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우카 댐이 붕괴되면서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드니프로강 주변 주민들의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해당 지역을 점령하고 있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의 대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댐을 폭파시켰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반면 러시아 측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드니프로강 전선 돌파를 위해 러시아 방어선을 휩쓸려는 목적으로 댐에 포격을 가해 붕괴시켰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서로 상대방 범인으로 지목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서방의 엔지니어링, 군사 전문가들은 댐의 붕괴는 댐 안쪽의 폭발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부로부터의 공격이나 구조적 붕괴의 가능성도 있지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다. 1956년 지어진 이 댐은 원자폭탄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국영 수력 발전 회사인 우크르하이드로에네르고의 이호르 시로타 대표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수력발전소는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났고 발전소가 부서졌다"고 덧붙였다.우크라이나는 즉각 러시아를 비판하고 나섰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이 강을 건너 진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댐을 폭파시켰다는 주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며 “러시아군이 댐에 지뢰(폭약)을 설치해 댐을 폭파시켰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에선 러시아군이 잔인하게 전쟁을 수행하면서 표적이 됐던 마을과 농장을 파괴해 전쟁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한다는 의혹을 제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자유선거 34주년 기념일에 맞춰 약 50만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1989년 공산주의 정권이 종식된 후 최대 규모 정치 집회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개최된 집회에 수 십만명이 참가해 정부에 항의하고 공정한 선거를 요구했다. 바르샤바시는 집회 참가 인원을 약 50만명으로 추산했다.집회에선 안제이 두다 대통령과 여당인 법과정의당이 내놓은 '러시아 영향 공직자 퇴출' 법안 등 비민주적인 정책에 대한 항의가 주를 이뤘다. 러시아 영향 공직자 퇴출 법은 야당 당수인 투스크 전 총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고 있다. 이 법안은 2007년 이후 러시아가 끼친 영향력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위원회를 만들고,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행동한 사실이 확인된 공직자에 대해 최대 10년간 공직 참여를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에서 법률안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수정안을 내겠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의 반발은 지속되고 있다. 여당은 2017년부터 대법원 산하에 판사징계위원회를 설치해 판사 징계에 관여해 왔고, 2018년에는 하원이 법관을 인선하는 위원회 위원을 지명하는 제도까지 시행했다. 사법부 관여 정책은 EU로부터 "법치주의를 훼손한다"는 지적과 함께 효력정지 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폴란드가 EU의 방침을 따르지 않자 EU집행위원회가 폴란드 지원금 동결하는 등 마찰이 지속되고 있다. 야당 지도자인 도날트 투스크 전 총리는 "민주주의는 '침묵 속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오늘 침묵은 끝났고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목소리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결선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대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재선으로 2003년 첫 집권 이후 2033년까지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의 종신집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에르도안 대통령의 포퓰리즘 경제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달러화당 터키 리라화 환율은 20리라까지 치솟았다. 터키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더욱 복잡해졌다. 친러 행보를 보여온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으로 러시아는 안도하게 됐다.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이단아로 행동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서방은 튀르키예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결선 투표서 철옹성 재확인28일(현지시간) 치러진 결선 투표 결과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투표함 약 99%가 개표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52%를, 경쟁자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8%를 얻었다. 최종 집계 결과는 다음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에르도안 대통령은 2017년 개헌을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 헌법으로는 대통령 연임이 한 번만 가능해 에르도안의 임기는 2019년 끝나야 했다. 하지만 새 헌법에 따라 치러지는 ‘첫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기존 임기를 집계하지 않도록 했다.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 5년 임기를 보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2029년까지 집권이 가능하게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편법으로 총리와 대통령을 번갈아 맡은 사례를 따른 것이란 평가가 나온
