰던 다른 팀과 달리 빈 단장은 철저하게 데이터에 따라 의사 결정을 했다.보통 사람들이 내려야 하는 일상 속의 결정들도 데이터에 기반하면 어떨까.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는 경제학자이자 구글의 데이터 과학자였던 저자가 통계 분석을 통해 인생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어떤 사람과 결혼해야 행복할까’ ‘좋은 부모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의 질문에 대해 스마트폰과 컴퓨터가 수집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답한다. 저자는 빅데이터 분석이 우리의 왜곡된 시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한다. 창업은 젊었을 때 해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대학까지 중퇴하고 창업으로 성공한 천재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데이터는 ‘어느 분야에서나 나이가 많을수록 창업에 유리하다’는 사실을 전한다. 오랜 세월 동안 어떤 분야를 꾸준히 익히고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직원이 된 후 독립하는 것이 데이터가 전하는 전형적인 창업 성공 방법이다.저자는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동네가 가장 중요하다고 통계 분석을 통해 전한다. 아이들이 보고 자라는 주변의 좋은 성인 역할 모델들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 부모가 미치는 영향이 의외로 적고, 아이들은 동

    2022.10.07 17:48
  • [책마을] 진짜로 '개똥'이 약이 되는 거였다고?

    “개구리, 올챙이 적 기억 못 한다고? 아니다. 개구리 머릿속 해마 신경세포에는 기억이 남아 있다.”청소년들에게 과학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교과목으로 여겨진다. 과학을 단순한 사실들의 나열이라고 생각하고 이해가 안 되면 일단 암기부터 한다. <컵라면이 익을 동안 읽는 과학>은 과학을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밌고 쉽게 풀어쓴 책이다. 책에는 모두 21개 과학 에피소드가 담겼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3~4분이면 읽을 수 있다.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익을 때쯤이면 재미있는 과학 상식 하나를 챙길 수 있다.책을 펴낸 ‘꿈꾸는 과학’은 2003년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가 창설한 아이디어 공동체다. 청년들이 모여 과학 독서 토론을 하고 있다.저자들은 엉뚱하고 기발한 착상을 통해 과학적인 정보를 담는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라는 속담이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소개한다.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해 만성 설사병을 치료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똥이 진짜 약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친한 친구끼리 머리가 나쁘다고 놀릴 때 ‘넌 머리에 뇌가 아니라 우동 사리만 들었냐’고 농담하곤 한다. 실제로 뇌는 우동 사리처럼 보일 정도로 주름져 있다. 하지만 주름진 뇌는 뇌세포끼리 가까워져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인간을 똑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저자는 레고 블록을 통해 화학의 원리를 설명하기도 한다. 원자를 레고 블록 하나로, 분자를 다양한 블록이 모인 레고 구조물로 볼 수 있다는 것. 저자들은 이 밖에도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다양한 과학적 가설과 실험을 살피며

    2022.09.30 18:06
  • [책마을] 최연소 판매왕 된 '내성적 영업맨' 이야기

    내향적인 사람들에게 영업은 단순히 불편한 차원이 아니다. 밖으로 나가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고, 물건이나 서비스를 파는 일은 무시무시한 공포가 될 수 있다. 외향적으로 보이게 행동하려 하지만 본성에 맞지 않는다. 결국 영업은 나에게 맞지 않는 일이라며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영업은 타고나야만 잘할 수 있는 기술일까? 수다를 떨고 악수하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사람만 가질 수 있는 능력일까. <인트로버트 조용한 판매왕>은 내향적인 성격으로 호주 최대 세일즈 기업의 최연소 판매왕에 오른 저자가 전하는 영업에 관한 책이다. 그는 ‘외향적인 성격이어야 세일즈를 잘한다’는 영업에 대해 잘못 알려진 신화를 깨부순다. 영업도 법률이나 전기기술처럼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영역이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영업 프로세스를 만들면 내향적인 사람도 최고의 영업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저자는 자기에게 맞는 영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7단계 원칙으로 제시한다. 고객과 신뢰를 구축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스토리라는 무기로 설득하고, 의사결정권자와 이야기하라는 식이다. 그는 고객의 진짜 고민을 파악하고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고객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지 이야기로 들려주는 ‘스토리 텔링’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망치가 아니라 벽에 뚫린 구멍’이라는 말처럼 고객에게 물건 구매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컨설턴트처럼 행동하라는 것이다.저자는 고객에게 절대로 ‘하지만’이라는 단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라고 전한다. 고객이 반론을 제시

