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호황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 탓에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등 명문 경영대학원(MBA) 지원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미국 경영대학원 입학위원회(GMAC)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MBA 과정 지원자가 14만860명으로, 작년에 비해 7% 줄었다고 보도했다. 전체 지원자가 4년 연속으로 감소한 가운데 명문대 MBA 지원자도 크게 줄었다. 하버드대 MBA 지원자는 전년 대비 4.5% 줄어 2005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스탠퍼드대 MBA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도 지원자가 각각 4.6%, 6.7% 감소했다.

경기 호황이 MBA 지원자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구인난을 겪는 기업이 늘면서 MBA 학위 없이도 직장에서 연봉을 높이거나 이직하기가 수월해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명문대 MBA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 출신 지원자는 올해 전년 대비 11%나 감소했다. 외국인 MBA 졸업생들이 월가 금융기업과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에 취직하고도 비자를 받지 못해 귀국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해외 MBA 지원자는 전체 지원자의 40% 안팎을 차지했었다. 권수진 미시간대 MBA 입학책임자는 “MBA 효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