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교육부가 조사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직업에 유튜버가 5위를 차지했다. 장래희망 10권 안에 유튜버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NS에서 수백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경제적 가치 역시 인기 스타 못지않다. 인기 유튜버와 인플루언서의 팬덤은 아이돌에 버금간다. 이들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입덕'을 부르는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단희TV'는 부동산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를 수 없는 유튜브 채널이다. 특히 '단희TV'를 운영하는 단희쌤은 50대 유튜버임에도 불구하고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편집으로 젊은 시청자까지 사로잡고 있다. 단희쌤의 본래 직업은 부동산 상담 전문가다. 단희TV의 메인 콘텐츠도 부동산이다. 여기에 유튜브를 운영하는 노련한 팁까지 전수하면서 더욱 가파르게 구독자수를 확장하고 있다. 단희쌤은 "저의 타깃층은 은퇴를 앞둔 40대고, 저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들의 안정적인 부의 창출"이라면서 "부동산은 목돈이 들어가는데, 그럿도 힘든 분들을 위해 유튜브 강의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희쌤이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건 2014년 8월 16일. 하지만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특화 콘텐츠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이전에 진행한 강의 촬영 영상 몇 개를 올리는 것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일주일에 5편씩 동영상이 게재되고 있다. 단희쌤은 "제가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한 건 이제 7~8개월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열심히 해보자 마음먹고 5개월 만에 10만 구독자를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단희쌤은 유튜브 콘텐츠 제작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PPL이나 기업 콜라보 영상은 만들고 있지 않다. 책 소개 역시 본인이 직접 읽고 추천하는 방식이다. 그럼에도 "광고 수입으로만 월 800만 원 정도 번다"고 고백했다. 단희쌤은 어떻게 단기간에 구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단희쌤/사진=조상현 기자
단희쌤/사진=조상현 기자
▲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지는 5년이 됐더라고요. 어떤 계기로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까요?

처음엔 이런 게 있다고 해서 가입만 했어요. 그러다가 작년에 제 지인이 추천을 해주더라고요.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과를 냈다고요. 저는 유튜브 외에도 밴드, 블로그 등 다양한 플랫폼을 운영해왔거든요. 어느정도 효과가 날까 기대를 안했는데, 100배, 1000배 이상으로 되돌아온 것 같아요.

▲ 효과라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걸까요?

저는 부동산 전문가, 1인지식기업 전문가에요. 저에게 중요한 건 고객 모객이에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들을 만나게 됐죠. 유튜브를 통해 저를 알게된 분들은 팬이 되어서 오기 때문에 호감도도 훨씬 높아요. 아직 제대로 진행하는 곳은 없지만 투자사를 비롯해 출판사, 광고, MCN 회사의 파트너십 제안 등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도 오죠.

▲ 유튜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5개월 만에 10만 명을 돌파했고, 지금은 16만 명의 구독자가 있어요. 현재 유튜브를 통한 수입은 어느정도 일까요?

광고로만 월 800만 원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PPL을 하거나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든다면 더 크게 늘어나겠죠. 보수적으로 말해도 최소 5배 이상 될 거라고 봐요. 파워블로거들의 수입에 대해서 말이 많았는데, 유튜브는 더 강력한 것 같아요. 유튜브는 혁명이에요. 이미 시간당 점유율도 다른 포털과 비교하기 힘들고요.

▲ 빠른 시간 안에 구독자수를 사로잡은 비법은 뭘까요?

저 같은 경우엔 오랫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사전 조사가 돼 있었어요. 타깃이 명확했고, 사람들이 어떤 고민과 걱정이 있는지,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하는지 알고 있었죠. 다만 네이버와 구글, 유튜브의 검색 알고리즘이 달라서 같이 비교하면서 콘텐츠를 제작했어요. 일반적인 정보는 밋밋해요. 영상을 만들 땐 고객들이 어떤 두려움이 있을까를 생각했어요. 그들의 걱정, 고민을 해결하는 콘텐츠를 만든 덕분에 사랑받은 거 같아요. 미국에선 이미 'HOW TO' 콘텐츠가 대세로 잡고 있어요. 우리 말로 '-하는 방법'이 될텐데요. 우리나라도 앞으로 단순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싶어요.

