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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지연 문화스포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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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들은 오늘의 행복을 미루지 않는다'…암 걸린 수의사의 깨달음

    암을 진단받은 개가 진료실에 들어온다.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지, 치료가 효과가 있을지 알 수 없다. 보호자는 눈물을 흘리지만 정작 개는 눈앞에 놓인 간식에 신이 난다. 맛있게 먹고 꼬리를 흔든다. 아직 오지 않은 죽음 때문에 오늘의 기쁨을 미뤄두지 않는다.<아픈 동물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가>를 쓴 르네 알사라프는 이런 장면을 수없이 지켜본 수의 종양내과 전문의다. 1994년 수의대를 졸업한 뒤 뉴욕 애니멀 메디컬 센터에서 수련하는 등 오랫동안 암에 걸린 동물을 치료해왔다. 죽음에 가까워진 동물과 그 곁에서 슬퍼하는 보호자를 상대하는 것은 그의 일상이었다.그러던 어느 날 의사와 환자의 자리가 뒤바뀐다. 51세에 자신이 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평생 암을 다뤄왔으니 누구보다 침착할 법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저자는 암이라는 단어조차 두려워 ‘C’라고 부른다. 항암치료와 탈모를 걱정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환자로 바라볼까 불안해한다. 암에 관한 지식은 많았지만 암 환자로 살아가는 법은 알지 못했다. 그때 그의 곁을 지킨 것이 자신이 치료해온 동물들이었다.책의 원제는 <Sit, Stay, Heal>. ‘앉아’, ‘기다려’처럼 인간이 개에게 가르치는 명령어를 뒤집어, 실은 인간이 개에게 배울 것이 있다는 뜻을 담았다. 책에는 저자의 반려견 뉴턴을 비롯해 수많은 네 발 달린 환자가 등장한다. 열네 번째 가족여행을 앞둔 골든리트리버 코스모, 도움이 필요한 아이의 정서지원견 데이지, 은퇴할 준비가 되지 않은 경찰견 프래니 등이다. 이들의 사연은 질병에 관한 사례집이라기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짧은 우화에 가깝다.가장 선명한 가르침은 ‘현

    2026.08.13 14:48
  • "자유민주주의는 포퓰리즘이 아니라 자해로 죽어가고 있다"

    1989년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26세의 청년이 25만 명의 군중 앞에 섰다. 그는 소련군 철수와 자유선거를 요구하며 공산주의 체제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 연설의 주인공은 빅토르 오르반. 단숨에 그는 민주화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그로부터 25년 뒤, 헝가리 총리가 된 오르반은 '비자유주의 국가'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던 청년은 어떻게 자유주의를 거부하는 지도자가 됐을까.2024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대런 아세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의 신작 <자유민주주의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는 바로 그 25년을 해부한다. 원서와 한국어판이 지난 11일 동시 출간된 신작이다.아세모글루는 한 정치인의 변절사를 넘어 지난 반세기 자유민주주의가 걸어온 궤적을 되짚는다. 1991년 소련이 무너질 때만 해도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는 돌이킬 수 없는 흐름처럼 보였다. 하지만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세계 곳곳에서 포퓰리즘과 권위주의가 힘을 얻고 시민들은 민주주의 제도를 불신한다. 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아세모글루의 대답은 도발적이다. 자유민주주의를 궁지로 몰아넣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같은 포퓰리스트나 소셜 미디어만이 아니다. 자유주의가 먼저 실패했다. 반자유주의의 부상은 그 실패가 낳은 결과라는 것이다.그가 돌아보는 출발점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다. 당시 서구 자유민주주의는 꽤 오랫동안 약속을 지켰다. 경제가 성장하면 기업뿐 아니라 노동자의 임금도 올랐고 교육·의료 같은 공공서비스가 확대됐다. 아세모글루가 '산업적 협약'이라 부르는 구조다. 대량생산에는 많은 노동자가 필요했고 노조는 이

    2026.08.13 14:46
  • 하루 30분, 책 읽는 습관 만든다…‘한경 언더라인’ 독서클럽 출범

    하루 30분씩 3개월간 꾸준히 책을 읽으며 자신만의 독서 루틴을 만드는 독서클럽이 문을 연다. 한국경제신문은 경제·경영부터 인문·예술까지 엄선한 책과 다양한 독서 경험을 제공하는 ‘한경 언더라인 독서클럽’을 선보인다.한경 언더라인은 단순히 책을 받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독서 습관을 만들고 저자와의 만남, 문화 행사 등으로 경험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이다. 회원은 3개월 동안 신간부터 스테디셀러까지 전체 도서 목록 가운데 4권을 골라 받아볼 수 있다. 도서는 선택한 달에 집으로 배송된다.꾸준한 독서를 돕는 ‘웰컴 굿즈’도 제공한다. 가입하면 30분을 기록할 수 있는 모래시계와 독서노트, 엽서 세트 등을 최초 1회 무료로 배송한다. 오프라인에서 저자를 직접 만날 기회도 마련한다. 수시로 열리는 저자 북토크에 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선착순 무료 초대한다.문화생활을 위한 혜택도 더했다. 한경아르떼 전시와 한경아르떼필 오케스트라 연주회 등 한경의 문화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티켓 증정 등의 이벤트를 진행한다. 경제·경영·인문·예술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독서와 지식, 문화 경험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한경 언더라인 독서클럽은 3개월 단위로 운영되며 구독료는 4만5000원이다. 1기 모집 기간은 8월 3일부터 31일까지다. 구독 신청은 ‘한경 언더라인’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오늘의 30분이 내일의 당신을 만든다’는 취지로, 책 읽기를 일상의 꾸준한 습관으로 만들고 싶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2026.08.13 11:13
  • 조계종 총무원장 3파전…진우·정념·경우 스님 '출사표'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수장을 뽑는 제38대 총무원장 선거가 11일 막을 올렸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연임에 도전하고, 전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과 전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이 도전장을 내면서 일단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후보 등록 접수를 시작했다. 경우·정념·진우스님 측 대리인이 모두 접수 개시 전에 도착해 추첨 결과 경우스님이 기호 1번, 정념스님이 2번, 진우스님이 3번을 받았다.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비공개 출마 선언식을 열어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진우스님은 “종단의 안정이라는 굳건한 토대 위에서 한국 불교가 더 큰 도약을 향해 진일보해야 할 때”라며 “한국 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개선과 비구니 스님 권익 향상, 승려 복지 확대, 중앙 권한의 교구 이양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후보 등록 직후 중앙종회의원 81명 가운데 53명이 진우스님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진우스님은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받았다. 용흥사·백양사 주지와 총무원 총무부장·기획실장, 교육원장 등을 거쳐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이번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에 이어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두 번째로 연임 총무원장이 된다. 진우스님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총무원장 직무는 총무부장 정문스님이 대행한다.이에 맞서는 정념스님은 희찬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사미계를 받았다. 사미계는 행자 과정을 마친 예비 스님이 4년간의 전문 수행 과정과 구족계(정식 스님

