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올초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을 자리에서 끌어내리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미국 CNBC와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지난 2월 파월 의장을 Fed 의장직에서 해임하고 Fed 이사직만 유지하도록 하는 방안에 대한 법률 검토 작업을 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백악관이 내린 결론이 무엇인지, 법률 검토가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백악관은 해임 검토설에 관해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을 여전히 직위 강등시키기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자 “그(파월 의장)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보도는 몇 개월 전에 일어난 일을 다뤘고, 아직 그 일(파월 의장 강등)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는 (국제 무역 등에서) ‘평평한 운동장’을 원하는데, 아직까진 그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 19일까지 열리는 FOMC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필요를 역설한 기준금리 인하를 하는지 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한 파월 의장을 꾸준히 비판해왔다.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중국 등과의 무역 경쟁에서 미국이 불리해졌다고 주장했다. ‘의장 해임설’은 처음이 아니다. 블룸버그통신도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격분해 파월 의장을 해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법에 따르면 미 행정부 등이 Fed 의장을 해임하기 위해선 법을 어기거나 기본적인 의무 소홀 등 구체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 파월 의장은 지난 3월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해임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내 4년간 임기는 법률에 명확히 규정돼 있고, 나는 그 임기를 온전히 지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