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 투어 무대.  AFP연합뉴스
1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아리랑’ 투어 무대. AFP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내년 그래미 어워즈 출품을 거부하겠다고 밝힌 뒤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 BTS의 대표 공연 영상이 삭제됐다. 이를 두고 그래미 측의 ‘보복성 조치’라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2일 그래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BTS가 2021년 선보인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2022년 ‘버터(Butter)’ 공연 영상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두 무대는 BTS가 그래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대표 퍼포먼스로 꼽힌다.

이번 논란은 BTS가 지난달 29일 멤버 7인 공동 명의로 제69회 그래미 어워즈에 작품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 불거졌다. BTS는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구분되기보다 음악 그 자체로 들리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며 사실상 레코딩 아카데미의 새 규정을 비판했다.

발단은 레코딩 아카데미가 올해 신설한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 부문이다. K팝, J팝, C팝 등을 대상으로 하며 하나 이상의 아시아권 언어가 포함된 곡만 후보 자격을 얻는다. BTS의 새 정규앨범 ‘아리랑’ 주요 수록곡이 영어 중심으로 구성된 만큼 일각에서는 사실상 BTS를 겨냥한 규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레코딩 아카데미는 차별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래미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지만, 그동안 미국 주류 아티스트와 특정 장르 중심의 수상 관행으로 ‘화이트 그래미’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BTS도 과거 여러 차례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영상 삭제를 두고도 말이 나온다. 팬들은 보이콧 발표 직후 BTS의 대표 무대만 사라진 점을 들어 “비판에 대한 보복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엑스(X) 등 SNS에서는 “사이트에서는 지울 수 있어도 역사에서는 지울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해외 아티스트들도 BTS의 결정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