    2026.08.11 18:14
  •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전 막올라…경우·정념·진우스님 3파전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수장을 뽑는 제38대 총무원장 선거가 11일 막을 올렸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연임에 도전하고, 월정사 전 주지 정념스님과 선운사 전 주지 경우스님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일단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후보 등록을 시작했다. 경우·정념·진우스님 측 대리인이 모두 접수 개시 전에 도착해 추첨한 결과 경우스님이 기호 1번, 정념스님이 2번, 진우스님이 3번을 받았다. 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비공개 출마 선언식을 열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진우스님은 “종단의 안정이라는 굳건한 토대 위에서 한국 불교가 더 큰 도약을 향해 진일보해야 할 때”라며 “한국 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개선과 비구니 스님 권익 향상, 승려 복지 확대, 중앙 권한의 교구 이양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후보 등록 직후 중앙종회의원 81명 가운데 53명이 진우스님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진우스님은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받았다. 용흥사·백양사 주지와 총무원 총무부장·기획실장, 교육원장 등을 거쳐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이번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에 이어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두 번째 연임 총무원장이 된다. 진우스님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총무원장 직무는 총무부장 정문스님이 대행한다.이에 맞서는 정념스님은 희찬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사미계를 받았다. 상원사 주지를 거쳐 2004년부터 22년간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주지를 맡았으며

    2026.08.11 16:31
  • 인스타·'오디세이' 열풍에 詩 속으로 빠져드는 지구촌 MZ세대

    짧은 영상과 이미지에 익숙한 젊은 세대가 뜻밖에도 '시'의 새로운 독자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에선 SNS를 통해 독자를 모은 시인들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한국에선 10·20대가 시집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어렵고 학구적인 문학으로 여겨졌던 시가 사랑과 상실, 불안과 위로를 짧고 강렬하게 전달하는 콘텐츠로 다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런 흐름의 한가운데에는 2700년 전 호메로스도 있다. 11일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올해 시 부문 매출은 사상 처음 1500만파운드(약 287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 들어 7월까지 매출만 800만파운드(약 153억원)를 돌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 증가했다. 여기에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 흥행이 한몫했다. 영미권에서는 고대 그리스 신화를 다룬 <오디세이아>가 서사시(epic poem)로 시 부문에 포함된다. 영화 개봉 앞뒤 4주간 영국에서 <오디세이아> 종이책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1400% 급증했고, 미국에서도 올해 들어 76% 늘었다. 오디세이아와 짝을 이루는 <일리아스>까지 포함하면 올해 영국 시 부문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그런데 정작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놀런 효과'를 걷어내고 난 뒤의 숫자다. 호메로스의 두 서사시를 제외해도 영국 시 부문 매출은 올해 지난해보다 7.2% 늘었다. 게다가 2023~2025년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시 부문 매출이 가장 많았던 3년이기도 하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낸 반짝 특수가 아니라 그 이전부터 시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고 있었다는 얘기다. 영미권 출판시장은 이를 '시의 귀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SNS가

    2026.08.11 13:27
  • 교보문고도 일요일 당일배송…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가능

    교보문고가 일요일 책 당일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쿠팡의 책 로켓배송 등으로 ‘오늘 주문해 오늘 받는’ 배송이 일상화하면서 온라인 서점들도 주말 배송을 강화하는 등 속도 경쟁에 나서고 있다.교보문고는 지난달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요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해 일주일 내내 이용할 수 있는 ‘바로배송’ 체계를 갖췄다고 10일 밝혔다. 일요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책을 받아볼 수 있다. 평일은 낮 12시, 토·일요일은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이 가능하다.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 새벽배송을 이용할 수 있다.일요일 배송 수요는 학습서에 집중됐다. 교보문고가 지난달 19일과 26일 당일배송 온라인 주문금액을 분석한 결과 중·고등참고서가 1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초등학습서 등을 포함한 학습서 비중은 30.1%에 달했다. 주말에 갑자기 교재나 참고서가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 수요가 작지 않다는 의미다.온라인 서점의 ‘주 7일 배송’ 경쟁은 예스24가 먼저 시작했다. 예스24는 신학기를 앞둔 지난 3월 기존 월~토요일 운영하던 ‘총알배송’을 일요일까지 확대했다. 당일 도착뿐 아니라 다음 날 오전 7시 전 도착하는 ‘아침배송’, 다음 날 받는 ‘하루배송’도 일요일까지 확대해 주 7일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서점업계가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쿠팡의 로켓배송을 통해 빠르면 주문 당일 상품을 받는 소비 경험이 보편화하면다. 쿠팡은 2020년 전후 주요 도서를 직접 매입해 휴일에 주문해도 이튿날 받아보는 ‘주 7일 도서 로켓배송’ 체제를 본격화했다.교보문고는 바로