이현일의 원자재 딥포커스전략자산 된 천연가스,"가스파이프 대신 배로 실어 나른다"전쟁 후 미국 반사이익, 한국은 LNG 값 청구서 쓰나미 미국이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의 패권까지 장악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석탄·석유 발전은 급격히 줄이는 반면, 과도기 연료로 천연가스를 선호해 수요가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천연가스 대국 러시아가 전쟁으로 타격을 입자 미국 기업들이 생산과 수출을 늘리고 멕시코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석유의 부산물쯤으로 여겼던 천연가스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액화천연가스(LNG)는 전쟁, 통화 정책은 물론 경제 건전성과 연관된 전략자산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과 일본에 이어 글로벌 천연가스 수입량 3위 국가인 한국은 2021년과 비슷한 4639만t의 LNG를 수입하면서 전년도 254억5278만달러의 약 두 배인 500억2219만달러를 지출했다. 작년 무역수지 적자 477억달러 가운데 절반 이상이 LNG 값 상승분인 셈이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적자도 250억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LNG 수입 단가가 낮아지고는 있지만 향후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가스프롬의 몰락 즐기는 미국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1년 이상 지속되면서 LNG 시장에서 미국이 호주, 카타르와 함께 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2018년부부터 에너지 수출국이 된 미국은 전쟁 전에도 LNG 수출을 빠르게 늘려왔다. 미 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작년 1월 이미 미국은 전체 LNG 수출량의 37%를 유럽으로 보내고 있었고, 2022년 첫 11개월 동안 유럽으로의 수출량을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37% 이상 늘렸다. 노르웨이와 러시
미국에서 노동조합이 기업 재산을 보호하려는 조치 없이 파업해 손실이 발생한 경우, 기업이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할 수 있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이 나왔다.지금까지는 노조의 쟁의 행위는 1935년 제정된 전국노동관계법(NLRA)의 광범위한 보호를 받아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는데 이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노란봉투법’이란 이름으로 불법파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기업의 입증 책임을 강화하는 사실상의 ‘파업조장법’ 입법을 추진해 논란이 벌어진 한국과 대조적이란 지적이 나온다.미 연방대법원은 1일(현지시간) 레미콘 업체 글레이셔노스웨스트가 노조인 ‘국제 트럭 운전자 연대’에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연방대법원은 이 소송을 각하한 워싱턴주 대법원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고, 소송을 받아들이라는 취지로 되돌려보냈다. 연방대법관 여덟 명이 의견을 같이했고, 한 명만 반대했다.글레이셔노스웨스트 소속 레미콘 운전사들은 2017년 단체협약 협상이 결렬되자 콘크리트로 가득 찬 트럭을 두고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파업에 불참한 직원과 관리자를 동원해 긴급히 차량에 실린 콘크리트를 제거했다. 그러나 대량의 콘크리트를 못 쓰게 됐을 뿐만 아니라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10만달러(약 1억31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노조가 의도적으로 손실을 입혔다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워싱턴주 대법원은 콘크리트 손실은 파업에 따른 부수적 피해에 불과해 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NLRA가 보호하는 쟁의행위 관련 분쟁은 연방노동관계위원회
미군 인공지능(AI) 드론이 지상의 인간 조종자를 ‘임무 수행 방해물’로 판단한 끝에 폭격해 살해하는 가상훈련 결과가 나왔다. AI 개발을 주도한 정보기술(IT)업계 스스로가 AI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군사 장비에 AI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영국 왕립항공학회(RAeS)가 지난달 23~24일 런던에서 개최한 ‘미래 공중전투 및 우주역량 회의’에서 미 공군 관계자는 AI 드론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최근 실험 결과를 언급했다.발표에 따르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으로 시행된 이번 시험에서 AI에 부여된 임무는 ‘적 방공체계 무력화’였다. 미 공군은 AI 드론에 적의 지대공미사일(SAM) 위치를 식별해 파괴하라는 임무를 내리면서, 공격 실행 여부는 인간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훈련 과정에서 SAM을 파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자 AI는 인간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제약이 ‘더 중요한 임무’를 방해한다고 판단, 지상에 있는 조종자를 공격했다.발표를 맡은 미 공군 AI시험·운영 책임자 터커 해밀턴 대령은 “AI시스템이 오퍼레이터의 ‘폭격 금지’ 지시로 임무 수행을 못 하자 인간 때문에 방해를 받는다고 판단해 조종자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 공군이 ‘조종자를 죽이지 말라. 그렇게 하면 오히려 점수를 잃을 것’이라고 AI 시스템을 계속 훈련시키자 AI는 조종자가 드론과 교신하는 데 사용하는 통신탑을 폭격하는 예상치 못한 전략을 택하기도 했다. 이 시험은 가상으로 진행된 것이어서 실제로 사람이 다치거나 죽은 것은 아니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업계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AI가 그럴듯한 거짓말을 늘어놓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이 거짓말을 AI가 만드는 '환각'이라고 표현하며 향후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최근 두 개의 AI챗봇에 같은 질문을 던진 뒤 각자의 대답을 토대로 두 AI가 토론하도록 해 결론을 도출하는 '마음의 사회' 기법이 사실에 근접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로 다른 챗봇을 사용해 동일한 질문에 여러 답변을 생성한 다음 한 쪽이 이길 때까지 서로 토론하게 하는 방법이다. 지난해 말 등장한 오픈AI의 챗GPT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과 구글의 바드 등 생성형 AI가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AI가 습관적으로 거짓말을 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면서 관련 업계와 학계에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엔 한 남성이 콜롬비아의 항공사 상대 손해배상소송을 맡은 변호사가 챗GPT에 도움을 받아 의견서를 제출했다 망신당하고 제재를 받게 됐다. 챗GPT는 존재하지 않는 판례를 지어내 예시로 들었고, 변호사는 그대로 제출했다. 상대방 변호인이 의견서를 검토하는 데 어디에서도 그런 판례를 찾을 수 없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AI모델이 정답을 찾는 과정에서 각각의 추론 단계에 대해 보상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을 동원해 AI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AI챗봇이 불확실한 순간에 사실을 지어내려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AI트레이너를
