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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센트 와퍼와 현대차는 어떻게 사람들의 입을 열었나
로빈 랜다·그레그 브라운 지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
2018년 버거킹의 '1센트 와퍼(Whopper Detour)' 캠페인도 비슷하다. 버거킹은 소비자가 맥도날드 매장 앞까지 가면 자사 앱을 통해 와퍼를 1센트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경쟁 업체의 매장을 마케팅 무대로 삼은 파격적인 발상은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수백만 건의 앱 다운로드와 온라인 공유를 만들어냈다. 두 광고의 공통점은 제품을 설명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는 욕구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신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원제는 'Shareworthy'. 직역하면 '기꺼이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뜻이다. 책은 성공한 광고와 실패한 광고를 가르는 기준이 창의적인 영상미나 거대한 제작비가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처럼 받아들이는 서사에 있다고 말한다.
공동 저자인 그레그 브라운은 맥캔과 커먼웰스 맥캔에서 글로벌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지내며 현대자동차와 스타벅스, 쉐보레, 도요타 등 세계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이끌었다. 또 다른 저자 로빈 랜다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인·브랜딩 교육자이자 크리에이티브 전략 전문가다. 광고 현장의 경험과 학문적 연구를 함께 녹여낸 이 책은 브랜드가 어떻게 사람들의 신뢰를 얻고 사회와 연결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도 풍부하다. 뉴욕타임스는 '진실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The Truth Is More Important Than Ever)'는 캠페인으로 언론의 존재 이유를 브랜드 가치와 연결했고, 하인즈는 온라인 게임 속 '안전지대'를 활용해 게이머들이 마음 편히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순간을 만들었다. 저자들은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어떤 소비자 통찰에서 출발했는지, 광고주를 어떻게 설득했는지, 사회적 공감을 어떻게 이끌어냈는지까지 제작 과정을 함께 들여다본다.
또 하나의 강점은 스토리텔링을 감각이나 재능의 영역으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리학과 행동과학, 신경과학 연구를 바탕으로 사람들은 왜 놀라움과 공감이 있는 이야기를 오래 기억하는지, 왜 특정 광고를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지를 분석한다. 감정과 기억, 호기심과 참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과학적 근거와 실제 캠페인 사례를 오가며 설명하기 때문에 추상적인 이론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브랜딩을 고민하는 기업은 물론 콘텐츠 기획자와 크리에이터, 스타트업 창업자, 디자이너, 개인 브랜딩을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좋은 이야기는 광고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