    2026.08.10 18:10
  • 2006·2007년생 청년에 문화예술패스 추가 발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10일부터 청년문화예술패스를 추가 발급한다. 대상은 19∼20세인 2006·2007년생으로, 수도권 거주자는 15만원, 비수도권 거주자는 20만원을 받는다.지원금은 12월 31일까지 공연·전시·영화 예매와 도서 구매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추가 발급분부터는 기존 공연·전시·영화 관람비뿐 아니라 도서 구입비도 지원한다. 신청은 11월 30일까지 청년문화예술패스 공식 누리집에서 선착순으로 받으며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상반기 패스를 발급받고 7월 말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아 지원금이 전액 회수된 청년은 추가 발급 대상에서 제외된다.설지연 기자

    2026.08.10 18:08
  • 공모가 밑도는 주가에…밀리의서재 대표, 석달만에 또 자사주 취득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 KT밀리의서재를 이끄는 정재욱 대표가 취임 석 달 만에 두 번째 자사 주식 매입에 나섰다. 실적 성장에도 주가가 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상황에서 직접 회사 주식을 사들이며 책임경영과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10일 KT밀리의서재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7일 회사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취득 단가는 주당 1만360원으로, 매입 금액은 약 5180만원이다. 지난 5월 취임 직후 1만주를 약 1억850만원에 사들인 데 이은 두 번째 매수다. 정 대표가 보유한 밀리의서재 주식은 총 1만5000주로 늘었다.취임 직후부터 잇따라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주주들에게 회사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이번 추가 매수는 정 대표가 주주와 고객에게 책임경영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1972년생인 정 대표는 ‘KT맨’이다. KT에서 CEO지원담당 비서팀장과 CEO지원담당 1팀장을 맡았고, 부산경남고객본부장을 거쳐 부산경남광역본부장을 지냈다. 올해 밀리의서재에 합류한 뒤 지난 5월 22일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정 대표가 이끌게 된 밀리의서재는 국내 전자책 구독 시장을 개척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2016년 설립돼 2017년 월정액 무제한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선보였고, 2021년 KT 계열 지니뮤직에 인수됐다. 2023년 9월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전자책을 비롯해 오디오북 등으로 콘텐츠 영역을 넓혀왔으며 최근에는 웹소설·웹툰과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실적은 성장세다. 지난해 매출은 882억원, 영업이익은 144억원

    2026.08.10 14:46
  • 예스24 이어 교보문고도 "일요일 주문한 책 당일배송"

    교보문고가 일요일 책 당일배송 서비스에 뛰어들었다. 쿠팡의 책 로켓배송 등으로 ‘오늘 주문해 오늘 받는’ 배송이 일상화하면서 온라인 서점들도 주말 배송을 강화하는 등 속도 경쟁에 나서고 있다.교보문고는 지난달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요일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작해 일주일 내내 이용할 수 있는 ‘바로배송’ 체계를 갖췄다고 10일 밝혔다. 일요일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책을 받아볼 수 있다. 평일은 낮 12시, 토·일요일은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배송이 가능하다.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 새벽배송도 이용할 수 있다.일요일 배송 수요는 학습서에 집중됐다. 교보문고가 지난달 19일과 26일 당일배송 온라인 주문금액을 분석한 결과 중·고등참고서가 19.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초등학습서 등을 포함한 학습서 비중은 30.1%에 달했다. 주말에 갑자기 교재나 참고서가 필요한 학생과 학부모 수요가 적지 않다는 의미다.온라인 서점의 ‘주 7일 배송’ 경쟁은 앞서 예스24가 먼저 시작했다. 예스24는 신학기를 앞둔 지난 3월 기존 월~토요일 운영하던 ‘총알배송’을 일요일까지 확대했다. 당일 도착뿐 아니라 다음 날 오전 7시 전 도착하는 ‘아침배송’, 다음 날 받는 ‘하루배송’도 일요일까지 확대해 주 7일 배송 체계를 구축했다.서점업계가 배송 서비스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온라인 쇼핑 전반에서 빨라진 배송 속도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쿠팡의 로켓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 날 또는 당일 상품을 받는 소비 경험이 보편화하면서 책 역시 다른 상품처럼 빠르게 받으려는 수요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2026.08.10 10:25
  • [책마을] "좋은 광고는 제품보다 사람을 먼저 이해한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광고가 쏟아지지만 사람들의 입을 타고 퍼지는 광고는 손에 꼽힌다. 2017년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더 나은 슈퍼볼’ 캠페인은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파병 중인 군인들이 360도 영상 기술을 통해 경기장에 있던 가족과 실시간으로 재회하는 장면은 자동차 성능 대신 ‘가족과의 연결’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광고는 슈퍼볼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2018년 버거킹의 ‘1센트 와퍼’ 캠페인도 비슷하다. 소비자가 맥도날드 매장 앞까지 가면 자사 앱을 통해 와퍼를 1센트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벤트는 수백만 건의 앱 다운로드와 온라인 공유를 만들어냈다. 두 광고의 공통점은 제품을 설명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신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원제는 ‘셰어워시(Shareworthy)’. 직역하면 ‘기꺼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책은 성공한 광고와 실패한 광고를 가르는 기준이 창의적인 영상미나 거대한 제작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는 서사에 있다고 말한다.공동 저자인 그레그 브라운은 맥캔과 커먼웰스 맥캔에서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지내며 현대자동차와 스타벅스, 쉐보레 등 브랜드 캠페인을 이끌었다. 로빈 랜다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인·브랜딩 교육자이자 크리에이티브 전략 전문가다.책이 강조하는 핵심은 좋은 광고는 제품보다 사람을 먼저 이해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가 무엇을 파는지보다 왜 존재하는