미국의 고용시장이 예상과 달리 반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 중앙은행(Fed)이 6월에 다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미국 내 구인 건수가 1010만 건으로 전 달 대비 35만8000건 늘어났다는 내용 등을 담은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발표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이 조사한 경제학자들은 지난 4월 구인 건수를 937만5000건 정도로 예상했다.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일자리가 줄어들었으나, 4월에 다시 늘어났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발표된 3월 데이터 역시 전에 보고된 959만 건에서 975만 건으로 상향 조정했다. 고용시장 지표 반등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는 시장 관측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Fed가 오는 6월 금리인상을 멈춰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인상을 멈출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구글, 아마존, MS와 잇따라 계약최근 회계부정 논란 일축미국의 기업용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C3 AI의 주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AI열풍이 불면서 지난달 제기된 회계부정 의혹과 공매도 등 악재를 이겨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AI 챗GPT를 선보여 호평받자 구글도 자사의 생성형AI ‘바드’를 서둘러 공개하는 등 시장이 달아오르면서 AI관련 기업 주가는 일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고금리 긴축에도 AI는 무풍지대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C3 AI 주가는 전일보다 33.4% 상승한 43.85달러에 마감했다. 회계부정 의혹으로 이달초 17.24달러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어느새 지난 4월 기록한 연중 최고점을 넘어 급등하고 있다. 뉴욕 월가의 금융사 애널리스트의 33%가 이 회사 주식을 내다팔라고 권유했고, 매수 의견은 16%에 불과했지만 AI에 대한 기대감이 전문가의 분석을 넘어섰다. AI 대장주인 엔비디아 주가가 이날 장중 416달러까지 치솟아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는 등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등한 여파다. 2020년 12월 공모가 42달러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C3 AI는 코로나19 사태 후 풍부해진 유동성에 힘입어 주 당 161달러까지 치솟았으나 꾸준히 하락, 작년말엔 10달러 수준까지 내렸다.
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중심 국제질서에 맞서 지역·경제 통합을 재추진하기로 했다.30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남미 11개국이 참여한 남미정상회의가 열렸다. 남미의 주요 12개국 가운데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만 불참했다. 인권 탄압 문제 등으로 따돌림받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참석하며 외교무대에 복귀했다.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보건, 기후변화, 국방, 범죄 퇴치, 인프라 및 에너지 등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개회사에서 “어떤 나라도 당면한 위협에 홀로 맞설 수 없다”며 “함께 행동해야만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을 재건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미판 유럽연합’으로 불리는 우나수르는 2008년 룰라 2기 정부 당시 창설됐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룰라 대통령은 지역 공통 화폐 도입을 제안하며 스페인어로 남쪽이라는 뜻의 ‘수르(SUR)’란 화폐 명칭 구상까지 내놨다.브라질은 지난 3월엔 중국과의 무역에서 달러 대신 위안화와 헤알화를 쓰기로 하는 등 달러화 의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러나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이웃 국가들의 갈등은 지역 통합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이날 회담장 밖으로 나와 “칠레에 5000여 명의 베네수엘라 난민이 체류하고 있다”며 “(인권 문제는) 심각한 현실이며 기본적이고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이현일 기자
실내에서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가스가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뉴욕주가 온실가스를 저감을 이유로 가스레인지 금지법을 통과시켜 논란을 빚는 가운데 대학 연구팀이 인체 유해성에 대한 실험에 나섰다. 미국 민주당은 금지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밀폐된 실내에서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면 환경보호국의 안전 기준치 이상으로 유해 가스 농도가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뉴욕 브루클린의 한 주택을 포함하여 총 8곳의 뉴욕시 아파트에서 가스레인지로 음식을 조리하며 실내 공기 질을 측정했다. 연구진이 뉴욕 맨해튼의 방 세개짜리 공공 아파트 주방에서 문과 창문을 모두 닫은 상태에서 가스불을 켜자 짧은 시간 안에 이산화질소 농도가 올라갔다. 아파트 주방엔 레인지 후드 등 환기 장치도 없는 탓에 이산화질소 수치는 환경보호국의 1시간 노출 안전 기준치의 5배인 500ppb까지 상승했다. 높은 농도의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며 천식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담배 연기와 자동차 배기가스에 존재하는 인체 발암 물질인 벤젠의 농도도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주방 입구와 창문을 열자 주방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약 200ppb로 떨어졌으나 한 침실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약 70ppm까지 올라갔다. 이는 환경보호청의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세계보건기구의 만성 노출 기준치를 넘는 수준이다.연구진이 하루종일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다른 가정의 실험
