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좋은 광고는 제품보다 사람을 먼저 이해한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광고가 쏟아지지만 사람들의 입을 타고 퍼지는 광고는 손에 꼽힌다. 2017년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더 나은 슈퍼볼’ 캠페인은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파병 중인 군인들이 360도 영상 기술을 통해 경기장에 있던 가족과 실시간으로 재회하는 장면은 자동차 성능 대신 ‘가족과의 연결’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 광고는 슈퍼볼 최고의 화제작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2018년 버거킹의 ‘1센트 와퍼’ 캠페인도 비슷하다. 소비자가 맥도날드 매장 앞까지 가면 자사 앱을 통해 와퍼를 1센트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이벤트는 수백만 건의 앱 다운로드와 온라인 공유를 만들어냈다. 두 광고의 공통점은 제품을 설명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신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원제는 ‘셰어워시(Shareworthy)’. 직역하면 ‘기꺼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책은 성공한 광고와 실패한 광고를 가르는 기준이 창의적인 영상미나 거대한 제작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는 서사에 있다고 말한다.

공동 저자인 그레그 브라운은 맥캔과 커먼웰스 맥캔에서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지내며 현대자동차와 스타벅스, 쉐보레 등 브랜드 캠페인을 이끌었다. 로빈 랜다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인·브랜딩 교육자이자 크리에이티브 전략 전문가다.

책이 강조하는 핵심은 좋은 광고는 제품보다 사람을 먼저 이해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이제 브랜드가 무엇을 파는지보다 왜 존재하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 저자들은 브랜드 목적, 진정성, 공감, 놀라움, 다양성과 포용성을 오늘날 브랜드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로 제시한다.

뉴욕타임스는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캠페인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브랜드 가치와 연결했고, 하인즈는 온라인 게임 속 ‘안전지대’를 활용해 게이머들이 마음 편히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었다. 저자들은 아이디어가 어떤 소비자 통찰에서 출발했고 사회적 공감을 어떻게 이끌어냈는지까지 들여다본다.

또 스토리텔링을 감각이나 재능의 영역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 심리학과 행동과학, 신경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왜 놀라움과 공감이 있는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지를 분석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