    2026.08.07 17:53
  • [책마을] '4500년 전 이집트 빵'을 만들어 먹는 사람들

    45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어떤 빵을 먹었을까. 답을 알려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연구자들은 출토된 고대 토기에서 효모를 채취해 직접 빵을 구웠다. 고대 품종의 밀가루를 반죽하자 효모는 살아 움직였고, 갓 구운 빵에서는 은은한 흑설탕 향이 났다. 현대 효모가 섞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실험은 고대인의 식생활을 상상으로 복원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실제 재료와 기술로 당시의 생활상을 검증하려는 시도였다.번역 출간된 신간 <실험하는 고고학자>는 이처럼 몸으로 과거를 되살리는 사람들을 찾아간 현장 탐사기다. 원제는 ‘투탕카멘과 저녁을 먹는다면’. 잃어버린 문명의 모습뿐 아니라 소리와 냄새, 맛과 촉감까지 복원하려는 ‘실험고고학’의 세계를 안내한다.고고학은 흔히 땅을 파서 유물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학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유물은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에는 침묵한다. 돌칼은 실제로 얼마나 잘 들었을까. 원시적인 활로 어디까지 화살을 날릴 수 있었을까. 특정한 모양의 토기에서는 어떻게 빵을 구웠을까. 실험고고학자들은 당시의 재료와 제작법을 되도록 충실하게 재현한 뒤 직접 사용해보며 이런 질문에 답한다. 고대 이집트의 원뿔형 빵틀을 재현한 연구가 토기의 형태와 밀가루의 성질, 조리 순서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밝혀낸 것이 한 사례다.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면면은 별나다. 흑요석을 깨뜨려 칼날을 만들고, 석기만으로 자연사한 코끼리의 가죽과 살을 벗긴다. 중세의 제조법에 따라 화약과 대포를 복원하고, 고대 로마 여성의 복잡한 머리 모양을 되살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동굴에서

    2026.08.07 17:26
  • [책마을] 일론 머스크의 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답을 찾아주는 시대에도 학교는 여전히 정답을 외우고 시험을 잘 보는 법을 가르친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가짜 공부의 종말>은 이런 교육의 모순을 정면으로 지적하며,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부가 아니라 ‘배움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한다.공교육 교사 출신인 저자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는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시스템이 호기심보다 순응, 탐구보다 정답 맞히기를 보상한다고 진단한다. 책은 일론 머스크가 2014년 스페이스X 본사에 세운 실험학교 ‘애드 아스트라’에서 시작된 교육 실험을 소개한다.“당신은 화성에 인류 최초의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은 학생들은 교과서를 펴는 대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토론하고, 가상의 도시를 운영하거나 우주 식민지를 설계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협력하고 판단하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된다.저자는 이러한 ‘러닝 게임(Learning Game)’이 AI 시대에 필요한 배움의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사교육 경쟁이 치열한 한국 교육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설지연 기자

    2026.08.07 17:25
  • [책마을] 미술 걸작으로 보는 노년 생활의 지혜

    저속노화와 웰에이징이 화두인 시대다. 어떻게 늙지 않을 것인지, 어떻게 성공적으로 나이 들 것인지에 대한 조언은 넘쳐난다. <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는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어떻게 잘 늙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노년학을 연구해온 저자 주지현은 빈센트 반 고흐, 장 프랑수아 밀레, 프란시스코 고야, 클로드 모네, 프리다 칼로, 앙리 마티스 등 거장들의 작품과 삶을 통해 노화와 돌봄, 관계, 상실, 기억, 죽음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미술사를 해설하기보다 그림 속 인물과 화가의 삶을 매개로 누구나 맞닥뜨릴 생의 마지막 장면을 성찰하도록 이끈다.책은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노년’을 좇기보다 자신만의 노년을 미리 그려보라고 권한다. 잘 늙는다는 것은 남들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품위를 잃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다.노년을 준비하는 법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를 묻는 인문 에세이다. 명화를 통해 노년을 두려움의 시간이 아닌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설지연 기자

    2026.08.07 17:21
  • 명화로 만난 노년의 풍경…"어떻게 늙을까" 아닌 "어떻게 살까"

    '저속노화'와 '웰에이징'이 화두인 시대다. 어떻게 늙지 않을 것인지, 어떻게 성공적으로 나이 들 것인지에 대한 조언은 넘쳐난다. <미술관에서 노년을 만났습니다>는 한 걸음 물러나 다른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어떻게 잘 늙을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노년학을 연구해온 저자 주지현은 빈센트 반 고흐, 장 프랑수아 밀레, 프란시스코 고야, 클로드 모네, 프리다 칼로, 앙리 마티스 등 거장들의 작품과 삶을 통해 노화와 돌봄, 관계, 상실, 기억, 죽음을 차분히 들여다본다. 미술사를 해설하기보다 그림 속 인물과 화가의 삶을 매개로 누구나 맞닥뜨릴 생의 마지막 장면을 성찰하도록 이끈다.책은 사회가 제시하는 '이상적인 노년'을 좇기보다 자신만의 노년을 미리 그려보라고 권한다. 연금과 건강관리만큼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은지 스스로 묻는 일이라는 것이다. 잘 늙는다는 것은 남들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일이 아니라 삶의 방식과 품위를 잃지 않는 일이라고 말한다.저자는 노년이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시작된 오늘의 삶이라고 강조한다. 오늘의 선택과 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켜켜이 쌓여 훗날의 나를 만든다는 것이다. 노년을 준비하는 법보다 현재를 살아가는 태도를 묻는 인문 에세이다. 명화를 통해 노년을 두려움의 시간이 아닌 삶의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다시 바라보게 한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2026.08.06 16:15
  • "가짜 공부를 멈춰" 일론 머스크의 학교에는 교과서가 없다