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중심 국제질서에 맞서 지역·경제통합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남미 통합에는 인권 탄압으로 지탄받는 베네수엘라 정권과 나머지 국가의 관계 개선이 선결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콜롬비아 등 남미 11개 국이 참여한 정상회담이 개최됐다. 2014년 이후 9년 만에 열린 남미 정상회담에 주요 12개 국 가운데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만 국내 사정으로 불참했다. 따돌림 받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이날 회의에 참석하며 국제 외교무대에 복귀했다. 브라질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보건, 기후변화, 국방, 범죄 퇴치, 인프라 및 에너지 등에서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그동안 대화와 협력 메커니즘을 포기했고 이념이 우리를 분열시키고 통합을 방해하도록 내버려 뒀다"며 "어떤 나라도 당면한 위협에 홀로 맞설 수 없고 함께 행동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룰라 대통령은 남미국가연합(UNASUR·우나수르) 재건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미판 유럽연합'으로 불리는 우나수르는 2008년 룰라 2기 정부 당시 창설됐으나 유명무실한 상태다. 비공개 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이념을 넘어선 통합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현지 기자들과 만나 "커다란 잠재력을 지닌 중남미 국가들은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우리는 인류에게 닥친
이현일의 원자재 딥포커스지정학적 리스크 커진 글로벌 석유·가스 시장반사이익 얻은 서방 에너지 메이저들 신규 자원에 적극 투자엑슨모빌과 로열더치셸 등 서방 석유 업계의 '슈퍼 메이저' 기업들이 중동과 러시아 등 분쟁 지역을 버리고 아프리카와 남미 등 남반구로 대거 진출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유럽 에너지난 덕분에 지구 온난화와 관련해 일부 '면죄부'를 얻은 기업들은 다시 새로운 유전을 찾아 나섰다. 오래된 시설은 매각하고 미주 지역과 아프리카 등에서 새로운 유전을 탐사한 뒤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 최신 시설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서방의 메이저 6개 기업만 해도 총 2000억달러(약 265조원)의 순이익을 올리는 등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운 덕분이다. 그동안 생산량 기준으로 1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를 비롯해 러시아 로스네프트, 이란 석유공사 등 비(非)서방 기업들이 원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한국도 원유 수요량의 30%를 사우디에서 공급받는 등 해마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60~80%에 이른다. 전통 산유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됐던 셰일혁명도 2020년 유가 폭락 이후 잠잠해졌다. 그러나 러시아와 나토(NATO)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서방 에너지 기업들은 중동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심 산유국 협의체 OPEC+의 영향력이 서방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약진으로 또 한번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린 에너지 미루고 유전 탐사 '기지개'31일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에&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가 미국 IBM과 손잡고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반도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피더스는 미국 IBM에 기술자를 보내 2나노급 반도체 양산기술을 이전받아 2027년에 대량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라피더스는 작년 12월 IBM과 체결한 2나노급 반도체 기술 이전 계약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께 미국 IBM에 기술자 100명을 파견한다. 기술 이전의 핵심은 2나노급 반도체 생산공정에 필요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이다. GAA는 반도체 회로 선폭 미세화에 따른 누전을 막는 기술로, 공정에 적용하면 기존 대비 면적은 45% 작고, 소비전력은 50% 적게 드는 칩을 생산할 수 있다. IBM은 2014년 반도체 생산부문을 글로벌파운드리에 매각했으나 연구개발 부문은 남겨 프로젝트를 지속한 끝에 2021년 세계 최초로 2나노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2나노 공정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3나노 제품에 비해 처리 성능이 10%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 전력도 20~30% 줄일 수 있다.라피더스는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시제품 라인을 설치하고 2027년에 본격적인 2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위한 준비와 동시에 1나노급 반도체 연구도 병행해 현재 3나노급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는 TSMC, 삼성전자와의 경쟁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소니, 소프트뱅크, 덴소, NTT, NEC, 키오시아, 미쓰비시UFJ은행 등 일본 기업 8곳이 합작해 지난해 11월 세운 첨단 반도체 생산 회사다. 참여 기업들이 70억엔을 출자했고, 일본 정부가 총 3300억엔을 지원한다.이현일 기자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지방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집권당인 중도좌파 사회노동당(PSOE)과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PP)의 경쟁뿐만 아니라 각각 다수당과 연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극좌 정당 유니다스 포데모스와 극우 복스(Vox) 연합의 다툼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산체스 총리는 당초 12월로 예정된 의원 총선거까지 연정을 유지하기로 했던 방침을 바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열린 스페인 지방선거에서 집권당인 사회당이 제1야당인 중도우파 국민당과 극우 야당 복스 연합에게 대패했기 때문이다. 산체스 총리는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들의 뜻에 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사회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역 자치단체 12곳 중 9곳에서 패배했다. 이번 선거는 전국 17개 자치주 중 12곳에서 8131개 시·군 단체장, 지방의원, 광역 단체장 등을 뽑기 위한 것이었다. 마드리드 주에선 국민당 강경파 지도자인 이사벨 디아즈 아유소 현 주지사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1위에 올랐다. 같은 당 호세 루이스 마르티네스 알메이다 마드리드 시장도 재선에 성공했다. 여당은 마드리드 뿐만 아니라 발렌시아, 아라곤, 발레아레스 제도와 남서부 거점인 엑스트레마두라, 발렌시아와 세비야 시 등 주요 거점을 잃었다.