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임블리 안티계정을 운영하는 임블리쏘리(imvely_sorry) 운영자가 "뒤에서는 제게 임블리 서비스 불만에 대한 제보를 하고 앞에서는 임블리 제품 구매를 희망하는 (일부 제보자의) 이중성이 쇼핑몰과 닮았다"고 말했다.

임블리쏘리 운영자는 4일 SNS 글을 통해 "임블리 임지현 전 상무 인스타그램 피드 댓글을 보는 도중 낯익은 프로필 사진이 보이길래 클릭해보니 제게 제보를 해 준 분이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블리쏘리 운영자는 "그 분은 옷, 화장품, 6주년 행사에 대해 3번이나 제보를 했었다"면서 "그런 그 분이 임 전 상무 피드에서 품절된 제품에 대해 빠른 재입고 문의를 했더라"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보해주는 내용은 각자 다르지만 쇼핑몰 임블리에 분개하는 마음은 같다고 본다"면서 "계속해서 임블리 고객으로 남고 싶은 분들은 제 계정에 제보하지 말아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임블리쏘리 계정은) 많은 팔로워들이 함께 수고하면서 운영하는 계정이다. 심심풀이로 쇼핑몰 임블리, 임지현 전 상무를 음해하고 비난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뒤에서는 제보하고 앞에서는 구매하는 이중성이 쇼핑몰 임블리와 닮아있다"고 비판했다.

임블리쏘리 운영자는 "앞으로 임블리 제품을 계속 구매할 분은 제보 대신 임블리 홈페이지 CS게시판을 이용해 달라"면서 "판매자의 이중성은 시시비비를 가릴 수 있지만 구매자의 이중성은 결국 부도덕하고 양심없는 기업 배불리기에 지나지 않는다. 경각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임블리쏘리 운영자의 이같은 글은 임블리 측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사실들의 제보를 대신 공개하며 임블리 측과의 소송을 위한 후원금을 모금하는 상황에서 일부 소비자들의 이중적인 행동에 허탈감을 표한 것으로 추측된다.

앞서 임블리 측이 블리마켓으로 하루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가운데, 임블리쏘리 계정에서는 백화점 폐점 재고와 그동안 논란으로 반품된 상품을 판매한 것이라는 의혹을 소비자들의 제보를 바탕으로 제기했다.

임블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 측은 지난달 26일과 27일 이틀간 홍대 블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 '블리마켓' 오프라인 행사에 총 33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특히 26일에만 임블리, 블리블리의 오프라인 행사 중 역대 하루 최고 매출액인 1억 2000만 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임블리 측은 "블리마켓은 그 동안 임블리, 블리블리 브랜드를 믿고 응원해준 고객들을 위해 감사의 뜻으로 마련된 오프라인 행사"라며 "행사는 전날부터 지방에서 찾아온 고객들이 있는 등 행사 당일 새벽부터 고객들이 매장 앞에 몰려와 장사진을 이뤘으며, 이밖에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등 외국인 고객들도 방문해 임블리, 블리블리 브랜드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임블리쏘리 측은 "백화점에서 임블리 브랜드를 그만두게 되면서 재고정리"라며 "재고 혹은 반품 상품일지도 모를 제품들이 고객들 품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앞서 논란이 됐던 "명품 카피 제품, 물빠짐이나 길이가 다른 제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며 "교환,반품이 불가한 제품들"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블리마켓을 찾아 구매한 일부 고객들은 "구매한 제품의 생산날짜가 지난 2018년 3월이었다. 1년 반도 지난 상품을 쓰려니 찝찝하다", "사은품으로 받은 크림의 유통기한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더라", "유통기한이 남았으면 아무 문제없다고 하겠지만 지난해는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전하기 전 물류창고에 보관하던 제품들 아닌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임블리 측은 한경닷컴에 "제조연월일 관련 항의 목소리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제품별 판매 등급은 A/B/C/D 등급 등 유통기한에 따른 등급별 판매를 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판매한 제품은 고객들이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제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블리블리의 기초, 색조 화장품은 단 4종(밤팩트/에어쿠션 30개월, 아이라이너/마스카라 24개월)을 제외한 전 제품이 36개월의 유통기한을 가지고 있다"면서 "단 6개월 미만의 유통기한 제품은 판매 불가 원칙을 세워놓았다"고 덧붙였다.

임블리의 안티계정인 임블리쏘리는 회사측의 신고로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삭제조치 됐다가 재판부가 임블리쏘리 측의 손을 들어주며 살아났다.

지난 7월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반정우)는 화장품·의류 브랜드 임블리를 보유한 부건에프엔씨가 인스타그램 안티계정 임블리쏘리 운영자를 상대로 제기한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각하했다. 법원은 또 회사 측이 "임직원에 대한 글을 올리기 위해 SNS 계정을 개설하거나, 글을 올리거나, 개인 간 메세지를 주고 받는 행위를 금지해달라"고 신청한 것을 기각했다.

임블리 안티 계정인 임블리쏘리 계정을 운영해온 운영자는 이같은 법원 판결을 전하면서 "정의는 살아있다. 기쁜 소식을 전하게 돼서 저도 기쁘다"면서 "소비자들의 억울한 일이 많은데도 말도 안되는 기업의 사후처리가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목소리를 내는 소비자들이 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블리 논란의 시작은 지난 4월 임블리 측이 자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댓글을 일방적으로 삭제하며 불거졌다. 불성실한 CS응대가 알려지면서 그간 묻혀있던 불만이 폭주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상에는 임블리 쇼핑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기 시작했다.

급기야 임블리 전 직원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임블리가 폭염에도 에어컨도 제대로 안나오는 물류창고에 제품들을 방치했다"고 폭로했고 이에 임블리 측은 "2018년 10월부터 물류센터 4층으로 화장품의 전체 재고를 이동시켜 보관했다"며 "화장품 변질 우려의 경우, 보관을 장시간 할 수 없을 정도로 제품 출고가 빨랐으며 쾌적한 보관을 위해 에어컨 설치 등의 불류 보관 방법을 통해 적합하게 보관했다"고 설명했다.

임블리 임 전 상무는 인진쑥에센스에 대해서도 "물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과장광고를 했다가 물의를 빚었으며 이 밖에도 여러 논란이 이어지자 임 전 상무의 남편인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는 5월 기자회견을 자청해 "임지현 상무는 상무직에서 사퇴하고 7월부터 인플루언서로만 활동한다. 식품 부문 사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