    인공지능(AI)이 순식간에 답을 찾아주는 시대에도 학교는 여전히 정답을 외우고 시험을 잘 보는 법을 가르친다. 최근 국내에 번역 출간된 <가짜 공부의 종말>은 이런 교육의 모순을 정면으로 지적하며,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공부가 아니라 '배움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한다.공교육 교사 출신인 저자 아나 로레나 파브레가는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라는 시스템이 호기심보다 순응, 탐구보다 정답 맞히기를 보상한다고 진단한다. 책은 일론 머스크가 2014년 스페이스X 본사에 세운 실험학교 '애드 아스트라'에서 시작된 교육 실험을 소개한다. 이후 이 교육 철학이 교육 플랫폼 '신서시스'로 확장되는 과정도 함께 살펴본다."당신은 화성에 인류 최초의 도시를 건설해야 한다"는 과제를 받은 학생들은 교과서를 펴는 대신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지 토론하고, 가상의 도시를 운영하거나 우주 식민지를 설계하며 문제를 해결한다.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고 판단하는 과정 자체가 배움이 된다.저자는 이러한 '러닝 게임(Learning Game)'이 AI 시대에 필요한 배움의 모델이라고 주장한다. 프로젝트 기반 학습 등 기존 교육 혁신 담론과 맞닿아 있지만, 실제 교육 현장의 사례를 풍부하게 담아 설득력을 높인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이기는 법'이 아니라 '배우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사교육 경쟁이 치열한 한국 교육 현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2026.08.06 14:56
  • 1센트 와퍼와 현대차는 어떻게 사람들의 입을 열었나

    하루에도 수천 개의 광고가 쏟아지지만 사람들의 입을 타고 퍼지는 광고는 손에 꼽힌다. 2017년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더 나은 슈퍼볼(A Better Super Bowl)' 캠페인은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파병 중인 군인들이 360도 영상 기술을 통해 경기장에 있던 가족과 실시간으로 재회하는 장면은 자동차 성능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가족과의 연결'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고, 광고는 슈퍼볼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2018년 버거킹의 '1센트 와퍼(Whopper Detour)' 캠페인도 비슷하다. 버거킹은 소비자가 맥도날드 매장 앞까지 가면 자사 앱을 통해 와퍼를 1센트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쟁 업체의 매장을 마케팅 무대로 삼은 파격적인 발상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수백만 건의 앱 다운로드와 온라인 공유를 만들어냈다. 두 광고의 공통점은 제품을 설명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신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원제는 'Shareworthy'. 직역하면 '기꺼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책은 성공한 광고와 실패한 광고를 가르는 기준이 창의적인 영상미나 거대한 제작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는 서사에 있다고 말한다. 공동 저자인 그레그 브라운은 맥캔과 커먼웰스 맥캔에서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지내며 현대자동차와 스타벅스, 쉐보레, 도요타 등 세계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이끌었다. 또 다른 저자 로빈 랜다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인·브랜

    2026.08.06 14:54
  • 박물관이 지루했던 실험고고학자…'투탕카멘과의 식사' 도전기

    4500년 전 이집트인들은 어떤 빵을 먹었을까. 답을 알려주는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대신 연구자들은 출토된 고대 토기에서 효모를 채취해 직접 빵을 구웠다. 고대 품종의 밀가루를 반죽하자 효모는 살아 움직였고, 갓 구운 빵에서는 은은한 흑설탕 향이 났다. 현대 효모가 섞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 실험은 고대인의 식생활을 상상으로 복원하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실제 재료와 기술로 당시의 생활상을 검증하려는 시도였다.번역 출간된 신간 <실험하는 고고학자>는 이처럼 몸으로 과거를 되살리는 사람들을 찾아간 현장 탐사기다. 원제는 '투탕카멘과 저녁을 먹는다면'(Dinner with King Tut). 잃어버린 문명의 모습뿐 아니라 소리와 냄새, 맛과 촉감까지 복원하려는 ‘실험고고학’의 세계를 안내한다.고고학은 흔히 땅을 파서 유물을 찾아내고 그 의미를 해석하는 학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유물은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도 결정적인 질문에는 침묵한다. 돌칼은 실제로 얼마나 잘 들었을까. 원시적인 활로 어디까지 화살을 날릴 수 있었을까. 특정한 모양의 토기에서는 어떻게 빵을 구웠을까. 실험고고학자들은 당시의 재료와 제작법을 되도록 충실하게 재현한 뒤 직접 사용해보며 이런 질문에 답한다. 고대 이집트의 원뿔형 빵틀을 재현한 연구가 토기의 형태와 밀가루의 성질, 조리 순서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밝혀낸 것이 한 사례다.책에 등장하는 이들의 면면은 별나다. 흑요석을 깨뜨려 칼날을 만들고, 석기만으로 자연사한 코끼리의 가죽과 살을 벗긴다. 중세의 제조법에 따라 화약과 대포를 복원하고, 고대 로마 여성의 복잡한 머리 모양을 되살린다. 남아프리카공화

    2026.08.06 14:46
  • 3000년 고전이 다시 베스트셀러…영화가 깨운 '오디세이아'

    3000년 전 쓰인 고전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영화 ‘오디세이’가 5일 국내 개봉하면서 원작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가 다시 독자들을 부르고 있다. 출판계는 원전 재번역은 물론 어린이용 교양서, 그래픽노블, 해설서까지 다양한 형식의 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오디세이아 다시 읽기’ 열풍에 가세했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오디세이아 관련 신간이 13종 쏟아졌다. 제목에 ‘오디세이’가 들어간 책의 7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5.5% 급증했다. 일부 도서관에서는 대출 예약이 밀리는 현상까지 벌어졌다.‘오디세이아’가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단지 영화 때문만이 아니다. 이 작품은 서양 문학과 예술, 철학의 밑바탕이 된 이야기이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인간 보편의 서사를 처음 완성한 작품이다. 성경이 서구 문명과 정신사의 한 축이라면 ‘오디세이아’는 서구 문학과 예술사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오디세이아’를 이해하려면 먼저 짝을 이루는 작품인 ‘일리아스’를 함께 떠올릴 필요가 있다. 두 작품 모두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전해지며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시선은 다르다. ‘일리아스’가 전쟁과 영웅의 명예, 분노를 노래한 이야기라면 ‘오디세이아’는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영웅이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전쟁의 승리보다 전쟁 이후의 삶, 귀향과 가족, 인간의 회복이 중심 주제다.주인공 오디세우스 역시 흔한 영웅과는 다르다. 그는 아킬레우스처럼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인물이 아니다. 트로이 목마 계략을 고안한 전략가이자