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사회당은 2009년 금융위기 때 국민당에 정권을 내준 뒤 2018년 소수당 처지에서 국민당의 부패 혐의를 이슈로 의회불신임 투표를 통해 집권, 2019년 총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결선 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대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재선으로 2003년 첫 집권 이후 2033년까지 최장 30년에 달하는 사실상의 종신집권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에르도안 대통령의 포퓰리즘 경제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 달러화당 터키 리라화 환율은 20리라까지 치솟았다. 터키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도 더욱 복잡해졌다. 친러 행보를 보여온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으로 러시아는 안도하게 됐다. 반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내 이단아로 행동해온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미국과 서방은 튀르키예와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야 할 형편이다. 결선 투표서 철옹성 재확인28일(현지시간) 치러진 결선 투표 결과 튀르키예 최고선거위원회(YSK)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리를 선언했다. 투표함 약 99%가 개표된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은 52%를, 경쟁자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8%를 얻었다. 최종 집계 결과는 다음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에르도안 대통령은 2017년 개헌을 통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기반을 마련했다. 기존 헌법으로는 대통령 연임이 한 번만 가능해 에르도안의 임기는 2019년 끝나야 했다. 하지만 새 헌법에 따라 치러지는 ‘첫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면 기존 임기를 집계하지 않도록 했다. 임기 중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 5년 임기를 보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2029년까지 집권이 가능하게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0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편법으로 총리와 대통령을 번갈아 맡은 사례를 따른 것이란 평가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수십 년간 공식처럼 굳어진 ‘60·40 전략’을 탈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상장 주식 규모만 약 3조3900억달러에 달하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의 작은 변화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블랙록이 운용하는 상장 주식 규모는 약 3조3900억달러에 달한다.블랙록의 1분기 투자 변동 사항을 살펴보면 에너지 기업과 금융사 지분을 소폭 줄이고 테크 관련주 비중을 높였다. 시장에선 이 또한 변동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블랙록은 올해 초 “전보다 자주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업종 등 큰 분류가 아니라 더 잘게 분류된 투자 자산을 골라야 할 때”라며 유연한 투자 전략을 강조했다.1988년 래리 핑크 회장이 창업한 블랙록은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세계 연기금과 금융사 등에서 위탁받아 운용한다. 블랙록 산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아이셰어 시리즈는 세계 시장 점유율이 35%에 달한다.블랙록이 지난 12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말 보고서에 따르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정보기술(IT) 부문의 비중이 작년 4분기 21.3%에서 올 1분기 24.37%로 높아졌다. 이 기간 블랙록이 가장 많이 투자한 종목은 애플이다. 블랙록은 애플 지분율이 6.54%에 달하는 주요 주주로, 1분기에 580만 주가량을 추가로 사들였다. 두 번째로는 엔비디아 386만여 주를 매수해 지분율을 7.43%까지 끌어올렸다. 이어 MS와 테슬라 메타 순으로 주식을 많이 샀다.블랙록이 1분기에 많이 매각한 주식은 에너지기업 셰브런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셰브런 주식의 1%가량인 150만 주를 매각했다. 이어 증권사 찰스슈와브,
유럽 최대 경제 대국인 독일 경제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경기 침체에 빠졌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금리 상승 등으로 인한 민간 소비 위축에 발목이 잡혔다.독일 연방통계청은 25일(현지시간) 독일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0.3%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상한 성장률 0%보다 낮은 수준이며, 지난해 4분기 -0.5% 역성장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다. 6개월간의 역성장은 독일 경제가 경기 침체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요르그 크래머 코메르츠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겨울 반기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말했다.독일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1분기에 1.2% 감소한 민간 소비다.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저하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은 성명을 통해 “개별 가구가 식료품과 음료수는 물론 의류, 신발, 인테리어 물품까지 전반적으로 소비를 자제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신차 구매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올해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했다. 정부 지출 역시 전 분기 대비 4.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민간 부문 투자는 날씨가 풀리면서 건설업종 투자가 증가한 덕분에 3.9% 늘어나며 반등했다. 기계 및 장비 투자도 전 분기 대비 3.2% 증가했다. 수출도 0.9% 늘었고, 수입은 0.9% 줄어 성장에 기여했으나 소비 침체로 인한 역성장을 막진 못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경제 규모가 큰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진한
