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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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연 1.75%)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0.75%포인트로 다시 벌어졌다.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야 금리 인상에 나섰던 한은이 내년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까.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여건에 비춰 한은이 내년에 금리를 동결하거나 하반기에 한 차례 인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Fed는 1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미 기준금리는 기존 2.00~2.25%에서 2.25%~2.50%로 올랐다. 올해 들어 3월과 6월, 9월에 이은 네 번째 인상이다.

한은이 지난달 금통위에서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해 0.50%포인트로 줄었던 한미금리차 역전폭이 되돌아왔다. 그러나 국내외 경기 하방 위험 등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 기조가 연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기 여건에 비춰 한은이 내년 상반기 중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국면"이라며 "정부의 정책 효과에 따라 하반기께에나 금리 인상 시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1월 금통위에서는 금융 불균형 누증 우려 해소가 금리 인상 사유로 작용했으나 국내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한층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주요 경제연구기관은 잇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려잡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지난 10월 당시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제시한 2.6~2.7%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한국은행이 내년에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경기 둔화 경계감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고, 특히 올해 성장률 방어에 기여한 민간소비와 수출 역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며 "한은이 내년에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로 전환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 경기의 정점은 지난해 2분기 내외로 추정되고, 추가적인 경기 악화 전망을 감안할 때 내년에는 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도 금리와 관련해서는 속도조절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거시경제 안정, 금융안정이라는 한은의 두 가지 멘데이트(책무)가 서로 상충해 올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기가 무척 어려웠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한 측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같이 살펴보면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지난 18일 출입기자단 송년간담회에서 말했다.

한편, 내년 금통위 첫 회의는 1월 24일 열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