    2022.09.23 17:45
  • [책마을] 잡스도 아이디어 얻으려 경쟁사PC 털었다

    1933년 일본. 아버지가 창업한 방직기 회사에서 일하던 도요다 기이치로는 미국 쉐보레 자동차를 분해해 연구한 뒤 자동차 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그는 3년 후 첫 자동차를 출시했고 회사명을 ‘도요타’로 정했다. 100년 가까이 지난 지금, 도요다가 취한 접근법은 업계 표준이 됐다. 오늘날 자동차 제조사들은 설계를 거꾸로 하는 역설계(reverse engineering)를 통해 경쟁사의 차를 해부, 부품과 구조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최신 기술과 비용 절감 방안을 알아낸다.심리학자이자 행동 변화 전문가인 론 프리드먼은 <역설계>에서 기술업계에서 주로 목격되는 역설계 접근법을 비즈니스,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법을 전한다. 그는 성공한 대상을 체계적으로 분해해 내부 원리를 알아내고 중요한 통찰력을 뽑아내는 역설계 전략이 최고가 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말한다. 컴퓨터의 역사를 바꿨다고 알려진 애플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와 마우스는 1970년대 제록스의 제품을 역설계해 탄생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제록스가 만든 개인용컴퓨터(PC) 알토를 보자마자 그 잠재성을 파악했고 기능, 특성, 디자인 등 세세한 부분을 분석해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냈다.저자는 문학계의 거장, 유명한 셰프, 전설적인 코미디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뮤지션, 최고의 스포츠팀 등 역설계라는 도구를 빈번히 활용했던 사례를 보여준다. 저자는 역설계를 통해 나만의 설계도를 만드는 기술을 전한다. 먼저 수집가가 돼서 탁월한 성취물을 다시 들여다보고 차이를 발견해야 한다. 그대로 모방하지 말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요소를 집어넣으면서 한 단계 더 나아가라고 강조한다.최종석

    2022.09.16 18:06
  • [책마을]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자들이 만든 '갈등시대'

    2021년 런던 킹스칼리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중에는 진보와 보수 성향 사이에 상당한 정도의 갈등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조사 대상 28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갈등이 격해지면 사람들은 서로를 우리 편과 상대편으로 나누는 진영논리에 사로잡히고, ‘싸우기 위해 싸우는’ 고도 갈등 상황에 도달하게 된다. 전혀 사실과 다른 망상을 기준으로 상대편을 바라보고 공격한다. <극한 갈등>은 타임지 기자 출신인 저자가 가족 내 다툼 같은 개인적 갈등부터 빈부격차와 노사문제, 성 갈등 등 사회적 갈등까지 다양한 사례를 다루며 현대사회의 문제가 돼버린 갈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왜 그렇게 서로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승자 없는 싸움을 반복하는가’란 질문을 제기한다. 그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극심한 갈등에서 빠져나온 현실 속 영웅들의 사례를 소개한다.영국의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극단적인 유전자 변형작물(GMO) 반대론자였다. GMO 작물은 세계적인 유전자 실험이고, 모든 인간을 변형시키고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믿었다. 어느 날 그는 자신을 공격하는 사람들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과학적 증거를 샅샅이 뒤졌지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를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GMO는 오히려 특정 상황에서 환경에 유익하고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었다. 해충에 내성이 있어 살충제 사용량을 30%나 줄였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이후 더 세련되고 정확한 방향으로 환경운동을 해 나갔다.저자는 갈등에는 예외 없이 거짓으로 꾸며낸 단순성이 존재한다고

    2022.09.02 17:06
  • [책마을] 이유 없이 아픈 '만성질환 환자'…"환자의 일상 이해해야 치료"

    파출소 부소장인 하워드는 허리 통증으로 고통받고 있다. 자신의 연약한 허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부러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지만, 가족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20년 동안 통증을 극복하기 위해 수십 명의 의사를 만나고 다양한 치료를 받았다. 아무도 정확한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 못했고 그는 만성 통증이 그의 삶을 망쳤다고 생각한다.생물의학적 원인이 없는데도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인간관계나 심리학적 문제가 신체적 통증이나 내과 치료를 받아야 하는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 통증을 앓는 환자들은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주변인들이 환자의 아픔이 진짜인지 의심하는 상황을 경험한다.아서 클라인먼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교수는 <우리의 아픔엔 서사가 있다>에서 한 사람의 삶과 그의 질병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파헤친다. 그는 50대 후반에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내를 10여 년간 직접 간병한 경험과 수많은 질병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환자들을 진료한 경험을 풀어낸다. 그는 “만성질환은 환자의 삶과 궤도를 같이하며, 신체에 담긴 ‘질병 서사’를 이해해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질병을 앓게 된 인생의 무게에 공감해야 한다는 것이다.42세의 미국인 변호사는 천식으로 고통받았다. 의뢰인에게 해임당한 마흔 살 생일부터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시작됐다. 그는 생일 파티 이후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고 결국 알레르기와 우울증 치료를 같이 받았다. 법조계에서 성공하지 못하리란 자괴감에 빠지면서 스트레스가 신체적 문제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국 심리치료를 통해 천식

    2022.08.26 17:25
  • [책마을] 버핏도 인정한 '비즈니스 제왕' 르브론 제임스

    “제임스는 매우 영리한 사업가다. 제임스 나이의 내가 사업에서 그만큼 현명했다면 좋았을 것이다.”‘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미국프로농구(NBA)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38·LA 레이커스)를 두고 한 말이다. 제임스는 지난 20년간 NBA 4회 우승, 6회 준우승, 8년 연속 파이널 진출, 최우수선수(MVP) 4회의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마이클 조던 이후 최고의 농구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제임스의 재산은 10억달러(약 1조3282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막대한 재산 가운데 선수 연봉으로 받은 돈은 일부에 불과하다. 대부분을 사업으로 벌어들였다.<주식회사 르브론 제임스>는 미국 스포츠 방송 ESPN의 농구 전문기자가 ‘사업가 제임스’를 기록한 책이다. 10대 농구 스타에서 창업자, 영화 제작자, 배우, 프랜차이즈 사업가, 에이전트, 스포츠 구단주 등 비즈니스 거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았다. 청소년 시절부터 남달랐던 제임스는 1000만달러 수표를 내보인 리복 대신 더 적은 금액을 제시한 나이키를 선택했다. 나이키가 자신을 멋지게 포장해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임스는 미국 농구 국가대표 선수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했을 때 자신이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 비츠바이드레의 헤드폰을 온종일 쓰고 다니면서 제품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2014년 애플이 비츠바이드레를 30억달러에 인수할 때 제임스는 큰 수익을 챙길 수 있었다.그는 자신의 브랜드를 관리하고 다듬었으며 그렇게 만들어낸 브랜드를 담보로 미래 가치에 투자했다. 스포츠 마케팅 회사 펜웨이스포츠그룹(FSG)과 계약할 때는 계약금 대신 그들이 보유한 영국 프로축구 구단 리버풀