미국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환산 1.3%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1.1%)보다 0.2%포인트 높게 나왔다. 미국 GDP 성장률은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세 차례 발표된다.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최초 발표보다는 괜찮았다는 이야기지만, 여전히 부진한 성적표라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당초 로이터와 다우존스는 2.0%, 블룸버그는 1.9%의 1분기 성장률을 예상했다. 지난해 연간 GDP성장률은 2.1%였고, 직전 분기인 4분기는 2.6%(연율)를 기록했다. 속보치에 비해 1분기 성장률이 다소 높게 나온 것은 미국 소비자 지출이 속보치 때 3.7%에서 이번에 3.8%로 소폭 상향 조정된 덕분이다. 그러나 지난 1년 간 가파른 금리인상과 이로 인해 민간 기업과 부동산 부문의 투자가 감소하는 등 미국의 성장세 전반적으로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르면 연내 경기침체가 닥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문제를 둘러싼 정치권 갈등으로 인한 국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군사 기업 바그너 그룹을 이끌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담한 예브게니 프리고진(사진)이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푸틴의 '해결사' 프리고진이 전쟁에 회의를 드러낸 데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에선 러시아인으로 구성된 반군이 자국 국경 지역을 공격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프리고진은 이날 텔레그램에 공개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러시아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있다"고 말하며 자녀들을 전쟁에 내보내지 않은 러시아 부유층과 엘리트를 비난했다. 그는 "엘리트의 자녀가 크림을 바르는 모습을 인터넷에 자랑할 때 서민의 자식들은 산산조각이 난 시신으로 관에 실려 돌아온다"면서 "이런 격차는 군인이 들고일어나고 그들이 사랑한 이들이 뒤따랐던 1917년 러시아 혁명처럼 마무리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만 바그너그룹 용병 2만명이 숨지는 등 다수의 전사자가 나오면서 유족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프리고진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얻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명령으로 개시된 '특별군사작전'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 중 하나로 바뀌었고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란 나라를 알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수치로 말하면 전장 초기 그들(우크라이나군)은 탱크 500대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5000대가 됐고 군 병력은 2만명에서 40만명으로 늘었다"고 말했다.프리고진은 "새 도로와 기반시설 건설을 중단하고 오직 전쟁을 위한 일만 해야 한다"며 "몇 년간 북한 처럼 살아야 한
이달초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은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은 선물(7월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22.97달러로 이달초 26.07달러에 비해 12%가까이 내렸다. 산업용으로 쓰이는 은의 수요가 부진할 것으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은은 전도성이 높아 전자제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배터리, 태양 전지판, 저장장치, 의료기기 등에도 많이 쓰인다. 지난 23일 발표된 유로존 20개국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5월 HCOB 종합 구매관리자 지수(PMI 속보치)는 53.3로 전월 54.1에서 0.8 포인트 하락했다. 경기확대 국면은 유지했지만 예상치를 밑도는 결과다. 앞서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되는 등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 은은 산업용 금속 성격도 있지만 금 같이 가치를 저장하는 안전자산으로도 분류된다. 이 때문에 지정학적 위기감이 커지는 시기에 금과 함께 은 가격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 중 하나기도 하다. 금과 은 모두 부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은의 고유한 변동성 때문에 투자자들이 금으로 쏠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귀금속이 하락하는 기간 동안 은은 금보다 더 급격하게 하락한다.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중국에서 오토바이 사고로 척수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된 40세 네덜란드 남성이 뇌와 척수 사이를 디지털 기기를 이식받고 다시 걷는데 성공했다. 수십 년 간 과학자들이 뇌와 척수 자극기를 연결을 연구했고, 인간 환자에게 이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스 로잔공대(EPFL) 그레고아르 쿠르틴 교수팀은 하반신 마비 환자의 뇌와 척수 간 통신을 무선 디지털로 연결해 12년 만에 다시 걷게 만들었다. 쿠르틴 교수는 이 같은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뇌-척수 간 통신을 회복시켜주는 기기를 삽입한 환자가 자연스럽게 일어서 걸을 수 있게 됐고 기기 전원이 꺼진 후에도 목발을 짚고 걷게 됐다고 전했다. 뇌에 삽입된 기기는 걷는 동작을 생각할 때 뇌에서 생성되는 전기 신호를 실시간으로 해독해 척수로 보내준다. 척수에 부착된 장치는 신호를 전기 자극으로 변환시켜 다리 움직임을 제어하는 척수 영역에 전달한다. 연구팀은 뇌-척수 인터페이스는 작동을 수분 안에 보정할 수 있고 별도 관리 없이도 1년 이상 높은 신뢰성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더 나아가 이 환자는 장치의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목발을 짚고 걸 수 있게 됐다. 뇌-척수 디지털 브리지가 신경장애로 인한 운동 결함 치료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실마리도 찾았다. 척수 손상으로 인한 마비 환자의 움직임을 회복시키려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돼 왔다. 일부 연구진은 척수 부위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적으로 자극하는 방법으로 환자가 서거나 걸을 수 있게 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 방법은 환자가 모
미국 팩웨스트은행이 부동산 대출 부문을 매각했다. 보유 채권 평가 손실, 대출 부실화 우려 등으로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부동산 대출회사 ROC360은 팩웨스트의 부동산 대출 사업부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팩웨스트가 이전에 연장한 대출이나 대출 서비스 부문은 제외한 데이터, 지식재산권, 브랜드, 인력 등이 인수 대상이다. 대출 사업부의 전신은 주거용 비즈니스 목적의 대출(BPL) 전문 기업 시빅으로 2021년 팩웨스트에 인수됐다.팩웨스트는 실리콘밸리뱅크(SVB)와 퍼스트리퍼블릭뱅크(FRB) 등의 파산 후 지역 은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예금 인출과 주가 급락으로 타격을 받았다. 팩웨스트 주가는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72%가량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팩웨스트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많다는 점을 우려했다.팩웨스트는 자구책으로 총 26억달러 규모의 건설·부동산 대출을 매각하기로 했고, 최근 주가가 회복되고 있다.이현일 기자
