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 공화당 소속으로 출마한 영 김 씨(한국명 김영옥·56)가 그 주인공이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으로 출마한 그는 51.3%의 득표율로 길 시스네로스 민주당 후보(48.7%)를 2.6%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김 후보는 1998년 김창준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에 이어 두 번째로 연방 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김 당선자는 여성으로는 처음 연방 의사당에 입성하는 한인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친한파’ 의원으로 알려진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공화당)이 내년 초 정계를 은퇴하기로 하면서 그의 지역구를 넘겨받아 출마했다. 김 당선자는 로이스 의원의 보좌관 등으로 활동하며 측근으로 20여 년 동안 일했다. 13선의 거물 정치인인 로이스 의원의 든든한 지지를 받은 김 당선자의 연방 의회 입성 가능성은 이미 높게 예상돼왔다. 2014년에는 캘리포니아주 65선거구에서 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2년 동안 활동하기도 했다.

1962년 인천에서 출생한 김 당선자는 1975년 가족과 함께 괌으로 이민 간 동포 1.5세다. 고등학교 졸업 후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해 서던캘리포니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은행이 첫 직장이었고 스포츠 의류업체에서도 일했다. 남편 찰스 김 씨(한국명 김철주·63)는 한인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비영리 선거 컨설팅 협회인 ‘아이캔’의 회장을 맡고 있다.

뉴저지주 3선거구에 출마한 앤디 김 민주당 후보(36)의 선거 결과 발표는 며칠 미뤄질 전망이다. 김 후보는 3선에 도전하는 톰 맥아서 후보(공화당)와 맞붙어 99%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불과 2315표 뒤졌다. 김 후보는 13만4093표(48.9%), 맥아서 후보는 13만6408표(49.8%)를 획득했다.

하지만 선거구 내 571개 투표소 중 6곳의 개표가 미뤄지고 있는 데다 부재자 투표 중 무효표를 놓고 논란이 일면서 개표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개표가 미뤄진 6곳은 김 후보가 태어나 자란 벌링턴카운티(민주당 우세) 지역에 있는 투표소다. 이날 개표 과정은 몇 차례나 선두가 뒤바뀌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투표 결과는 사나흘 뒤에나 확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서른여섯 살의 젊은 한인 1.5세다. 뉴저지주 토박이로 시카고대 정치학부를 나왔다. 영국 로즈 장학생으로 뽑혀 옥스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이라크·IS(이슬람국가) 담당 보좌관을 지낸 외교안보 전문가다.

펜실베이니아주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한 공화당 펄 김 후보(한국명 김희은·39)는 민주당 메리 스캔런 후보에게 패했다.

뉴저지=김현석 특파원/설지연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