    2022.08.19 17:01
  • [책마을] "재택근무 지쳤다"…제3 오피스 찾는 직장인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공간의 개념이 무너지고 그 역할이 바뀌면서 생활방식도 달라졌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회사 근처에서 먹던 점심을 배달 앱을 이용해 먹었다. 출근할 때 입을 옷 대신 집에서 편하게 앉을 의자를 구입했다. 외식비는 배달 플랫폼이 가져가고, 수십만원에 달하던 의류 소비액은 가구업계로 흘러갔다. 이처럼 생활을 영위하는 공간의 변화는 소비 흐름을 바꾸고 산업 지형에도 변혁을 일으킨다.<공간, 비즈니스를 바꾸다>는 공간이라는 렌즈를 통해 발생하는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일본의 경영데이터 플랫폼 회사에서 세계 각국의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가 속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최전선을 소개하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회에 대해 설명한다.저자는 일하는 공간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아니라 ‘일과 삶이 결합된 방식(워라블·work and life blend)’이 새 트렌드로 뜨고 있다고 진단한다. 워라블을 추구하는 삶은 퇴근 전과 후의 삶을 따로 분리하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취미처럼 즐기면서 살아가고, 일의 영감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때로는 자연 속에서, 때로는 적당한 백색 소음이 가득한 카페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일하는 것을 선호하기도 한다.집과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업무공간’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급작스럽게 늘어난 원격근무로 인해 집에서 일하는 사람이 증가했지만, 휴식과 근무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 업무 효율성 저하를 호소하기도 한다. 미술관이나 열차가 사무실로 변신하고

    2022.08.05 17:23
  • [책마을] '우유 있어요?' 두 낱말이 '20년 침체' 낙농업 살렸다

    메시지가 차고 넘치다 보니, 한 번에 착 달라붙는 말하기와 글쓰기 방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평범하고 모호한 메시지는 곧 잊히지만, 눈과 귀를 사로잡는 메시지는 스티커처럼 마음속에 부착된다.<스티커 메시지>는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가 교육과 비즈니스 현장에서 30년 동안 몸담으며 연구한 메시지 전달 기술에 관한 책이다. 그는 효과적인 광고 사례와 정치인, 경영인의 연설을 살펴보면 일관된 성공 규칙이 있다고 전한다. 이를 △단순성(simplicity) △표적화(targeting) △흥미성(interesting) △구체성(concreteness) △핵심어(keyword) △정교화(elaboration) △상관성(relevance)이라는 7개 키워드로 정리했다. 각 키워드의 머리글자를 모으면 ‘S.T.I.C.K.E.R.’가 된다.단순성은 필요한 것만 남기고 모두 버리는 미니멀리즘과 연관된다. 역사상 가장 주목할 만한 광고 슬로건으로 선정된 미국 유가공협회의 “우유 있어요(Got milk)?”는 딱 두 단어였다. 1995년 이후 20여 년 동안 우유 소비를 촉진하고 침체한 낙농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성공적인 캠페인이었다.표적화는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목표 시장을 선정하는 전략적인 판단 과정이다. 브랜드를 경쟁 브랜드의 강점 또는 약점과 비교해 틈새에 자리매김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미국 청량음료 세븐업은 ‘콜라 아님(The Uncola)’ 캠페인을 펼쳐 콜라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세븐업은 이를 통해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이어 3위 브랜드로 급부상했다.주목받으려면 유머를 통해 흥미를 끌어야 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KFC는 서비스 불편에 대한 사과 광고에 FCK란 글자를 담았다. KFC의 알파벳 순서를 살짝 바꾸면서 교묘하게 욕

    2022.07.29 18:10
  • [책마을] 생후 1~2년 돌봄이 평생 성격을 좌우한다

    “생후 1~2년 동안 아기는 자신을 돌보는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한다. 아기는 이때 따뜻하고 밀접한 관계를 경험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자란다. 반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하면 정서가 불안정한 상태로 자랄 수 있다.”생애 초기의 애착 경험이 그 사람의 인간관계와 성격을 규정한다는 ‘애착 이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 애착의 개념을 창안하고 이론으로 정립한 사람은 영국의 정신분석가이자 심리학자인 존 볼비였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부모 없이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의 성장이 늦어지고 빨리 사망하는 원인을 애착 부족에서 찾았다. 기존 아동 발달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었다.《애착 효과》는 미국의 언론인이자 작가인 피터 로벤하임이 애착 이론에 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고 애착이 현실에서 작용하는 사례를 보여주는 책이다. 그는 애착 유형을 안정형, 회피형, 불안형으로 나누고 이를 사람들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하는 열쇠로 활용한다. 안정적 애착을 받으면서 자란 안정형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마음을 연다. 부모로부터 “조심해라”는 말만 듣고 자란 아이는 회피형이 될 가능성이 높다. 회피형은 관계를 부정하고 갈등이 생기면 거리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일관성 없는 애착을 받고 자란 사람은 불안 유형을 갖게 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친밀감을 과도하게 갈구한다.그렇다면 애착 유형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연구에 따르면 세월이 흐르면서 불안 애착의 비율이 점점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장기간의 결혼 생활, 육아 경험, 친구 관계 등으로 안정적인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이란 해석이다.회피 유형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부모, 배