미국에서 대량의 주택을 사모은 뒤 시세 차익 등을 노린 이른바 '빌라왕'이 최근 금리 상승으로 잇따라 몰락하고 있다. 한국과 달리 세입자는 손실을 입지 않는다. 대신 빌라왕이 다단계식으로 모집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돈을 떼이게 됐다.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출신 부동산 투자자 제이 가자벨리는 유튜브 등을 통해 주택 사서 3년 만에 되팔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모아 미국 남부의 주택 7000가구를 매입했으나 최근 대거 압류당했다.댈러스에 살던 가자벨리는 집값이 급등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부동산 업자로 변신했다. 그는 '선벨트'의 아파트 위주로 7000가구를 사 모았다. 5억달러(약 6500억원)의 자금과 대출을 동원해 휴스턴에서 손꼽히는 주택임대업자가 됐다. 웨비나 등을 통해 투자자들에게 "주택을 고쳐서 3년 뒤에 팔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자금을 끌어모았다.처음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는 듯했다. 넘치는 유동성과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피닉스의 원 베드룸 아파트의 평균 임대료는 2021년 1월 이후 37% 상승했다.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추운 북부에서 살기 좋은 남부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주택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집값도 올랐다.그러나 금리가 지난해부터 급상승하면서 가자벨리의 왕국은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지난 4월 대출 원리금 연체로 4개의 임대 단지에서 3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압류당했다. 다만 한국과 달리 전세 제도가 없는 덕분에 세입자의 피해는 없었다. 전세금 대신 미국에선 온라인으로 모집한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보게 됐다. 조안 헤민웨이 테네시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술력이 부각된 스타트업들이 미국 국방부와의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성과를 낸 미국 군수 장비 스타트업들이 국방부와의 계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가 창업한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카펠라스페이스는 기존 광학 위성을 사용하기 어려운 야간의 구름 아래에서도 적을 추적할 수 있는 작고 저렴한 위성을 제작했다.유타주에 있는 스타트업인 포텀테크놀로지는 적의 드론을 무력화하는 무인항공기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이란제 무인 공격기를 요격하면서 ‘샤헤드 헌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존에 미군이 운용하는 수천만달러짜리 리퍼와 프레데터 등 대형 무인기에 비해 훨씬 저렴한 스타트업 제품이 공격용 드론으로 투입됐다.국방부 혁신팀은 수년이 걸리는 기존 무기 조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초보 조종사도 장애물을 피해 건물 내부 등을 비행할 수 있게 만든 인공지능(AI) 드론 구매 등을 승인하기도 했다.다만 실전에서 제품 테스트를 마쳤음에도 국방부의 느린 의사 결정 때문에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고 NYT는 지적했다. 윌 로퍼 전 미국 공군 조달책임자는 “국방부가 민간 기업으로부터 신기술을 구매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이현일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술력을 뽑낸 미국 스타트업들이 국방부와의 무기 도입계약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군납 비리 등을 의식해 보수적이었던 국방부도 최근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외부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정규전에서도 저렴한 장비로 위력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입증됐음에도 미국이 여전히 중동과 아프리카 테러 단체 등을 상대로도 대형 무인기를 동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군수 장비 스타트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테스트를 마치고 국방부와의 계약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기부하거나 국방부가 구매한 스타트업의 첨단기술 장비를 전달받은 우크라이나 군은 전장에서 이를 활용해 뛰어난 성과를 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가 창업한 샌프란시스코의 스타트업 카펠라 스페이스는 기존 광학 위성이 무용지물이 되는 야간의 구름 아래에서도 적을 추적할 수 있는 작고 저렴한 위성을 제작했다. 기존에는 국방부가 수 십억달러를 주고 상업용 위성 운용사를 통해 사진을 얻어왔으나 야간이나 악천후시 사용하기 어려웠다. 유타주(州)의 포텀 테크놀러지는 적의 드론을 무력화시키는 무인항공기를 제작했다. 포텀의 드론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운용하는 이란제 무인 공격기를 요격하면서 '샤헤드 헌터'라는 별명을 얻었다. 공격용 드론의 경우에도 기존에 미
원자재 포커스중국이 장악한 시장, 미국과 유럽이 판 흔들어올 들어 리튬 기업 주가 급락..."어느 기업에 투자해야되나"중국이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리튬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유럽연합(EU)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을 들어 중국 압박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고, 남미 국가들은 자원 국유화에 나섰다.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리튬 원자재 기업의 이합집산이 한창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 50만위안까지 수직 상승했다가 최근엔 20만위안대 초반까지 폭락했고, 치솟았던 관련 기업 주가도 올들어 급락했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광물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 한 대의 리튬 이온 배터리팩에 8㎏ 이상의 리튬이 들어간다. 일론 머스크가 리튬 정제 사업을 '돈을 찍어내는 일'이라고 했을 정도다. 리튬 산업은 리튬 정광을 채굴하거나 염호(소금물 호수)에서 리튬을 뽑아내는 원재료 생산과 이를 제련해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공정 등으로 나뉜다. 중국이 지배하는 리튬시장글로벌 배터리 1.2위 CATL과 BYD 등이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쓰는 탄산리튬은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세계 원자재 시장에서 탄산리튬 가격이 위안화로 표기될 정도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 규모(지난해 기준 507만대)는 미국(80만대)과 유럽(162만대) 등 다른 나라를 합친 것보다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507대의 전기차 중 대부분이 인산철 배터리를 사용한다.리튬 시장은 당분간 중국이 좌우할 전