▲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절대 직접 장사하지 않아요. 상품을 판다는 목적이 있더라도 정보만 제공하는거죠. 유익함에 초점을 맞춰요. 제가 올린 콘텐츠를 보고, 구독자들이 질문을 하고, 저의 고객으로 찾아오는 구조를 만드는 거죠. 제가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때만 해도 부동산 채널은 많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굉장히 경쟁이 치열해졌죠. 저도 가끔은 두려워요. 하지만 저의 타깃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정보를 중점적으로 만들면서 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면, 그를 통해 또 다른 수익구조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직접 출연도 하고, 진행도 하는데요. 카메라 앞에 서는 팁도 있을까요?

외모와 화법이 아주 중요하더라고요. 마케팅은 인식의 싸움이라고 하잖아요. 영상을 보면서 사람들이 크리에이터를 인식해야하는데, 평범하기만 하다면 기억에 남지 않겠죠. 요즘은 미모의 전문직 유튜버들이 많은데 다소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빼어난 외모가 있다면 그건 굉장히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어요. 저도 카메라 앞에 서기 전엔 최대한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으려 해요. 머리스타일도 단정하게 하고, BB크림도 바르죠.
단희쌤/사진=조상현 기자
단희쌤/사진=조상현 기자
▲ 크리에이터 이전에 한 분야의 전문가에요. 부동산이란 영역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올해로 53살인데, 41살에 오피스텔 투자를 잘못해서 쫄딱 망했어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 뿐 아니라 형님 돈까지 전재산을 날렸죠. 다행히 직장을 다닐 때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 놓은 게 있어서 서울대입구역에 있던 부동산에 취업할 수 있었어요. 그때 하루에 4시간씩 자면서 다시 공부했어요. 학원도 다니고요. 그렇게 보낸 3년으로 강의, 상담 등의 능력이 쌓이게 됐고요. 제가 망해본 경험이 있고, 제 나이가 40대라서 그 또래의 라이프 스타일, 상황, 심리까지 알 수 있잖아요. 그래서 40대를 겨냥한 재테크 강의를 하게됐죠. 유튜브를 통해 오는 여러 제안을 덥썩 물 수 없는 게, 제가 이런 경험이 있어서 그래요.(웃음) 신중하게 해야죠.

▲ 여러 일을 하면서 유튜브 작업까지 하는 게 버겁진 않나요?

저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자체 콘텐츠를 올려요. 소재는 관찰을 통해 정하죠. 저의 고객들이 어떤 것들에 관심을 갖는지, 어떤 고민이 있는지 자연스럽게 파악을 하는 거죠. 처음엔 촬영과 편집에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지금은 도와주는 친구가 있어요. 저는 기획과 촬영에만 집중하면 되죠.

▲ 시간을 쪼개가면서 유튜브 강의를 시작한 이유가 있을까요?

4차산업 시대라고 하잖아요. 인간과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가 경쟁을 하죠. 제가 1인지식기업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에요. 궁극적인 목표는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으로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얻는 거에요. 하지만 부동산 투자를 위한 목돈도 없는 분들이 많죠. 이런 분들이 지속적으로 대체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이 유튜브 콘텐츠 제작이죠. 내 돈을 들이지 않고, 은퇴 없이, 죽는 그날까지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강점이에요.

▲ 활발하게 활동하는 50대 유튜버라는 점에서 새롭게 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것 같아요.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람 100명 중 90명이 1년 내에 관둔다고 하더라고요. 수익에 도달하지 못하고 한계점에 달했기 때문이에요.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을 해야해요. 잘하는 걸 하다가 몇 년 후에 슬럼프가 오면 무너져 버려요. 수익이 덜 되더라도 좋아하는 걸 해야 지치지 않죠. '뭘 할까'를 고민하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생각하셨으면 해요. 그리고 명확한 타깃 설정을 해야하죠. 가령 단순히 '여성 피부관리법'을 올리는 게 '폐경기 여성을 위한 화장품' 이런 식으로 대상을 좁히는 거죠. 그리고 그런 동영상을 꾸준히 올리면 관련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구독자가 되는 거에요. 장기적으로 보고 아이템을 결정하세요.
단희쌤/사진=단희TV 캡처
단희쌤/사진=단희TV 캡처
덧. '단희TV'는...
부동산 전문가이자 크리에이터인 단희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부동산 재테크와 투자 노하우 뿐 아니라 유튜브 운영 팁을 전하는 1인지식기업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50대 중년 유튜버로 구독자 10만명 이상에게 수여되는 유튜브 실버 버튼을 받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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