    2026.08.05 17:30
  • 3000년 고전이 다시 베스트셀러…영화가 깨운 '오디세이아'

    3000년 전 쓰인 고전이 다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신작 영화 '오디세이'가 5일 국내 개봉하면서 원작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오디세이아'가 다시 독자들을 부르고 있다. 출판계는 원전 재번역은 물론 어린이용 교양서, 그래픽노블, 해설서까지 다양한 형식의 책을 잇달아 내놓으며 '오디세이아 다시 읽기' 열풍에 가세했다.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오디세이아 관련 신간이 13종 쏟아졌다. 제목에 '오디세이'가 들어간 책의 7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5.5% 급증했고, 일부 도서관에서는 대출 예약이 밀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영화 한 편이 3000년 된 고전을 다시 서점가의 주인공으로 만든 셈이다.'오디세이아'가 지금도 읽히는 이유는 영화 때문만이 아니다. 이 작품은 서양 문학과 예술, 철학의 밑바탕이 된 이야기이자 '집으로 돌아간다'는 인간 보편의 서사를 처음 완성한 작품이다. 성경이 서구 정신사의 한 축이라면 '오디세이아'는 서구 문학사의 또 다른 축으로 꼽힌다.'오디세이아'를 이해하려면 먼저 짝을 이루는 작품인 '일리아스'를 함께 떠올릴 필요가 있다. 두 작품 모두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작품으로 전해지며 트로이 전쟁을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시선은 다르다. '일리아스'가 전쟁과 영웅의 명예, 분노를 노래한 이야기라면 '오디세이아'는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영웅이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전쟁의 승리보다 전쟁 이후의 삶, 귀향과 가족, 인간의 회복이 중심 주제다.주인공 오디세우스 역시 흔히 생각하는 영웅과는 다르다. 그는 아킬레우스처럼 압도적

    2026.08.05 11:38
  • 그래미의 복수? 사라진 BTS 영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그래미 어워즈 출품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BTS의 대표 공연 영상이 삭제됐다. 이를 두고 그래미 측의 ‘보복성 조치’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2일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BTS가 2021년 선보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2022년 ‘버터(Butter)’ 공연 영상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두 무대는 BTS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대표 퍼포먼스로 꼽힌다.이번 논란은 BTS가 지난달 29일 멤버 7인 공동 명의로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불거졌다. BTS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레코딩 아카데미의 새 규정을 비판했다.발단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다. K팝, J팝, C팝 등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 이상의 아시아권 언어가 포함된 곡만 후보 자격을 얻는다. BTS의 새 정규앨범 ‘아리랑’ 주요 수록곡이 영어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일각에서는 사실상 BTS를 겨냥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레코딩 아카데미는 차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그래미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미국 주류 아티스트와 특정 장르 중심의 수상 관행으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BTS도 과거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영상 삭제를 두고도 말이 나온다. 팬들은 보이콧 발표 직후 BTS의 대표 무대만 사라진 점을 들어 “비판에 대한 보복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엑스(X) 등 SNS에서는 “사

    2026.08.02 17:02
  • AI 의혹 하나에 날아간 28억 출판 계약

    영미권 출판계에서 인공지능(AI) 사용 의혹만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출판 계약이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AI를 썼다는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출판사와 에이전시는 “원고의 생성 과정을 입증할 수 없다”며 계약을 철회했다. 작가는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흑인 작가에 대한 편견이 작용했다”고 반발하면서, 생성형 AI 시대 출판계의 딜레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 작가 제리 팔라데의 범죄소설 <Call Me, I’ll Hide the Body>는 최근 미국과 영국 출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데뷔작 가운데 하나였다.미국 맥밀런 산하 출판사 미노타우르는 14개 출판사가 참여한 경쟁 입찰에서 200만달러(약 28억원)가 넘는 계약금을 제시하며 출판권을 확보했다. 2028년 출간도 예정돼 있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들도 출간 전부터 판권 확보에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하지만 출간을 앞두고 계약이 전격 철회됐다. 계약을 중개한 에이전시는 지난달 31일 출판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원고가 처음 구상 단계부터 완성본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더 확인할 수 없었다”며 원고를 회수한다고 밝혔다.에이전시는 심사 과정에서 AI 사용 여부를 여러 차례 확인했고, 처음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작가의 설명을 믿었다고 했다.에이전시는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해 AI 탐지 프로그램조차 돌리지 않았지만, 이후 면담 과정에서 작가의 설명이 이전과 달라졌고 더 이상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정작 원고의 완성도에는 이견이 없었다. 에이전시 측은 “모두가 사랑에 빠질 만큼 뛰어난