    2022.07.22 17:58
  • [책마을] "오래 앉고, 과식하는 당신…알츠하이머 위험"

    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인지 퇴행은 노년기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새로운 암’으로도 불리는 치매는 오늘날 다양한 암 치료법이 개발되는 것과 달리 그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방식을 바꿈으로써 인지 퇴행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들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우리의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뇌과학자이자 노화생리학 전문가인 제임스 굿윈 영국 러프버러대 노화생물학 교수는 《건강의 뇌과학》에서 나이 들어도 지혜롭고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그는 최신 연구를 통해 식습관 변화와 비교적 단순한 운동을 통해 뇌를 젊어지게 하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저자는 먼저 건강에 가장 치명적인 습관으로 ‘오래 앉아 있기’를 꼽는다.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늘면 사망률이 2% 증가한다는 것. 앉아 있는 습관은 기억과 관련된 두뇌 영역도 위축시킨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약 13%가 활동 부족의 결과로 추정되는 만큼 앉아 있는 시간을 25% 줄이면 전 세계에서 약 100만 건의 알츠하이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각자 ‘의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최대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라고 권한다.적게 먹는 것 또한 두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지나친 칼로리 섭취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과식은 뇌세포에도 과도한 부담을 준다. 저자는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챙겨 먹는 식습관은 인류 진화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은 150만 년에 걸쳐 산발적으로 식량을 섭취하는 ‘간헐적 단식’에 맞게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2022.07.15 17:48
  • [책마을] 타인 모방하는 인간, '욕망의 족쇄'에 묶이다

    인간은 누구나 태어난 순간부터 죽는 순간까지 무엇인가를 원하며 살아간다. 심지어 잠자는 순간에도 꿈속에서 원하는 게 있다. 하지만 그것을 왜 원하게 됐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처음에 욕망으로 이끈 요인이 다른 사람의 욕망을 따라 한 것일지도 모른다.미국 기업가이자 작가인 루크 버기스는 《너 자신의 이유로 살라》에서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타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등 욕망에 숨겨진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욕망은 모방에서 온 것이며 이를 통제하지 못하면 끝없는 모방 경쟁에 빠진다”며 “본질을 이해하면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버기스는 이 책에 담긴 자신의 아이디어가 프랑스 문학평론가이자 철학자인 르네 지라르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라르는 “인간은 생물학적 욕구나 자기 주관에 따른 결정이 아니라 모방을 통해 많은 것을 욕망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에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로 재직하며 실리콘밸리의 창업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저자에 따르면 페이팔 창업자이자 거물 투자자인 피터 틸은 지라르의 모방 이론을 경영에 접목해 큰 성공을 이뤘다. 틸이 설립한 간편결제 업체인 컨피니티는 일론 머스크의 엑스닷컴과 경쟁 관계였다. 틸은 두 회사가 서로 모방 모델로 삼으면 끝장을 볼 때까지 경쟁에 돌입할 것을 알았다. 두 회사는 합병해 페이팔이 됐고 함께 시장을 평정했다. 틸은 투자 결정을 내릴 때도 모방 이론을 고려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주변인을 닮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간파하고 초기에 이 회사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

    2022.07.08 18:14
  • [책마을] 인도·차도 구분 넘는 '제3의 도로' 생긴다

    자율주행차 주차, 전기자동차 충전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이용할 수 있는 모빌리티 허브, 배송로봇 등이 다니는 제3의 도로, 전기차의 배터리팩을 교환하는 배터리 스와프 스테이션….이 용어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미래 모빌리티 기술들이다. 한동안 모빌리티의 핵심 키워드는 연결, 전동화, 공유, 자동화였다. 차량 소프트웨어와 전기차의 발달로 연결과 전동화는 보편화하기 시작했다. 차량 공유와 자율주행으로 대표되는 자동화도 거의 완성형에 다다르고 있다.지금까지 모빌리티산업의 방향이 빠르고 편리한 이동수단을 만들어내는 데 쏠려 있었다면 이제는 이들의 상용화가 시작됨에 따라 이동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포스트 모빌리티》는 기술의 영역을 넘어 삶의 영역으로 들어온 모빌리티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자동차는 더 이상 이동만을 목적으로 하는 수단이 아니다. 휴식과 레저를 즐기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동차를 인간과 상호 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로봇으로 보는 시각도 나타난다.모빌리티의 진화는 도시 모습도 바꾸고 있다. 최근 수년간 공유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등 개인 이동수단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자동차 중심이던 도로가 다양한 모빌리티를 위한 공간으로 변해야 할 시기가 온 것이다. 최근 미국에선 ‘컴플리트스트리트’라는 개념으로 보행자부터 킥보드, 자전거, 버스까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로가 설계되고 있다.도심항공교통(UA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빌리티 허브’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존 교통수단의 환승 서비스

    2022.07.01 18:02
  • [책마을] 시진핑도 출연…中은 '라이브커머스 공화국'

