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산운용업계가 벌어들인 순이익이 전년 대비 42% 증가해 처음으로 8000억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내놓은 ‘2019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을 보면 작년 292개 자산운용사가 거둔 순이익 합계는 8454억원으로 2018년(5962억원) 대비 2492억원(41.8%) 증가했다.

회사별로는 191개사가 흑자, 101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회사 비율(34.6%)은 전년 대비 5.3%포인트 감소했다. 적자회사가 비교적 많은 전문 사모운용사의 적자 비율도 6.7%포인트 낮아진 40.6%였다.

금감원은 “지난해 자산운용사 운용자산 증가로 수수료 수익이 늘어 수익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고 적자회사 비율도 전년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작년 펀드수탁액은 98조6000억원(17.9%) 증가한 649조6000억원에 달했다. 공모펀드가 19조4000억원(8.9%) 증가한 237조2000억원, 사모펀드는 79조2000억원(23.8%) 늘어난 4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운용사별 실적을 뜯어보면 순이익 상위 10개사와 나머지 회사 간 ‘수익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상위 10개사 순이익은 2018년 2824억원에서 지난해 4365억원으로 54.6% 증가했다. 반면 나머지 회사 순이익 총계는 같은 기간 3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자산운용업계 순이익 증가세가 둔화하는 ‘미래에셋 착시효과’도 관찰됐다. 미래에셋운용의 작년 순이익은 해외부문과 계열사 실적 호조 등으로 전년 대비 776억원(127.5%) 늘어난 1384억원을 기록했다. 상위 2~4위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미래에셋운용을 뺀 지난해 자산운용업계 순이익 증가율은 32.1%로 미래에셋운용을 포함시켰을 때(41.8%)보다 9.7%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