    2026.08.02 17:02
  • "원고 집필 과정 입증 못해"…AI 의혹에 '28억 출판 계약' 무산

    영미권 출판계에서 인공지능(AI) 사용 의혹만으로 수백만 달러 규모의 출판 계약이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AI를 썼다는 결정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지만, 출판사와 에이전시는 "원고의 생성 과정을 입증할 수 없다"며 계약을 철회했다. 작가는 결백을 주장하는 한편 "흑인 작가에 대한 편견이 작용했다"고 반발하면서, 생성형 AI 시대 출판계의 딜레마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2일 월스트리트저널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출신 미국 작가 제리 팔라데의 범죄소설 <Call Me, I'll Hide the Body>는 최근 미국과 영국 출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데뷔작 가운데 하나였다. 미국 맥밀런 산하 출판사 미노타우르는 14개 출판사가 참여한 경쟁 입찰에서 200만달러(약 28억원)가 넘는 계약금을 제시하며 출판권을 확보했다. 2028년 출간도 예정돼 있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들도 출간 전부터 판권 확보에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출간을 앞두고 계약이 전격 철회됐다. 계약을 중개한 에이전시는 지난달 31일 출판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원고가 처음 구상 단계부터 완성본에 이르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 더 확인할 수 없었다"며 원고를 회수한다고 밝혔다.에이전시는 심사 과정에서 AI 사용 여부를 여러 차례 확인했고, 처음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작가의 설명을 믿었다고 했다. 에이전시는 원고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해 AI 탐지 프로그램조차 돌리지 않았지만, 이후 면담 과정에서 작가의 설명이 이전과 달라졌고 더 이상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작 원고의 완성도에는 이견이 없었다. 에이전시 측은 "모두가 사랑에 빠질 만큼

    2026.08.02 14:59
  • 그래미의 'BTS 보복 논란'…보이콧 후 무대 영상 슬그머니 삭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그래미 어워즈 출품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BTS의 대표 공연 영상이 삭제됐다. 이를 두고 그래미 측의 '보복성 조치'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2일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BTS가 2021년 선보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2022년 '버터(Butter)' 공연 영상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두 무대는 BTS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대표 퍼포먼스로 꼽힌다. 다만 해당 영상은 BTS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는 여전히 시청할 수 있다.이번 논란은 BTS가 지난달 29일 멤버 7인 공동 명의로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불거졌다. BTS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레코딩 아카데미의 새 규정을 비판했다.발단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다. K팝, J팝, C팝 등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 이상의 아시아권 언어가 포함된 곡만 후보 자격을 얻는다. BTS의 새 정규앨범 '아리랑' 주요 수록곡이 영어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일각에서는 사실상 BTS를 겨냥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레코딩 아카데미는 아시아 팝 음악의 성장을 반영하기 위한 취지일 뿐 차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그래미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미국 주류 아티스트와 특정 장르 중심의 수상 관행으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BTS도 과거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영상 삭제를 두고도 말이 나온다. 팬들은 보이콧 발표 직후 BTS의 대표 무대만 사라

    2026.08.02 11:13
  • [책마을] 퇴로 없는 '美·이란 전쟁'…47년 전 악연부터 다시 봐야

    미국과 이란은 왜 이렇게까지 서로를 증오하게 됐을까. 호르무즈해협을 오가는 유조선이 공격받고, 중동에서 공습과 보복 공격이 이어지며, 국제 유가가 요동치는 일이 반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번번이 결렬되는 핵 협상과 군사적 긴장이 뉴스에서 되풀이되지만, 정작 양국 관계가 왜 돌이킬 수 없는 적대로 굳어졌는지 그 배경까지 아는 이는 많지 않다.오늘의 위기를 이해하려면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1979년 테헤란이다. 신간 <1979년 이란혁명, 그리고 미국의 오판>은 그 출발점으로 독자를 데려간다.이 책의 원서 제목은 <King of Kings(킹 오브 킹스)>. 고대 페르시아 제국 이래 이어져 온 최고 군주의 칭호이자, 당시 국왕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샤가 사용한 ‘샤한샤(왕중왕)’를 뜻한다. 제목부터 상징적이다. 누구도 흔들 수 없을 것 같았던 절대 권력이 불과 14개월 만에 무너지는 과정을 통해 현대 중동 질서가 어떻게 뒤집혔는지를 추적한다.1977년의 이란은 혁명이 일어날 나라가 아니었다. 미국의 가장 중요한 중동 동맹국이었고, 석유를 바탕으로 세계 5위의 군사력을 갖췄다. 지미 카터 당시 미국 대통령은 새해를 앞두고 테헤란에서 이란을 “안정의 섬”이라고 치켜세웠다. 미 중앙정보국(CIA) 역시 샤의 통치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그러나 이 모든 예측은 처참하게 빗나갔다. 1979년 1월 샤는 망명길에 올랐고, 프랑스 교외에 머물던 성직자 루홀라 호메이니는 혁명의 지도자로 귀국해 이슬람공화국을 세웠다. 이어진 미국 대사관 인질 사태는 양국 관계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적대로 굳혀 놓았다.이 책은 혁명을 ‘필연’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혁명은 예정돼

    2026.07.31 18:39
  • 작가 산호 '만화계 오스카' 아이스너상 韓 최초 수상

    ‘만화계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아이스너상에서 한국인 작가 산호가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31일 문학동네는 만화가 산호의 장편 그래픽노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사진)이 올해 미국 아이스너상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아이스너상은 1988년 제정됐으며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미국 하비상과 함께 세계 3대 만화상으로 꼽힌다.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은 북미에서 영어로 출간된 아시아 만화 번역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한다.아이스너상 주관사인 미국 코믹콘 인터내셔널은 지난 2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38회 윌 아이스너 코믹산업상 시상식에서 수상작을 발표했다.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은 2017년(싱가포르)을 제외하면 역대 수상작이 모두 일본 만화였다.<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은 죽은 자를 위한 케이크를 만드는 ‘연옥당’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그래픽노블이다. 망자를 기리는 사람들의 사연을 통해 죽음과 애도의 의미를 풀어냈다.설지연 기자