    2021년 4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 방송 스튜디오. 산시성 농촌마을 특산물인 목이버섯을 판매 중인 방송 스튜디오에 깜짝 손님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평소 1만 명 정도 시청하는 이 방송은 시 주석의 등장으로 2200만 명이 동시 시청했다. 그날 목이버섯은 4개월치 판매분이 하루 만에 다 팔렸다. 시 주석은 “전자상거래가 농수산물 판매와 농촌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중국은 ‘라이브커머스 공화국’이라고 불린다. 전 산업 영역에 걸쳐 온라인 기반의 실시간 쇼핑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라이브커머스는 모바일 앱이나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방송. 중국에서 연간 3억 명 이상이 이용하며, 거래액은 9610억위안(165조원) 이상이다. 중국 소비시장은 라이브커머스를 포함해 소비계층이 다양화, 세분화되면서 시장 트렌드가 급변하고 있다. 최근엔 재택근무와 소비를 뜻하는 ‘자이경제’, 게으른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상품이나 서비스인 ‘란런경제’ 등 새로운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딥차이나》에서 중국인의 역사, 문화적 특성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중국 비즈니스를 할 때 필요한 노하우를 소개한다. 그는 30여 년간 중국 곳곳을 직접 다녀보고 체험하며 얻은 생생한 사례를 전한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해 알려준다.또 저자는 중국 시장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보면 안 된다고 전한다. 특히 남방과 북방지역은 기후와 음식 문화가 다르다. 한국 전기밥솥 회사인

    2022.06.24 17:57
  • [책마을] 마약에 빠졌던 '갱스터 물리학자'…"우주보다 무한한 것은 희망"

    “수천억조 개의 별들로 이뤄진 우주는 매우 광활하다. 그러나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다. 내가 관측한 것 중에 무한에 가장 가까운 것은 희망이다.”폭력과 범죄가 만연한 미국 미시시피주 빈민가에서 자란 흑인 천체물리학자 하킴 올루세이(55)의 말이다. ‘갱스터 물리학자’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영재와 문제아 사이를 오가며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았다.《퀀텀 라이프》는 미국 흑인물리학자학회(NSBP) 회장으로 활동 중인 올루세이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어릴 적에 거리의 마약 중독자와 갱들을 피해 다니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 그는 텔레비전을 분해하고 백과사전을 탐독하다가 물리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고등학생 때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뒤 주립 과학전람회에 상대성 이론을 시연하는 게임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하지만 용돈을 벌기 위해 친구들에게 대마초를 팔았고 술집을 드나들었다.그의 재능을 알아본 선생들의 도움으로 흑인들이 다니는 투갈루대에 입학하지만 학교 공부에 적응하지 못했다. 여자친구와 이별을 겪고, 대마초에 빠져 2년 만에 자퇴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재입학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 대학원에 합격했다.백인이 가득한 곳에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다시 마약에 빠져 죽을 뻔한 고비도 넘겼다. 지도교수의 조언으로 재활치료를 받으며 마약을 끊고, 학부 물리학 수업을 들으며 기초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박사과정 졸업시험에 한 번 실패한 뒤 다시 도전해 그를 무시하던 백인 교수들로부터 인정받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직후 아프

    2022.06.17 17:49
  • [책마을] 빌 게이츠가 내놓은 넥스트 팬데믹 방지 방안

    “코로나19 대유행은 똑똑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없어서 터진 게 아니다. 이런 사람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 세계가 미리 갖춰놓지 않았기 때문이다.”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공동 이사장은 《빌 게이츠 넥스트 팬데믹을 대비하는 법》에서 이렇게 강조한다. MS 경영에서 손을 뗀 뒤 세계 전염병 퇴치에 힘써온 그는 2015년 테드(TED) 강연에서 “수십 년 안에 1000만 명이 넘는 사람을 죽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이는 전쟁보다는 전파력 강한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팬데믹을 예견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동시에 코로나19가 그의 작품이란 음모론에 시달리기도 했다.게이츠는 이 책에서 코로나19를 마지막 팬데믹으로 만드는 방안을 제시한다. 먼저 글로벌 조직인 ‘글로벌 전염병 대응·동원팀(GERM)’을 결성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세계 곳곳에서 불거지는 ‘아웃브레이크’(특정 지역에서 작은 규모로 질병이 급증하는 것)를 감지해 팬데믹을 선언할 권한을 지닌 조직이 없다고 강조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관리를 받고 세계은행(WB)과의 협력으로 자금을 빠르게 조달하는 GERM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약물과 백신 개발, 데이터 시스템, 외교, 물류, 컴퓨터 모델링, 커뮤니케이션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인재들이 세계 곳곳에서 일하는 분권화한 조직이 돼야 한다고 제안한다.그는 많은 양의 백신을 빠르게 만들 준비도 해야 한다고 전한다. 전 세계로 번질 수 있는 병원체를 확인한 후 6개월 이내에 지구상의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양의 새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2022.06.10 18:04
  • [책마을] 중세 유럽 도시는 '소금'이 키웠다