유럽 대형 자산운용사인 프랑스의 아문디가 미국 자산을 대거 매각하고 중국 자산을 사들이고 있다.빈센트 모티에 아문디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자산 포트폴리오를 명확하게 서쪽(미국)에서 동쪽(중국 등 아시아)으로 전환했다"며 "(올해)중국, 인도, 인도네시아가 각각 5~6%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우량기업이 저평가됐지만 미국 시장은 경기 침체가 다가오는데도 너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아문디는 작년 12월부터 미국에 대한 투자를 줄여 중국과 인도의 투자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고 올 들어선 이 같은 움직임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아문디는 운용자산(AUM) 2조1000억유로 규모의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며, 국내에도 농협 금융과의 합작해 설립한 NH-아문디자산운용을 두고 있다.지난 1월엔 중국의 스파이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하자, 미 공군 장성이 2025년에 미·중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발언하자 중국 채권을 파는 투자자가 늘었다. 그러나 아문디는 이 같은 지정학적 요소를 리스크로 판단하지만 중국이 일방적으로 끌려다니진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모티에 CIO는 "미국이 중국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국도 미국에 대응해 압박을 가하거나 협상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설명했다.아문디는 중국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모티에 CIO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발행인의 신용도를 보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회사채를 매각해왔다"며 "관심을 기울이고 시간을 투자하면 1달러를 50센트에 살 수 있다"고 말했다.모티에 CIO는 미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일본 정부로부터 2000억엔(약 15억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일본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한다고 블룸버그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합의는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 대표단과 만난 후 발표될 예정이다.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보조금으로 자사 히로시마 공장에 ASML의 최첨단 노광장비를 설치해 2024년부터 1감마(10나노급 6세대) 급 DRAM 반도체를 생산한다. 이번 계약으로 일본에 첫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도입될 전망이다. 히로시마 공장은 10여년 전 마이크론이 인수한 일본 반도체 기업 엘피다의 시설이다. 마이크론은 2013년 이후 일본에 13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메흐로트라 CEO는 향후 몇 년간 일본에 최대 5000억엔을 추가로 투자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는 일본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 첨단화의 첫번째 가시적 성과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일본은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만 TSMC가 구마모토현에 건설하는 공장 투자액의 최대 절반 정도인 5000억엔(약 5조18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요타자동차, NTT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총 78억엔을 공동 출자해 최첨단 반도체의 국산화를 목표로 라피더스라는 반도체 기업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미국 IBM과 벨기에 소재 연구기관 IMEC와도 기술협력 제휴를 맺었다.일본 정부의 지원은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의 탈 중국 정책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첨단제품 수출 금지 등 조치를 내리자 중국은 마이크론에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6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제약사 암젠의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인수를 막기 위해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FTC의 발표 여파로 뉴욕증시에서 호라이즌 주가는 14.2% 급락했고, 암젠 주가도 2.4% 떨어졌다.길리어드와 글로벌 바이오제약사 시장 선두를 다투는 암젠은 지난해말 사노피, 존슨앤드존슨(J&J) 등과 경쟁한 끝에 바이오 제약사 호라이즌을 278억달러(약 37조3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아일랜드 기업 호라이즌은 희소 자가면역 질환과 중증 염증질환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나스닥 상장 기업이며 미국 일리노이주 디어필드, 메릴랜드주 록빌 등에도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FTC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현재 호라이즌이 보유한 2개 희귀 의약품에 대한 독점적 지위가 굳어질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암젠이 보험사 등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호라이즌의 갑상샘 안병증(안구 돌출과 염증 등을 동반하는 질환) 치료제 '테페자'와 통풍 치료제 '크라이스텍사'의 등의 약값을 일방적으로 인상할 것이란 우려다. 홀리 베도바 FTC 경쟁국장은 "최근 제약 업계의 인수합병에 대한 FTC의 첫 이의 제기"라면서 "제약 대기업들이 소비자와 공정한 경쟁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독점을 강화하려는 인수합병을 저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지난해 인수 발표 한 달 뒤인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당·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리나 칸 FTC 위원장에게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한다며 반독점 혐의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도 FTC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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