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스님
진우 스님
한국 불교 최대 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의 수장을 뽑는 제38대 총무원장 선거가 11일 막을 올렸다. 현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연임에 도전하고, 전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과 전 선운사 주지 경우스님이 도전장을 내면서 일단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후보 등록 접수를 시작했다. 경우·정념·진우스님 측 대리인이 모두 접수 개시 전에 도착해 추첨 결과 경우스님이 기호 1번, 정념스님이 2번, 진우스님이 3번을 받았다.

진우스님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비공개 출마 선언식을 열어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진우스님은 “종단의 안정이라는 굳건한 토대 위에서 한국 불교가 더 큰 도약을 향해 진일보해야 할 때”라며 “한국 불교의 새로운 백년을 열겠다”고 밝혔다. 선거제도 개선과 비구니 스님 권익 향상, 승려 복지 확대, 중앙 권한의 교구 이양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후보 등록 직후 중앙종회의원 81명 가운데 53명이 진우스님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진우스님은 백운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78년 사미계를 받았다. 용흥사·백양사 주지와 총무원 총무부장·기획실장, 교육원장 등을 거쳐 2022년 제37대 총무원장에 취임했다. 이번 선거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제33·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자승스님에 이어 1994년 종단 개혁 이후 두 번째로 연임 총무원장이 된다. 진우스님이 후보로 등록하면서 총무원장 직무는 총무부장 정문스님이 대행한다.

정념 스님
정념 스님
이에 맞서는 정념스님은 희찬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0년 사미계를 받았다. 사미계는 행자 과정을 마친 예비 스님이 4년간의 전문 수행 과정과 구족계(정식 스님)에 앞서 받는 10가지 기본 계율을 말한다. 상원사 주지를 거쳐 2004년부터 22년간 제4교구 본사 월정사 주지를 맡았으며 제11~13대 중앙종회의원을 지냈다. 정념스님은 최근 “수행으로 신뢰를 세우고, 대중과 함께 결정하는 종단을 만들겠다”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우스님은 지성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1985년 사미계를 받았다. 청연사·장경사 주지와 총무원 사서실장, 제15·16대 중앙종회의원을 거쳐 2015년 제24교구 본사 선운사 주지에 임명됐다. 최근까지 중앙종회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 대표를 맡았다. 경우스님은 “한국 불교 대도약의 시대를 열어가는 큰 걸음을 내디디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경우 스님
경우 스님
정념스님과 경우스님 측이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 향후 선거 구도가 2파전으로 재편될지 관심을 끈다. 그대로 복수 후보가 선거를 치르면 2017년 제35대 총무원장 선거 이후 9년 만의 경선이다. 2018년 제36대 선거에서는 후보 4명 중 3명이 투표를 앞두고 사퇴해 원행스님이 당선됐고, 2022년 제37대 선거에서는 진우스님이 단독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됐다.

선거는 다음달 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접선거 방식으로 치러진다.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하는 240명 등 총 321명의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한다. 임기는 4년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