    북유럽 사람들은 생강과 비슷한 향신료인 카르타몸을 좋아한다. 스웨덴 남성들은 술을 마실 때 안주로 카르타몸 열매를 조금씩 베어 먹는다. 노르웨이에선 크리스마스 즈음이 되면 카르타몸 향이 도시에 짙게 깔린다고 한다.서아시아와 인도에서 많이 쓰는 향신료인 카르타몸은 어쩌다 북유럽에 널리 퍼지게 됐을까. 9~10세기 스웨덴계 바이킹은 러시아 볼가강과 흑해를 가로지르는 긴 항해를 통해 아랍 상인들과 교역했다. 바이킹은 러시아 삼림지대의 모피, 벌꿀을 은화 및 카르타몸과 같은 사치품과 바꿨다. 북유럽 사람들의 카르타몸 사랑은 바이킹 대교역 시대의 흔적인 것이다.이처럼 문화의 기호에는 세계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처음 읽는 맛의 세계사》는 음식과 미각에 숨겨진 흥미로운 세계사를 전하는 책이다. 저자인 미야자키 마사카츠 전 홋카이도교육대 교육학부 교수는 20년 넘게 일본 고교 세계사 교과서의 편집과 집필을 담당했다. 짠맛 단맛 쓴맛 신맛 등 미각의 역사를 통해 문명의 흥망성쇠를 전한다.짠맛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소금을 느끼기 위한 미각이다. 저자는 “원시 수렵·채집 사회에서는 소금을 특별히 섭취하지 않았지만, 농경사회가 되면서 소금이 중요해졌다”고 말한다.동물과 생선의 살코기를 먹으면 미량의 나트륨이 몸에 흡수됐지만, 곡물에는 소금이 거의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소금은 문명 발달과 함께 가장 중요한 무역상품이자 부의 원천이 됐다. 11세기 이후 베네치아는 유럽 내륙지역에 소금을 판매하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4세기 독일 북부의 한자동맹 도시들은 소금과 절인 청어, 수송용 나무통 등을 매매해 번영을 이뤘다.짠맛이 유럽 중

    2022.06.03 18:15
  • [책마을] 먼저 '셀프 스토리' 써라, 그대로 이뤄질 테니

    재미있고 감동적인 얘기를 들을 때 정신이 쏙 빠지는 느낌이 들지 않던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가 끝나고, 다음 회차를 예고하는 영상이 뜰 때 “안 돼!”라고 외쳐본 적 없는가.스토리는 우리의 뇌를 완벽하게 장악하는 능력이 있다. 스토리가 뇌를 ‘인질’로 삼으면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히든 스토리》는 각자 갖고 있는 스토리를 잘 풀면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자기계발서다.경영 컨설턴트이자 스토리텔러인 저자 킨드라 홀은 사회생활과 양육 사이에서 고민하던 시기에 자신의 인생을 바꾼 스토리에 대해 소개한다. 당시 그는 사업을 시작하고 육아에 소홀하게 되면서 스스로 만든 ‘나는 형편없는 엄마’란 스토리에 사로잡혀 있었다.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안고 함께 블록놀이를 하던 어느 날, 블록으로 쌓은 성을 가리키며 “이건 커다란 성이에요. 우리는 일하는 공주님들이니까요”라고 하는 딸의 얘기가 귀에 박혔다. 이 한마디에 힘을 얻은 그는 자신의 스토리를 ‘아이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하는 엄마’로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후 일과 육아 모두 술술 풀렸다.그렇다면 어떻게 내면의 부정적인 스토리를 지우고, 바람직한 스토리로 다시 쓸 수 있을까. 저자는 “셀프 스토리는 저절로 작동하고 반복하는 습관과 같다”며 ‘단계별 스토리텔링 공식’을 전한다. 먼저 내면에 작동 중인 스토리를 포착하고, 스토리의 진실 여부와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선택한다. 그런 다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선택한 스토리를 머릿속과

    2022.05.27 18:17
  • [책마을] 독서는 취미 아닌 일…'지식의 영토' 공략하듯 읽어라

    “어떻게 하면 좋아하는 일을 찾을 수 있나요?”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이 있나요?” “전 지구적 재난 앞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최재천의 공부》는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안희경 재미 저널리스트와 지난 10여 년 동안에 ‘배움과 앎’에 관해 묻고 답한 내용을 정리한 대담집이다. 대학 입시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법이 아니라 사는 길을 찾고 배우기 위한 공부법을 안내한다.최 교수가 전하는 공부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들여다보며 바닥난 자존감을 일으켜 세우는 일이다. 인간과 사회와 자연을 알아가려는 노력이며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며 살기 위한 분투이기도 하다.공부에 끌려가지 않고 공부를 끌고 가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간을 잘 계획하는 일. 특히 일에 휘둘리지 않고 삶을 지키기 위해서는 ‘미리 한다’를 습관화하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는 하버드대 유학 시절 1주일 전에 리포트를 끝내는 친구들을 보며 이를 삶의 방법으로 실천해왔다. 1주일 전에 끝내 놓고 1주일 내내 100번쯤 고치면 질이 좋아지고 돌발 변수가 생겨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방법으로 이것저것 다 찔러 보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하는 것 자체도 큰 수확이라는 얘기다. 결국 공부는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하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를 넓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충고한다.그는 독서할 때는 취미로 하지 말고 치밀하게 기획해야 하는 ‘일’로 접근하라고 말한다. 독서를 일처럼 하면서 지식의 영토를 계속 공략해 나가다 보면