    2026.07.31 18:26
  • [책마을] 대제국은 왜 더 빨리 쓰러질까…부·권력 집중이 치명적 약점

    국가의 평균 수명은 326년이다. 그런데 영토 100만㎢가 넘는 ‘메가 제국’은 평균 155년밖에 버티지 못했다. 거대한 나라일수록 오래 살아남으리라는 상식과 반대다. 몸집을 키운 거인일수록 쓰러질 때는 더 크게 휘청였다. 신간 <골리앗의 저주>는 이 역설에서 출발한다.영국 케임브리지대 실존적위험연구센터의 연구원인 저자 루크 켐프는 우리가 ‘문명’이라 불러온 것을 ‘골리앗’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부른다. 소수가 폭력과 위협을 이용해 자원과 노동을 장악하는 지배적 위계구조다. 국가와 제국의 찬란한 유산 뒤에는 노예제와 전쟁, 착취와 불평등이 있었다. 저자는 궁전과 무덤, 지배층의 기록을 중심으로 쓰인 역사가 인류의 1%만을 비춰왔다고 지적하며, 붕괴를 경험한 나머지 99%의 삶으로 시선을 돌린다.책은 수렵채집 공동체부터 고대 이집트와 중국, 로마, 카호키아와 현대 소말리아까지 수천 년을 종횡무진한다. 300개가 넘는 국가의 수명을 정리한 데이터와 대규모 역사·고고학 자료를 토대로 골리앗이 성장하고 무너지는 공통된 경로를 추적한다. 약탈하기 쉬운 잉여 자원이 생기고 무기와 정보가 독점되며, 사람들이 지배를 피해 떠나기 어려워질 때 권력은 집중된다.관료제와 군대가 비대해지고 부가 상층에 쏠릴수록 국가는 강해 보이지만 내부의 회복력은 오히려 약해진다. 전쟁과 가뭄, 전염병은 단독 요인이라기보다 이미 취약해진 체제를 무너뜨리는 마지막 충격에 가깝다. 저자가 붕괴의 ‘핵심 변수’로 지목하는 것은 불평등이다.가장 도발적인 주장은 국가의 몰락이 언제나 민중의 파국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로마의 멸망’을 애도하는

    2026.07.31 17:30
  • [책마을] 출산 장려하는 사회의 불편한 사각지대

    저출생을 개인의 선택이나 가치관의 문제로 설명하는 데 익숙한 사회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 나왔다.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가 아니라 ‘누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가.’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신간 <저출생 우생학 사회>는 한국의 초저출생을 ‘구조적 우생학’이라는 개념으로 읽어낸다. 국가는 출산을 장려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경제력과 안정된 일자리, 돌봄 자원을 갖춘 일부만 부모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며 ‘정상’ 부모를 선별해왔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책은 지난 20여 년간 7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고도 합계출산율이 1.0을 넘지 못한 이유를 찾는다. 고졸 여성의 출산율 급감,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는 현실, 신혼부부 중심의 지원 정책 등 다양한 통계와 인터뷰를 엮어 출산이 ‘권리’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특권이 된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미혼모, 성소수자, 한부모 등 ‘정상가족’의 기준 밖에 놓인 이들의 목소리는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저출생의 얼굴을 드러낸다.다소 도발적인 개념인 만큼 국가의 저출생 정책을 우생학에 빗대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강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처방을 늘어놓기보다, 누가 배제되고 있는지를 묻는 데 있다.설지연 기자

    2026.07.31 17:30
  • 산호 '연옥당'으로 '만화계의 오스카상' 수상… 한국인 첫 아이스너상

    '만화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미국 아이스너상에서 한국인 작가 산호가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31일 문학동네는 만화가 산호의 장편 그래픽노블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이 올해 미국 아이스너상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아이스너상 주관사인 미국 코믹콘 인터내셔널은 지난 2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제38회 윌 아이스너 코믹산업상 시상식에서 수상작을 발표했다. '최우수 아시아 만화 미국판'은 북미에서 영어로 출간된 아시아 만화 번역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2017년을 제외하면 역대 수상작이 모두 일본 만화였다. 한국 작품은 김동화의 <황토빛 이야기>, 김금숙의 <풀>, 연상호·최규석의 <지옥> 등이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례식 케이크 전문점 연옥당>은 죽은 자를 위한 케이크를 만드는 '연옥당'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그래픽노블이다. 망자를 기리는 사람들의 사연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그려내며 죽음과 애도의 의미를 따뜻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1권 출간 후 올해 전 3권으로 완결됐으며,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일본 등 9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영어판은 미국 다크호스 코믹스에서 출간됐다.1988년 제정된 아이스너상은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축제, 미국 하비상과 함께 세계 3대 만화상으로 꼽힌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2026.07.31 15:16
  • "문제는 경제야"…저출생 묻는 도발적 시각, 신간 '저출생 우생학 사회'

    저출생을 개인의 선택이나 가치관의 문제로 설명하는 데 익숙한 사회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 나왔다. '왜 아이를 낳지 않는가'가 아니라 '누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가.'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의 신간 <저출생 우생학 사회>는 한국의 초저출생을 '구조적 우생학'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읽어낸다. 국가는 출산을 장려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경제력과 안정된 일자리, 돌봄 자원을 갖춘 일부만 부모가 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며 '정상' 부모를 선별해왔다는 것이 저자의 문제의식이다.책은 지난 20여 년간 7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고도 합계출산율이 1.0을 넘지 못한 이유를 정책의 양이 아닌 방향에서 찾는다. 고졸 여성의 출산율 급감, 경제적 이유로 출산을 포기하는 현실, 신혼부부 중심의 지원 정책 등 다양한 통계와 인터뷰를 엮어 출산이 '권리'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특권이 된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미혼모, 성소수자, 한부모 등 '정상가족'의 기준 밖에 놓인 이들의 목소리는 숫자로는 드러나지 않는 저출생의 얼굴을 드러낸다.'구조적 우생학'이라는 개념은 다소 도발적이다. 국가의 저출생 정책을 우생학에 빗대는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의 강점은 출산율 제고를 위한 처방을 늘어놓기보다, 누가 배제되고 있는지를 묻는 데 있다. 저출생을 인구 문제가 아니라 노동, 성평등, 가족제도, 복지의 문제로 연결하며, '아이를 낳으라'는 구호보다 먼저 어떤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2026.07.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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