    2022.05.20 17:48
  • [책마을] 코로나로 멍해졌다면…여행으로 뇌 자극하라

    팬데믹, 남극 기지, 우주 정거장의 공통점은? 좁은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몇몇 사람과 오랫동안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코로나19 연구자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격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장기간의 사회적 격리는 우리의 신체와 정신 건강을 변화시킨다.팬데믹은 우리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팬데믹 브레인》은 코로나19가 우리 뇌와 마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래서 어떤 대책을 세우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인 정수근 충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19가 뇌와 마음에 끼친 영향에 대한 심리학, 뇌과학, 신경과학 연구 결과들을 소개한다.저자는 먼저 코로나19에 걸리면 뇌가 손상되는지에 관한 최신 연구를 분석한다. 코로나19에 걸리면 후각 상실 외에 기억력 감퇴, 피로감, 인지 기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머릿속에 안개가 가득한 것처럼 멍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브레인 포그’ 증상을 겪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를 직접 공격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뇌가 손상을 입거나 특정 영역의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위중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확진자가 이런 증상을 겪었다. 피로나 인지 기능 저하는 코로나19 감염 후 7개월이 지난 뒤에도 계속 나타날 수 있다.그렇다면 팬데믹이 끝나면 손상된 뇌와 인지 기능은 다시 회복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여파가 우리 뇌에 평생 남을까? 뇌는 경험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데 이를 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저자는 뇌의 가소성 때문에 팬데믹이 종식되고 나면 뇌가 회복될 것이라고 본다.신선한 경험과

    2022.05.13 17:07
  • [책마을] 좋은 사과는 말을 하는게 아닌 듣는 것

    사과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려는 의도가 없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진심 어린 사과는 손상된 관계를 회복하고 심리적 상처도 치유해주지만, 대다수는 사과하는 데 서투르다. 어설픈 사과로 상황을 오히려 악화시키기도 한다. ‘좋은 사과’를 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그때 이렇게 말했더라면》은 관계를 회복하고 소통하는 데 꼭 필요한 사과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원제는 ‘좋은 사과(A good apology)’.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35년간 환자들을 상담하며 분석한 사과의 기술을 담았다.저자는 사람들이 사과를 잘 못하는 이유부터 분석한다. 우리는 자기 행동은 기본적으로 당연하고 올바른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두뇌가 자신의 실수는 잘 인식하지 않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하려면 이런 ‘자기 정당화’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좋은 사과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상대가 어떤 상처를 입었고 당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과 경청이 필요하다. 사과의 두 번째 단계는 진심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진솔한 언어로 후회와 반성을 전달해야 한다. 당신이 어떤 행동을 했고, 그로 인해 상대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파악하고 인정해야 한다.사과의 세 번째 단계는 자신의 실수를 깔끔하게 바로잡는 것이다. 상대방이 피해를 봤다면 어떤 식으로든 갚아주라는 얘기다. 마지막 단계는 똑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

    2022.05.06 17:08
  • [책마을] 배양육은 과연 '공장식 축산업'을 바꿀까

    2013년 8월 영국 런던에서는 특별한 고기 시식회가 열렸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의 마크 포스트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양육 햄버거 패티’를 공개한 행사였다. 배양육은 가축을 기르지 않고 이들에게서 채취한 근육세포를 실험실에서 증식해 만든 고기다. 환경에 해롭고 잔인한 사육방식으로 악명 높은 공장식 축산업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각광받고 있다.인문학자인 벤저민 워개프트는 《고기에 대한 명상》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와 네덜란드 등지의 배양고기 개발 현장을 직접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육식의 역사와 음식의 미래를 살핀다. 이 책은 과학 르포이자 철학 에세이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조명하고 인간의 도덕성 향상을 성찰한다.저자는 고기가 인간에게 갖는 특별한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를 통해 배양육이 과연 대안이 될 수 있는지 따져 본다. 현대의 축산업은 19세기 서양에서 만들어진 시스템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라는 근대화의 산물이다. 지금과 같은 공장식 축산업은 20세기 중반에 일반적 생산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서양에서도 귀한 음식이던 고기는 축산업의 발달과 함께 대중이 소비하는 필수 식재료가 됐다.저자는 고기 소비의 확산이 투표권 확대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됐다고 전한다. 근대 유럽에서 계급 간의 사회적 차별이 사라지면서 고기 소비와 같은 식생활의 평준화도 같이 이뤄졌다는 것. 저자는 “고기는 단순히 음식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고기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을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저자는 미래 기술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도 던진다. 기술 발달이 만들어낸 폐해를 또 다른 기

    2022.04.29 18:00
  • [책마을] 자주 '욱'하나요?…마음에도 필요한 거리두기

    고대 로마의 전성기는 서기 96년부터 시작된 100여 년간의 ‘오현제 시대’로 알려져 있다. 네르바부터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까지 5명의 황제가 연이어 재위하는 동안 로마 제국의 경제는 번영하고 영토는 최대로 확장됐다. 오현제의 마지막 황제였던 마르쿠스는 위대한 황제이자 ‘명상록’이란 책을 쓴 철학자였다.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한 제국을 통치하면서 역경을 맞이할 때마다 스토아주의 철학을 통해 정신 훈련하며 이겨냈다. 고대 아테네의 제논이 창시한 스토아주의의 핵심은 ‘우리를 망치는 건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에 대한 우리의 판단’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스토아주의는 사건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가치 판단을 유예하며 이성적으로 생각하기를 권한다. 사건과 ‘거리 두기’를 통해 불안한 감정을 없애고 불만족스러운 욕망을 분석해 이겨내라는 것이다.《로마 황제처럼 생각하는 법》의 저자인 도널드 로버트슨은 마르쿠스의 유년기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삶의 궤적을 살피며 인생의 목적의식을 찾는 법, 역경에 맞서는 법 등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전한다.스토아주의는 마르쿠스에게 분노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줬다. 젊었을 때 마르쿠스는 불같이 화를 내는 경우가 빈번했고 성질을 부리지 않으려고 참느라 애를 먹었다. 스토아주의는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내 잘못이 무엇인지 얼마든지 지적해도 좋다는 허가증을 내주고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으리라 결심해야 한다고 전한다.최종석 기자

    2022.04.22 17:17
  • [책마을] 게으름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

    많은 사람이 게으른 이들을 혐오한다. 겉보기엔 멀쩡한 노숙자나 술을 끼고 사는 알코올 중독자, 우울증에 걸린 실업자를 보면 게으르다고 비난한다. 자신이 늦잠을 자거나 시간을 허비해도 “게을렀다”고 자책한다. 우리는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직업적 성공을 거두기 위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걸 미덕으로 여긴다.미국의 사회학자인 데번 프라이스 로욜라대 교수는《게으르다는 착각》에서 게으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게을러지고 싶은 욕구는 충분히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인 만큼 부정적인 시선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게을렀다고 느끼는 건 휴식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몸이 보낸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그는 게으름이란 제국주의와 노예제의 유산을 통해 퍼진 거짓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성실한 일꾼이 신의 구원을 받는다고 믿는 청교도가 미국에 오면서 더욱 강화된 신념이라는 것이다. 식민지 노예와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게으름은 개인의 실패이자 처치해야 할 사회악으로 비난받았다는 얘기다. 게으름이라는 거짓을 믿는 사람들은 누군가의 불행에 대해 그 사람을 탓하며, 특히 그 불행을 부른 원인을 게으름으로 돌린다는 것이다.저자는 게으름에 대해 잘못된 시선을 거두고 게으르게 행동하는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말라고 조언한다. 한계가 있고 휴식이 필요한 것은 죄악이 아니며, 자기 가치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가치는 생산성이나 성취에 달린 게 아니라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라고 충고한다.최종석 기자

    2022.04.15 17:49
  • [책마을] 초연결 사회 필수조건은 단단한 신뢰

    코로나19는 현대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엄청난 대변동을 초래했다. 강력한 전염력으로 무장한 바이러스는 반년 만에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아를 바꿨다.경제·경영 분야에서는 비대면 경제가 본격화하면서 먼 미래의 일이라던 ‘디지털 세상’이 갑자기 현실이 됐다. 광범위하게 시행하고 있는 비대면 수업은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한 교실 수업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런 변화 중 상당 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돼도 계속 남을 가능성이 크다.신동엽 연세대 경영대학 매니지먼트 분야 교수와 정대훈 강릉원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초연결 패러독스》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새로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개인, 조직, 국가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한다. 지금은 기존 조직이나 사회 시스템의 개선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비연속적인 환경 변화인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져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이 책은 전반부에서는 코로나19를 다룬 다른 책과 비슷하게 팬데믹이 불러온 변화를 성찰하고 탐구한다. 저자들은 중반부 이후부터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업 경영 패러다임이 디지털 전환, 신뢰, 순발력이라는 ‘삼두마차’에 의해 끌려갈 것이라고 진단한다.디지털 전환은 비대면 경제에서 과거와 완전히 다른 고객을 창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비대면 환경에서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 숙제로 남는다. 조직원에겐 원격근무에도 긴밀한 협력 조정이 가능한 신뢰가 필요하다. 소비자에게는 온라인 상품이 오프라인과 같을 것이라는 신뢰를 줘야 한다.신뢰는 순발력의 토대가 된다. 조직원

    2022.04.01 18:10
  • [책마을] 코로나는 어떻게 세계경제를 바꿨나

    벌써 3년째 접어든 코로나19 팬데믹의 상처는 깊고도 넓다. 국내에선 확진자가 하루 수십만 명씩 추가되면서 방역당국의 통제 범위를 벗어나고 있다. 장기간의 팬데믹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것은 물론 삶의 양식과 생활패턴까지 바꿔놓았고, 글로벌 경제위기마저 초래하고 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역사를 담아낸 책 《붕괴》로 유명한 애덤 투즈 미국 컬럼비아대 역사학과 교수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를 기록한 책 《셧다운》을 내놓았다.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월부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2021년 1월까지 벌어진 ‘팬데믹의 세계사’를 담았다.2020년 상반기처럼 전 세계 국가의 약 95%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동시에 감소한 사건은 현대 자본주의 역사에서 한 번도 없던 일이었다. 성인 30억 명 이상이 일시에 해고당하거나 재택근무를 함으로써 일자리의 위기를 겪었다. 세계은행은 이로 인한 평생 수입 손실이 10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2020년은 지난 40여 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해온 신자유주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알린 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경제는 정치에서 분리됐고 철저한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장경제 우선주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타고 퍼졌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정치의 대규모 경제정책 개입을 가져왔다. 각국 정부는 엄청난 보조금을 뿌려댔다.각국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조직화된 무책임’을 드러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 환경 피해, 질병 같은 사회적 위험에 따른 불평등한 죽음은 의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저자는 미래에 대해 섣부른 예측을 하는 대신 2020년의 사건을 자세히 담아내면서

    2022.03.25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